“사람들이 적대적 감정 때문에 거부한다기보다,
내 일이 아니니까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생각”
해당 유튜브 방송에도 대다수 국민들 반대 의견

그알 변희수
▲김병길 PD가 댓글창 폐쇄 요청을 직접 했다고 밝히고 있다. ⓒ유튜브

SBS ‘그것이 알고싶다’ 1255회 변희수 前 하사 편을 연출한 김병길 PD가 ‘그알’ 유튜브 ‘그알 비하인드’에 출연해 유튜브 예고편 댓글창을 막은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오롯한 당신에게: 故 변희수 전 하사가 남긴 이야기’ 유튜브 예고편에는 비판 일색의 댓글이 달렸는데, 이후 댓글창을 막아 볼 수 없게 됐다.

김 PD는 예고편 댓글을 막은 것에 대해 “제가 직접 요청했다”며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상 댓글들을 보고 당사자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트랜스젠더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없음을 안다. 그것까지 네가 잘못 생각했으니까 고치라고 하는 것도 폭력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혐오와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출연하셨는데, 그 댓글을 보고 숨는다면 더 안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댓글 때문에 안 좋은 결심을 한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에, 그렇게 요청했다”고 답했다.

또 “트랜스젠더들도 만나보니 우리와 다르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인데, ‘트랜스젠더’라는 수식어 때문에 다르게 보이고 있다”며 “이름이나 직업 등 다른 모든 것은 지워지고, 트랜스젠더만 남게 된다. 트랜스젠더라는 이름표 말고, 그 사람 자체에 대해 보고 같이 이야기하면 편견이 해소되지 않을까”라고 희망했다.

김병길 PD는 해당 방송 이유에 대해 “회사에서 ‘방송의 의미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무슨 새로운 이야기를 어떻게 할 거냐’고 했다. 댓글들을 보면서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방송을 계속 해왔는데도 사회가 하나도 안 바뀌었는데, 그렇다고 이대로 놔둬야 할까?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람들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 제작했다”고 밝혔다.

김 PD는 “사람들이 적대적 감정 때문에 (성소수자를) 거부한다기보다, 내 일이 아니니까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끔 제작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취재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변희수 전 하사의 군 문제에 대해 “본인도 고민을 많이 했다. ‘수술을 받고 성별을 정정해서 여군으로 복무할 거야’라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며 “본인이 성별 위화감을 느끼고 국군수도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는데, 그때서야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명시적으로 알게 됐고 고민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김 PD는 “본인이 호르몬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상부에 보고를 해야 했는데, 상부에서 ‘너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고 직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따뜻하게 지지해줬다고 한다”며 “이런 분위기라면 계속 군에서 복무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수술을 했다. 여단장 군단장이 그냥 친한 상관 개념은 아니지 않나. 군단장 정도면 우리 회사 사장님 아래 본부장 정도다. 군 조직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사람이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수술을 한 것이지, 마음대로 수술해 놓고 인정해 달라고 강요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방송에서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했는데 반응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는 댓글에 대해선 “트랜스젠더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접하는 그 댓글들이나 의견들이 정말 온전한 우리나라 전체 의견일까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엉뚱하게 답변했다.

그는 “인권위 통계 결과 90% 가까이가 나도 소수자성을 경험한 적이 있고,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어야 한다고 했다”며 “그런데 이번 변 하사 사건 등을 통해 ‘차별금지법 통과는 시기상조다.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한다. 10명 중 9명이 찬성하는데, 그들이 말하는 사회적 합의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인권위의 해당 설문조사는 편향됐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그알 변희수
▲김병길 PD가 변희수 전 하사 방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튜브

그러나 정작 해당 유튜브 방송의 댓글 역시 비판 일색이었다. 시청자들은 “내가 두려운 걸 두렵다고 말하는 데도 트랜스젠더 상처 받는 것까지 생각해야 하나요”, “화장실 얘기는 범죄 그 자체였는데 안타까운 이야기로 방송 내보낸 게 소름”, “진짜 최악이고 실망이다. 10명 중 9명? 여기는 나머지 1명들이 다 모인건가”, “그알은 그렇게 여성 상대 강력범죄를 많이 다뤄놓고, 여성의 안전은 전혀 고려를 안 하네” 등의 의견을 남겼다.

또 “트렌스젠더만 중요하고 여군, 여대생이 겪을 끔찍한 감정은 상관없다는 식이네”, “모두의 인권을 존중하자면서 여자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음”, “이상 공중화장실 편하게 쓰시는 한국남자의 맨스플레인”, “그알은 옛날처럼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팩트만 전달하길”, “지금 PD라는 저 사람이 혐오를 더 불러일으키는 중인데 본인은 자각 못하고 있음”, “저 SBS 직원이라고 생각하니까 출입구에서 막지 말아주세요” 등의 글을 적었다.

이와 함께 “한때 인권단체에 있던 사람인데, 활동하면서 오히려 진절머리가 나게 됐다”며 “LGBTQ를 응원하고 인권을 울부짖으면 자기가 남들과는 다르게 깨어있다고 착각하고, 다른 의견은 무조건적으로 혐오발언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우려하는 반응도 있었다.

무엇보다 시종일관 동정심을 자아내는 배경음악 아래 국민 대다수가 가진 동성애나 동성결혼 합법화 반대 의견을 혐오로 몰아붙이고, 동성애자들이 사회에서 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방송을 제작한 것에 대해, 제작진이 국민들의 일반적 인식과 동떨어져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