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성전 정화 장사 강도 굴혈
▲예수님의 ‘성전 정화’ 사건을 그린 엘 그레코의 성화(1600). ⓒnga.gov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요한복음 2:19)”.

지금 우리 성도들을 향해 하시는 말씀입니다. 다시는 허물어지지 않을 영원한 성전을 말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 신앙인은 날마다 주님을 찬송하며 기도하는 집, 곧 성전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주님께서 원하시지 않은 것은, 모두 ‘헤롯 성전’과 같습니다. 자신을 위한 신앙은 ‘헤롯 성전’에 불과함을 나타내는 말씀입니다. 주님은 그런 성전은 헐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성전이 아니라 장사하는 집이요, 도적과 강도의 굴혈이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의 ‘헤롯 성전’을 포기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 강도의 굴혈에 주님이 들어오시기를 바라면서, 자신의 뜻에 맞도록 주님을 끼워넣어 세상 향락과 이익에 한몫 챙기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성도들은 이러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에, 내가 헐지 아니하면 결국 돌 하나 위에 돌 하나도 남기지 아니하고 헐릴 것이라고, 단호히 말씀하십니다.

유대인의 유월절이 가까왔을 때, 예수께서는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할 일을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십니다.

성전 안에서 짐승들을 파는 사람들과 돈 바꾸는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노끈으로 채찍을 만들어 짐승들을 쫓아내시고, 돈 바꾸는 사람들의 돈을 쏟으시며 상을 엎으시고, 비둘기파는 사람들을 나무라시며, 이것들을 여기서 가져가라고 하시면서 내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고 하시며 쫓아내실 때, 유대인들은 예수님께 말하기를 “네가 이런 일을 행하여 무슨 표적을 우리에게 보이겠느냐”고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이 성전은 사십 육년 동안에 지었거늘 네가 삼일 동안에 일으키겠느냐” 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성전 된 자신의 육체를 가리켜 말씀하셨지만, 제자들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후에야 이 말씀을 기억하고 성경과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믿었다고 합니다.

이제 사순절 시기를 맞으며,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무심하게 보아왔던 봄꽃들이 여기저기서 새록새록 피어나고 있습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묵묵히 봄꽃들은 자연의 순리대로 새 생명이 피어오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질병으로 절망과 탄식이 흐르는 이때, 어둠을 밝히는 한 줄기의 빛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처럼 우리 역시 세상의 희망의 등불로 거듭 태어나야 할 사순의 때인 것 같습니다.

사람은 유정(有情)하고 욕망하여 새 생명으로 거듭나기가 그리도 어렵습니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생각과 마음은 고통이 되고, 자아의 옹벽은 무너질 줄을 모릅니다. 내 모든 것을 다 털어내고 빈 몸뚱이로 겨울을 살아낸, 정화(淨化) 과정 없이 꽃은 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신앙은 채움이 아니라 끊임없이 비워내는 것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은혜로운 사순절 시기, 우리 신앙인들은 여태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모든 세상에서의 짐들을 비워내고, 하나님 앞에 당당히 서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성전은 세상 사람들이 더 잘 알고, 더 잘 보인다고 합니다. 그들만의 집은 하나님의 집이 아님을, 진리와 영의 예배가 아닌 탐욕과 무지의 집단적 광란임을 오히려 세상이 꿰뚫어 보고 있습니다.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고 탄식하며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전을 허물라”는 예수님 말씀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말씀입니다. 여러분의 하나님이 성전이고, 하나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신다는 사실을 성도들은 모르고 있습니까?

우리 안에 영이 계심을 들어 알지만, 그 영과 접속하며 살아가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영은 어디에나 계시지만 어디에서나 찾아질 수는 없는 것입니다. 고요히 묵상하며 끊임없이 일어나는 오만가지 망상과 허상을 잠재우십시오, 나의 호흡 안에 영이 함께 하심을 느껴 보시기를 바랍니다.

정신을 차리고 흐트러짐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그래서 형제애로 모든 이를 대하고 모든 피조물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끼며, 정의와 공정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원해야 합니다. 오염된 세상에 발을 담그고 있지만, 저 아름다운 낙원을 향하여 묵묵히 한 걸음씩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의 노력이나 행위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진실된 우리의 고백이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역사해야 합니다. 그냥 무심히 나를 비워 내십시오, 내 안에서 새 생명의 꽃이 무심히 피어날 것입니다.

“이 성전을 허물라”는 말씀은 내 안에 있는 모든 거짓된 것들을 비워내라는 것입니다. 예루살렘의 성전에서 채찍을 휘두르시며 환전상과 상인들을 내쫓으시던 예수님의 분노가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2021년 전의 그 분노가, 작금의 팬데믹 시대에도 사람들 안에서 함께 표출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작금의 교회 위기는 새롭고 온전한 교회와 성전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입니다. 온전한 교회인 척 포장하며 숨겨왔던, 온전치 못한 불순한 사람들의 모임들이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목회자는 진정한 목회의 방향을 고민해야 하고, 양들을 위해 말씀과 행동이 일치되는데 목숨을 걸어야 하며, 세상의 소금과 빛의 모범인으로서 사명을 다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여태 그리스도의 신실한 인격과 바른 성품으로 교회를 섬기지 못했던,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으나 애석하게도 숨어 실존했던 허상의 성전을 헐고 다시 새롭게 거듭나는 성전을 만들어, 세상 사람들이 존경하고 부러워하는 신실한 성전의 모습으로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성전을 허물라는 것은 곧 나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육적으로 내 안에서 알게 모르게 숨겨왔던 교만과 자랑, 탐심과 욕망, 정욕과 시기, 질투와 모함을 비롯하여 이웃에게 상처를 제공 했던 거짓들을 내 안에서 지금 당장 비워내라고 요구하고 계십니다.

내 안에서 춤추는 세상의 것들을 지금 이 순간 모조리 비워내어야, 참 하나님의 성전에서 성도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며,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릴 때 하나님께서 우리 곁으로 다가와 어루만져 주실 것입니다.

나의 안일과 세상 낙에 심취되어 세상의 방식대로 목회하는 주의 종들과 지도자들은 사순절 시기를 맞이하여 거듭남에 즐거움에 참여하셔서, 하나님께서 들려주시는 고요하고 나지막한 속삭임의 찬송에 귀를 기울이시길 바랍니다.

마음을 정결케 하여 이 시대가 요구하는 참 목자로서, 그리고 장로로서의 본분에 최선을 다하는 귀한 주의 종들이 되시기를 기대하며 소망합니다.

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