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거부로 징역형, 청춘콘서트 기획 경력
차별금지조례, 성중립 화장실 의무화 공약
서울시 공무원 17인 사전선거운동 고발도

서울시장 보궐선거
▲서울 동작구 한 대학교 앞에 오태양 후보가 내건 현수막. 그 아래 ‘페미시장’을 내세운 신지혜 후보의 현수막도 보인다. ⓒ이대웅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1주일여 남겨둔 가운데, ‘이기는 소수자’를 주요 슬로건으로 내세운 후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장 선거는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기호 2번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간의 대결이 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시장에 출마한 나머지 10명의 후보들 중 기호 8번 오태양 미래당 후보는 ‘서울은 무지개 이제는 소수자’라는 포스터를 내걸었다.

서울 시내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에는 “성소수자 자유도시 서울 선포, 차별금지·동성결혼·퀴어축제 전면지원’ 등이 적혀 있다.

그의 현수막과 포스터 글씨체는 지난해 공개된 ‘길벗체’로, 성소수자들이 주로 내세우는 ‘여섯 색깔 무지개’를 만든 활동가 길버트 베이커를 기리며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한 시민이 서울 종로구 한 학교 앞에 붙어있는 선거 후보자들 소개 벽보를 바라보고 있다. ⓒ이대웅 기자
미래당 대표인 오태양 후보는 공보물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최대 공익강연 청춘콘서트 기획자 △대한민국 최초의 청년세대 정당 청년당 설립자 △대한민국 최초의 양심적 병역거부자 서울시장 후보 등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 45세의 오 후보는 병역을 거부해 병역법 위반으로 지난 2004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고 한다.

오태양 후보는 지난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고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출마했던 광진을 선거구에 출마하기도 했다. 당시 방송인 김제동 씨가 고민정 의원 대신 오 후보를 지원하면서 뉴스가 되기도 했다.

오 후보는 ‘혐오차별과 맞서는 오태양의 무지개서울 10대 공약’도 발표했다. 그 첫 번째가 ‘소수자청’ 설립으로, △서울 혐오차별금지조례 제정 △성중립 화장실 의무화 △탈시설장애인 11대 정책 추진 등이 주 내용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오태양
▲오태양 후보가 서울시 공무원 17인 고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미래당
이 외에 △청년특별청: 서울시립대 무상대학 지정 △여성청: 성평등 특별조례 △균형경제청: 백년살이 기본주택 10만호 △행복시민청: 1인·비혼·반려 동반자조례 △청소년청: 성소수자 청소년 전용상담센터 등을 공약하고 있다.

그가 속한 미래당은 지난 3월 21일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논평을 내기도 했다. ‘다양성이 찬란히 빛나는 무지개 세상을 향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늘은 트랜스젠더의 삶을 세상에 알리고 차별에 반대하는 국제적 기념일”이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려 차별과 편견에 맞서 온 고 변희수 하사, 고 김기홍 인권운동가 등 용기있는 이들을 다시 한 번 기린다”며 “미래당은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차이를 존중하고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오태양 후보는 서울시 공무원 17인을 ‘사전선거운동 행위’로 서울시 선관위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들 17인은 최근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퀴어축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오태양
▲오태양 후보가 훼손된 현수막을 수거한 모습. ⓒ미래당
해당 공무원들은 과거 서울광장 퀴어축제 반대 성명을 냈다는 이유로 서울시 인권위로부터 ‘인권침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오태양 후보 측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명백한 의사표현 행위”라며 고발했다.

이러한 가운데, 오 후보의 주장을 담은 현수막들이 일부 훼손되기도 했다고 한다. 오 후보 측은 “지난 새벽까지 저희 대응팀이 파악한 바로는 서울 7개 구에서 20여개의 현수막이 훼손됐고, 현재도 추가 훼손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선거방해 행위이자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범죄로, 선관위와 경찰은 조속한 수사를 통해 범죄를 저지를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현수막의 주요 훼손 형태는 후보의 주요 신체부위 및 동성결혼 지원조례 등 문구에 대한 것이다. 훼손뿐 아니라 보기 싫다고 치워버리라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20여년 전 양심적 병역거부 당시 제 사진을 목매달았던 때와 같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