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크리스천투데이 DB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28일 논평을 통해 “대법원장은 사법부 수장의 거짓말이라는 ‘헌정사의 치욕’에 대해 책임지는 행동을 보여라”며 “범여권은 헌정사의 초유사태인 법관 탄핵 소추함으로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샬롬나비는 “입법권, 행정권과 구분된 재판권을 담당하는 사법부가 최근 헌정사상 최초의 법관 탄핵소추, 그리고 소추 대상 법관의 사직서 제출에 관한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으로 사법부의 권위 실추와 신뢰성 상실의 논란 가운데 서 있다”며 “사법부의 신뢰 훼손이 사법부 수장을 통해 발생하게 된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사법권 독립과 신뢰회복을 위한 대법원의 엄중한 자세, 재발 방지 조치 그리고 정치권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은 수 차례 거짓말을 함으로써 사법부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신뢰를 훼손시켰다. ▲대법원장은 자리보존 아닌 대한민국 사법부의 신뢰성과 명예 지킴의 행동을 보여라.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독립을 지킬 의사가 있는지의 여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180여석을 가진 범여권은 헌법상 직무상 독립과 신분보장이 인정된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함으로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범여권의 법관 탄핵은 정부에 불리한 판결을 하는 법관들을 향한 길들이기라는 의심이 다분하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공작 같은 현 정권 불법 사건에 대한 공정한 재판도 열려야 한다. ▲사법부는 스스로 권력개입을 차단하고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한국교회는 사법부가 한국사회의 양심을 지키는 기관이 되도록 감시하고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

대법원장은 사법부 수장의 거짓말이라는 “헌정사의 치욕”에 대해 책임지는 행동을 보여라.
범여권은 헌정사의 초유사태인 법관 탄핵 소추함으로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해서는 안된다.

지난 3월 23일 사법부는 첫 사법 적폐 청산 1심 재판이 있었다. 사법농단혐의로 기소된 전 현직 판사 14명에 대한 첫 유죄 판결이 있었다. 이날 유죄를 선고한 윤종섭 판사는 편파적으로 재판을 진행한다는 일로 기피 신청을 당하기도 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현 정권이 추진하는 지난 정권 적폐 청산 운동에 협조하기 위하여 자신과 성향이 같은 윤 판사를 지난 2월 정기인사에서 같은 법원에 6년째 유임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정권 적폐 사건 재판이 열리나 현 정권 불법에 대한 재판은 1년 이상 열리지 않고 있어 이것이야 말로 사법 농단 사건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이에 거짓말 파동을 일으킨 김명수 사법부의 독립성과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입법권, 행정권과 구분된 재판권을 담당하는 사법부가 최근 헌정사상 최초의 법관 탄핵소추, 그리고 소추 대상 법관의 사직서 제출에 관한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으로 사법부의 권위 실추와 신뢰성 상실의 논란 가운데 서 있다. 이 심각한 사태는 임성근 판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판사 시절 재판부에 의견 전달, 판결문 수정 등의 혐의에 법원이 2020년 2월 14일 ‘헌법 위배’를 운운한 무죄판결을 내렸고, 임판사가 사직서를 제출하였지만 대법원장이 탄핵 등을 언급하는 정치권의 눈치를 보며 사직서를 계속 반려하는 과정에서 범여권이 2021년 2월 임성근 부장판사를 탄핵소추 의결하면서 촉발되었다. 사표를 반려하였음에도, 탄핵소추 의결 후 대법원이 ’(임 판사가) 사표를 낸 적이나 김 대법원장이 탄핵 언급한 적 없다‘고 언급하자 임 판사가 김대법원장과의 대화녹음을 공개한 것이다. 사법부의 신뢰 훼손이 사법부 수장을 통해 발생하게 된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사법권 독립과 신뢰회복을 위한 대법원의 엄중한 자세, 재발 방지 조치 그리고 정치권의 자제를 촉구하며 샬롬나비는 다음과 같은 논평을 발표한다.

1. 대법원장은 수차례 거짓말을 함으로써 사법부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신뢰를 훼손시켰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각성하고 사법부 신뢰회복 및 재발방지조치를 취해 사태를 수습할 것을 촉구한다. 김 대법원장은 징계절차도 종결되고 무죄판결까지 받은 법관이 제출한 사직서를 정치적 상황을 이유로 반려해 해당 법관을 최초의 탄핵소추 대상으로 노출시키고도 허위 해명을 하여 불신을 자초하였다. 사법농단 관여자로 기소되어 무죄판결 받았던 법관이 제출한 사직서를 반려한 것이 여당으로부터 질책을 받을 것을 우려한 것인가? 결국 탄핵소추가 되자 ‘사직서를 제출한 적이 없다’ ‘(임판사에게) 탄핵 언급을 한 적 없다’고 거짓해명을 내었다. 이는 여당에 임 판사를 희생제물로 내놓고 반발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제스쳐였는가? 김 대법원장은 살신성인의 각오로 공정하고 투명한 법관 징계, 인사 및 사직 절차를 제시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국민들에게 제시해 주기 바란다. 대법원장은 법률에 근거한 사법부 재판의 가장 권위있고 신뢰받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그런 대법원장이 자신의 잘못을 숨기기 위해 온 국민 앞에 거짓말을 하고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앞으로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거짓말도 서슴없이 할 것으로 판단되어 사법부의 신뢰는 추락할 수 밖에 없다. 헌정사상 법관이 범여권의 탄핵을 받는 일은 초유의 일인데 양심에 따라 소신껏 일한 판사에 대하여 범여권이 자기들의 취향에 맞지 않다하여 탄핵을 하는 것에 대하여 이를 막지 못한 사법부 수장은 응당의 책임을 져야 한다.
2. 대법원장은 자리보존 아닌 대한민국 사법부의 신뢰성과 명예 지킴의 행동을 보여라.

전국 변호사 3만여 명이 모두 소속된 대한변호사협회의 전직 회장 8명은 지난 2021년 2월 8일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로스쿨을 제외한 전국 139개 법과대학의 교수·강사 2000여 명이 소속돼 있는 대한법학교수회는 이날 “국민을 속인 대법원장을 사법부 수장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는 성명을 냈다. 사법부의 독립을 수호할 의지는커녕 권력 앞에 스스로 굴종하고 국민 앞에 거짓말하는 대법원장은 대한민국 헌정사의 치욕이다. 판사들은 “법원을 대표하는 분이 법원을 욕보이고 계시네요” “사퇴하십시오. 그 정도 양심은 기대합니다” “사법부 수장으로서의 자세와 자질이 심각한 함량 미달” “정권과 코드가 맞아 발탁된 분일 뿐”이라고 했다. 2월 22일 퇴임을 앞둔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을 향해 “법관(임성근 부장판사)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권력분립의 원칙과 법관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헌법 대원칙을 무너뜨렸으며, 거짓말을 한 대법원장이라는 치욕에 휩싸이게 됐다”고 했다. 그는 “대법원장의 헌법 위반이 너무 심대하고 직접적”이라고도 했다.

3.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독립을 지킬 의사가 있는지의 여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여당이 법관의 탄핵을 추진하자, 탄핵은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소관사항이라고 방관자적인 자세를 취하였다. 사법부의 수장이라면 법관 탄핵이 가져온 사법부의 권위실추와 입법부의 사법부 재판에 대한 간섭을 우려해야 할 텐데, 마치 정부 여당과 손발을 맞추어 법관 탄핵을 방관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은 일반인이 보기에도 사법부의 수장의 모습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현 대법원장은 지금까지 현 정부와 관련된 재판 판결에 다양한 비난이 가해져도 재판부의 독립성 수호에 대한 의사표명을 거의 하는 적이 없었다. 사법부의 독립을 지킬 의사도 없고 능력도 없다면 차라리 자리를 떠나는 것은 당당한 모습일 것이다.

4. 180여석을 가진 범여권은 헌법상 직무상 독립과 신분보장이 인정된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함으로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해서는 안된다.

범여권 의원들은 180석이 넘는 거대 권력을 가지고 오만한 법관 탄핵을 행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헌정사 최초의 법관에 대한 탄핵 소추를 의결한 범여권 의원들에게 신중한 권력 행사를 요청한다. 탄핵은 헌법 또는 법령 위반의 사실 확인뿐만 아니라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또, 헌법상 직무상 독립과 신분보장이 인정된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은 사법부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증거를 통해 명백하게 드러난 사실에 근거해 적법절차에 따라 신중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헌정 초유의 법관 탄핵소추 의결은 무죄판결 이후 1년이 지난 상황에서 올해 1월 하순 이후 여당 지도부의 추진에 의해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동조했던 의원들은 충분한 증거와 입증된 사실에 따라 탄핵소추를 의결한 것인가 아니면 1년 전 무죄판결의 문구에 기한 것인가?

5. 범여권의 법관 탄핵은 정부에 불리한 판결을 하는 법관들을 향한 길들이기라는 의심이 다분하다.

공직 배제를 위한 탄핵 제도가 법관 임기 만료를 3주 정도 앞둔 법관에 대해 활용되었다는 점에서 작년 12월 정부에 불리한 판결을 내렸던 법관들을 향한 겁박 내시 권력 과시용으로 의결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이런 의구심이 사실이라면 이는 사법부 견제가 아닌 사법부 겁박 내지 길들이기이며, 3권분립을 훼손하는 입법권 남용이다. 급박한 탄핵소추 과정에 비추어 국회법이 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면 헌법재판소가 절차 위반으로 소추를 각하할 것으로, 사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으로 소추했다고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6.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공작 같은 현 정권 불법 사건에 대한 공정한 재판도 열려야 한다.

 사법부는 지난 정권의 사법 농단 의혹만이 아니라 현 정권의 불법에 대한 의혹에 대한 재판을 열어야 한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공작 재판은 제대로 열리지 않고 있다. 청와대 울산 시장 선거 공작은 검찰이 기소한 뒤 1년이 넘도록 법원이 유무죄를 가리는 공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김 대법원장은 친 정권 편파성의 비난을 받고 있는 김미리 부장판사를 4년째 연임시켜 이 사건 재판을 맡도록 하여 판사가 재판이 열리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7. 사법부는 스스로 권력개입을 차단하고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사법농단 관여자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반성하고 공정한 재판을 행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사법농단 관여자들에게 촉구한다. 내부 징계는 이미 마무리되었고, 형사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나온 경우도 많았다. 그렇지만, 성실히 일해온 사법부 관계자들이나 국민들에게 자괴감 내지 불신감을 심어준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새로 재판한다는 각오로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법과 양심에 따른 판결에 힘써 신뢰받는 사법부가 되는데 헌신해 주길 바란다. 유죄판결을 받는 이들은 죄값을 받고 사회의 일원으로 지혜로운 처신을 해 주길 당부한다. 아픔을 통해 신뢰받는 중립적 권력기관으로서 사법부가 서길 바란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농단 청산을 외치며 벌떼처럼 일어났던 전국법관대표자회의와 법원노조의 침묵은 정의의 죽음이다. 정의를 위한 외침에도 편가름하는 것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는 실종선고된 양심과 썩은 정의다.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현 정부 출범 이후 법원 내 주류로 등장한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정파적으로 움직이는 사법부 수뇌부의 전위대 내지는 특정 성향의 법관들이 주로 활동하는 정치 노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단체는 군대 내 하나회처럼 해체되어야한다.

8. 한국교회는 사법부가 한국사회의 양심을 지키는 기관이 되도록 감시하고 기도하자.

사법부의 독립 없이 대한민국의 자유와 독립은 없다. 나라의 질서는 의로운 관료에 의하여 바로 선다. 구약 잠언은 가르친다: “나라는 죄가 있으면 주관자가 많아져도 명철과 지식 있는 사람으로 말미암아 장구하게 되느니라”(잠 28:2). 대한민국의 미래는 법치에 있다. 삼권분립이 존중되고 행정부와 입법부가 사법부의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된다. 사법부의 독립은 수장이 직을 걸고 지켜야 한다. 판사가 자기의 양심에 따라서 판결한 것에 대해 국회와 여당이 탄핵소추해서는 안된다. 나라는 법을 지키는 명철과 지식 있는 자들에 의하여 지켜진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삼권분립이 무너지고 행정부가 입법과 사법을 지배하는 전체주의적 국가 경영이 있다고 한다. 이는 나라를 위하여 바람직하지 않다. “의인이 많아지면 백성이 즐거워하고 악인이 권세를 잡으면 백성이 탄식하느니라”(잠 29:2).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가 법을 지키는 사회가 되도록 감시하고 기도해야 한다. 위정자들이 자기의 역할을 법과 양심에 따라서 하도록 지켜보아야 한다.

2021년 3월 28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