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 온택트 주일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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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혜 | 생명의말씀사 | 208쪽 | 12,000원

꽤나 유익한 책이 나왔다. 유지혜 전도사의 달려왔고 달려가고 있는 현재형 사역 보고서이다. 특히 유익한 것은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면서 몸으로 부딪치며 일구어낸 사역의 열매라는 점이다.

책을 보는 순간 ‘올 것이 왔다’는 감이 왔다. 마치 차가운 겨울의 맹추위 속에서 살짝 스쳐 지나간 봄바람 같이 좋은 느낌이랄까. 급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몰아 읽었다.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그렇다면 실제 사역 현장은 어떨까? 구글링을 하고 네이버 검색, 그리고 유튜브까지 찾아 검색했다. 과역 실력자가 틀림없다. 일단 책을 살펴보자.

1부는 뉴노멀 시대 속에서 주일학교 ‘학생들 이해하기’다. 새로운 시대에 교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짚어 본다. 2부는 작년 그러니까 코로나 이후 주일학교 사역을 좌충우돌하며 겪었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3부는 참으로 실용적이다. 그동안 실행했던 행사들을 묶었다. 4부 역시 3부의 연장이자 교회 전반의 사역 방향을 소개한다.

한성교회 청소년부 사역자로, 차세대 팀장으로 맹활약 중인 유지혜 전도사는 상큼발랄 그 자체다. 한성교회 담임 도원욱 목사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라고 서문에서 강조한다.

과연 그렇지 않는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뭔가를 기대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놀부 심보 아니런가. 바울도 “무엇을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갈 6:7)”고 힘주어 강조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이 책을 빨리 읽고 무엇이든 해보자.

‘주일학교만 새신자 100명 등록(25쪽)’. 코로나가 전국을 뒤덮고 있던 2020년 11월, ‘랜선 가을 행축’ 때의 일이다. 기이하고 놀라운 일이 아닌가.

필자도 유초등부를 맡고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안절부절 못할 뿐 아니라, 전에 잘 나오던 학생들까지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발길을 끊었다. 이젠 아예 전화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전화를 받을라치면 부모님이 단호하게 ‘이제는 전화하지 마세요’라고 말한다.

그런데 새신자 등록 100명이라니,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가능하다! 이 책은 바로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일학교 사역은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는 그렇게 외쳤다. 필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그러한 주장에 해석을 추가한다. “비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돈도 있어야 한다.”

한 해 주일학교 사역은 기도도 필요하고 관심도 필요했다. 그러나 돈이 있어야 한다고 설교한 후, 성도들에게 거센 반발을 받았다. 이 얼마나 기이한 망신인지 모른다. 기도도 하고 관심도 있는데 돈은 주지 않는다?

“대체적으로 많은 교회가 장년들이 사용하다가 낡아진 교회의 집기들은 교육관에 비치한다. 장년 예배실에는 늘 새 물건이 들어와 자리하고 있고, 그 자리에 있던 낡은 장의자, 나무로 된 큰 강대상, 오래된 건반, 낡아빠진 드럼은 차세대 예배실로 옮겨진다.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먹다 남은 간식을 부모가 먹는데, 교회에서는 어른들이 먹다 남은 간식을 아이들에게 먹이는 꼴이다(34쪽).”

유지혜
▲저자 유지혜 전도사. ⓒ유튜브
유지혜 전도사는 어른들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차세대 예배 현장의 ‘사실’을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차세대 사역은 투자다(35쪽)’. 비전은 곧 물질이 가는 곳에 있다. 보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듯이 말이다.

과연 온라인으로 예배가 될까? 줌으로 모임이 가능할까? 누구나 했던 고민, 유지혜 전도사가 했다. 그것도 많이 했다. 고민의 양이 결국 양질의 답을 만든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었다. 과연 유지혜 전도사는 여장부다!

어렵지만 일단 시작하라!

그렇다! 처음은 누구나 어렵다. 하지만 시작해 보는 것이다. 유 전도사는 예배이든 영상이든 항상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재미’다. 예배도 재미있어야 하고, 영상도 재미있어야 한다. 그래서 시작한다.

첫째, 영상의 화질을 높인다.
둘째, 화려하게 영상을 편집한다.
셋째, 연령대에 맞게 구성한다.
넷째, 2부 활동을 준비한다.

“이렇게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고려하여 만들어진 영상 예배로 현장에서 만날 수 없었던 장기 결석자들까지 영상 예배를 드리게 되었고, 아이들 스스로가 영상 예배에 집중하고 따라 하며 참여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60쪽).”

뜨겁지 않은가? 필자는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열정이 온몸에 전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영상에 트렌드를 입히고, 몰입하기 쉽도록 빠르게 설교하고, 다시 모니터링하고. 오프라인으로 모일 수 없지만 온라인으로는 가능하다.

‘온라인 대면 예배’에, 코로나 바이러스는 맥을 추지 못한다. 그래서 줌을 통해 특강도 하고, 기도회도 한다. 심지어 교사대학까지 열었다니, 할 말을 잃었다. 그런데 몇 문장 더 내려가니 더 할 말을 잃게 만든 이야기도 들려준다.

“또 교사들과 함께 교제하기 위해 줌을 활용해 교사 회식도 진행했다(73쪽).”

읽는 순간 ‘뭐지?’ ‘어떻게 한단 말이지?’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을 수 없다. 방법은 간단하다. 줌을 켜고 다 보이는 곳에서 스스로 음식을 준비하든 배달음식이든 그 자리에 함께 앉는다. 그리고 교제를 나누며 회식을 한다.

참으로 기이하고 기발한 생각이다. 난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사역자들의 고민이 쌓이면, 좋은 결과로 열매를 맺는 법이다. 책에는 더 많은 내용이 담겨 있지만, 서평이 책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더 자세하고 구체적인 내용과 실전은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하기 바란다.

“이게 될까?”에서 “정말 되네”로 옮겨가는 시간은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다. 일단 시작해 보라. 물론 실패의 두려움과 포기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허다한 증인들은 아니지만 직접 먼저 이 길을 걸었던 유지혜 전도사의 친절한 가이드북이 있으니 한결 가기 쉬울 것이다. 자! 빨리 이 책을 구입해서 읽으시길, tolle lege!

정현욱
▲정현욱 목사.
정현욱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서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