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피한 온라인 예배 변화, 성경적·신학적 응답 필요해
새로운 교회와 목회적 시도 ‘올라인(all-line)’ 생각할 때
스튜디오 마련, 목회자나 성도 누구나 온라인 사역 가능

한복협 김병삼
▲김병삼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한복협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최이우 목사) 4월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비대면 시대의 목회와 예배’라는 주제로 9일 오전 서울 도곡동 강변교회(담임 이수환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박노훈 목사(신촌성결교회) 사회로 주석현 목사(평택교회)와 김병삼 목사(만나교회)가 발표했다.

‘만나교회 사역을 중심으로 본 all-line(online+offline) 시대의 목회’를 제목으로 발표한 김병삼 목사는 “코로나19 사태가 1년을 훌쩍 넘겼다. 첫 비대면 예배에선 2주 정도 지나면 교인들을 다시 예배당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며 “그러나 기대와 달리 기약 없는 시간이 흘러갔다. 준비되지 않은 ‘당황스러움’이 안타까움을 넘어설 순 없었다. 그렇게 1년을 보내며 담담하게 새로운 상황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김병삼 목사는 “코로나19는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라며 “함께 모여 예배하는 공동체가 곧 교회였던 전통적 사고를 뒤엎고, 더 이상 교회가 함께 모여 예배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교회의 정체성을 흔들어 놓은 변화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이런 불가피한 변화들에 대해 성경적·신학적으로 응답하지 않는다면, 교회는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목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준비해야 한다”며 “새로운 상황은 단지 예배의 변화뿐 아니라, 목회 영역 전반에서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해도, 사회적 시스템이나 신앙적 환경이 절대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다만 이 변화는 코로나로 앞당겨졌을 뿐, 새롭거나 오지 않을 상황은 결코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과 전혀 다른 목회적 환경 속에서,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를 주장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제 전혀 새로운 교회, 새로운 목회적 시도인 ‘올라인(all-line)’을 생각할 때”라며 “교회 전반에 걸쳐 ‘온라인’에 대한 요구는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기반이 없는 ‘온라인’은 허상에 불과하다. ‘올라인’은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온라인’ 사역을 가능하게 하는 사역”이라고 말했다.

김병삼 목사는 “현대 크리스천들에게 교회생활과 가정생활 사이 균형은 매우 중요하다. 가정과 교회라는 양 극단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 중간에 균형추를 놓으면 된다”며 “끊임없이 삶의 무게를 이동하며 성숙한 크리스천으로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온라인(비대면)과 오프라인(대면) 교회에도 같은 이치를 적용할 수 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이미 ‘올라인’ 상황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오프라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면, 온라인 쪽으로 추가 움직여야 한다. 어느 정도 오프라인이 가능한 상황이면, 이전보다 추를 쏠리게 놓을 필요는 없다”며 “코로나가 진정돼 이전처럼 오프라인이 가능한 상황이라 해도, 이미 올라인을 경험한 교회가 오프라인 쪽에만 추를 놓아둔다면 점점 균형이 무너질 것이다. 사회나 교회의 상황, 사역의 특성, 성도의 생활 패턴에 따라 균형을 잡는 추가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이것이 ‘올라인 교회’가 필요한 이유”라고 소개했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교회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지만, 이는 ‘코로나 때문에 출현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 그 논의가 앞당겨진 것’”이라며 “만나교회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미디어 교회’를 만들어, 건물 아닌 곳에서 미디어로 예배하고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섬기는 일에 힘써왔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만나교회 가지고 있는 교회론에서 기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중심적 교회가 아니라 선교중심적 교회를 추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건물에 한정된 교회를 넘어서게 됐다. 교회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교회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 즉 목회적 영역과 신앙의 패턴이 변화되기 때문”이라며 “그런 이유로 만나교회는 창립기념일마다 교회론을 집중 설교했다. 교회론은 어떤 교회가 되어야 할지, 하나님이 교회를 통해 무엇을 이루시기 원하는지, 이 시대에 교회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계속 묻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과정과 고민을 통해 이미 시작된 ‘미디어 예배’는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 길을 찾아주었다. 이전 미디어 예배는 실황 중계 정도의 역할을 했지만, 이제 예배의 구성과 메시지가 모두 ‘영상화’를 염두에 둘 정도로 중요성이 커졌다”며 “코로나19는 사람들을 흩어지게 했지만, 하나님은 흩어진 곳에서 예배하게 하셨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가 논쟁 주제로 삼았던 ‘온라인 예배’도 선교적 틀에서 보면 가장 효율적인 선교 매체이다. 그 동안 교회가 적극 사용하지 못했던 ‘미디어 영역’은 어쩌면 선교를 등한시한 교회의 직무유기였을지 모른다”며 “하나님은 코로나19를 통해 변화의 시기를 앞당기고 가장 효율적인 온라인 도구들을 사용하도록 우리를 강권적으로 이끌어 가신 것일지 모를 일”이라고도 했다.

만나교회 미디어 교회
▲만나교회에서 운영중인 미디어 기도실. 누구나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해당 영상을 켜놓고 1시간씩 기도할 수 있다. 현장 기도 신청도 가능하다. ⓒ만나 미디어 교회
이후에는 ‘미디어 교회’ 사역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만나교회는 2018년 4월 ‘미디어 교회’라는 이름의 온라인 교회를 시작했는데, 이는 ‘선교적 교회론’에 근거한 것이었다.

미디어 교회 1단계 사역에 대해 그는 “10년 전부터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로 시작한 미디어 예배는 유학, 이민, 질병, 출산 등으로 현장 예배에 참여할 수 없는 성도들을 위한 배려였다”며 “당시는 대성전 예배 생중계 시스템 구축 정도였다. 전통 교회는 찾아오는 성도들과 함께 예배하지만, 선교적 교회는 찾아올 수 없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다가가 예배하도록 돕는다”고 했다.

2단계 사역으로는 “이미 시작한 실시간 예배 서비스가 예배 공동체를 위한 것이었다면, 미디어 교회는 ‘예배와 돌봄’을 위한 사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며 “질병과 출산, 유학과 주일 근무로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넘어, 교회에 대한 상처로 예배가 멈춰 있는 이 땅의 ‘가나안 성도’들을 섬기기 위함이었다. 교회 건물에서 떠나 있지만 하나님을 떠난 것이 아니기에, 예배가 계속돼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이 시기와 맞물려 ‘담장을 넘어라!’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복음을 교회 안 담장에 가두지 말고, 교회 밖으로 넘어가게 하자는 영적 운동”이라며 “교회에 모일 수 없는 환경 때문이 아니라, 복음을 교회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다른 곳에서 예배하도록 성도들을 격려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김 목사는 “2단계부터는 온라인을 통해 목양적 돌봄까지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온라인 등록 성도들을 소그룹으로 묶어 리더를 배정한 후 묵상을 함께 하고, 기도제목을 나누는 공동체를 제공했다”며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들이 온라인을 통해 역사하시는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되는 귀한 경험이었다. 이들이 다시 오프라인 교회 공동체로 소속되는 것이 미디어 교회의 목표였다”고 전했다.

3단계 사역은 코로나19와 맞물려 제도를 만들게 된 것이다. 그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미디어 교회’와 만나교회 내 ‘온라인 공동체’를 합쳐, 본격적으로 양육과 돌봄을 시작했다”며 “교회 안에 예배와 목양에서 소외된 이들이 너무 많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에 교회 안에 새 교구 ‘미디어 동산’을 만들어, 만나교회 안팎의 성도들 모두를 섬기게 됐다”고 밝혔다.

4단계 사역은 ‘올라인 교회(All-line Church)’이다. 이에 대해 “지난 세 번째 단계가 형식적·제도적 변화였다면, 네 번째 단계는 전적으로 다른 교회와 다른 목회를 고민하게 됐다”며 “전체 교회가 온라인 역량을 갖추고 목회를 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전에는 건물 중심으로 선교했다면, 이제 만나교회 자체가 선교의 대상이 되고 선교의 대상인 만나교회가 선교를 하는 교회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단계는 만나교회의 조직 전체가 온라인 역량을 갖추는 단계로, 현재진행형이다. 코로나로 모든 사역이 멈췄기 때문에, 만나교회는 예배, 중보기도, 목양, 교육, 훈련, 선교, 나눔, 구제 등 교회가 하고 있던 모든 사역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며 “이전까지는 미디어 교회에서만 온라인 예배와 목양, 훈련을 했다면, 이제 교회에 소속된 모든 부서가 온라인 목회를 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끝으로 김병삼 목사는 “이 시대는 설교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설교가 영상으로 제작돼야 한다. 이는 단순 설교 영상을 넘어, 성도들에게 전달하는 교육, 훈련, 광고 등 모든 것이 영상으로 전달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그래서 비대면 사회를 사는 성도들을 위해 다양한 양육/훈련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마음껏 여행을 갈 수 없는 성도들을 위해 ‘랜선 제주성지순례’ 영상을 제작해 여행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주고, 성지순례 영상을 통해 믿음의 사람에 대해 함께 고민하도록 했다”며 “하반기에는 성도들의 성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성서학당, 미디어로 진행하는 가정 사역, 상담사역, 리더십 스쿨까지 광범위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끝나도 성도들이 이전과 같은 신앙의 패턴으로 돌아오지 않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교회에 찾아왔다. 그렇지만 두려움을 새로운 기회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교회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역을 동시에 해야 한다면, 교회 건물 사용 방법을 변화시켜야 했다. 그래서 건물 한 층을 모든 목회자와 교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튜디오(Studio M)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그동안 대형교회들을 중심으로 전문 미디어 사역이 이뤄졌다면, 이제 모든 교회와 목회자, 교인들이 사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 공간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며 “이전에는 교회가 성장하면서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교육관을 건축하고 리모델링했다면, 이제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Studio M’은 미디어로 사역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는 장비를 가지고, 개인 혹은 2-3인이 방송을 한다”며 “목회자가 혼자 성경공부를 인도할 수도 있고, 교인들을 온라인으로 심방할 수 있다. 평신도 리더들은 온라인으로 회의와 교제 등 모든 영역에서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다. 이제 성경공부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그리고 녹화와 라이브로 진행하고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앞선 기도회는 박명수 박사(서울신대 명예교수) 사회로 정주채 목사(용인 향상교회 원로)가 메시지를 전했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를 위하여(최현규 서울남연회 감독)’, ‘비대면 시대의 목회와 예배를 위하여(이윤희 전 한국군종목사단장)’ 기도도 이어졌다. 축도는 김명혁 목사(한복협 명예회장)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