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기독교인, 박해, 보코하람
▲예배를 드리고 있는 나이지리아 현지 기독교인들. ⓒ오픈도어
나이지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보코하람에 납치됐던 현지 목회자가 처형을 몇 시간 앞두고 석방됐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지 소식통은 나이지리아 온라인 매체인 프리미엄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12월 24일 보르노주 치복 지역에서 납치된 불루스 이쿠라 목사가 석방됐다”고 전했다. 

보코하람은 지난 2월 24일 이쿠라 목사가 죽기 전 나이지리아 정부와 기독교협회에 자신을 구해 달라고 간청하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영상에서 이 목사는 하우사어로 “제가 살길 원한다면, 대통령, 도지사, 자치단체장께 부탁드린다. 오늘은 시골에 계신 부모님, 친척분들께 연락을 드릴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뜻이 있는 누구라도 나를 도와 주시길 바란다. 제발 이 고통에서 해방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현지 언론인 흄앵글(HumAngle)이 입수한 영상에서는, 이쿠라 목사가 무릎을 꿇은 가운데 복면을 쓴 남성이 칼을 들고 그의 뒤에 서 있는 모습이 나온다.

나이리지아형제교회(EYN) 소속 목사인 그는 보코하람이 작년 12월부터 2월까지 공개한 총 3개의 영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프리미엄타임스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이쿠라 목사의 가족과 EYN교회는 그의 석방을 위해 협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Save the Persecuted Christian’의 데드 로게센 전무이사는 최근 CP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석방을 축하하고 잠파라의 아이들도 석방돼 감사하다”면서도 “그러나 2019년 이후 나이지리아에서 만연해 온 ‘몸값을 노린 납치’는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학생들의 납치가 계속돼 우려스럽다”고 했다.

작년 26일 나이지리아 북부 잠파라주 장게베에서는 여중생 317명이 무장괴한에 납치되었다가 지난 3일 279명이 풀려났다.

그러나 현지 보도에 의하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여중생들을 석방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잠파라주 마을에 불을 질렀고, 60여 명을 추가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게센 전무이사는 이 같은 납치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테러범들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일종의 산업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나이지리아에 점점 더 뿌리를 내리고 있는 불행한 현실이며, 특히 정부가 연루된 경우 해결이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1월에는 보코하람 무장세력이 삼비사 숲에서 라완 아디미 신부를 납치했고, 몸값이 마련되지 않자 그를 참수했다. 당시 아디미 신부는 신앙을 포기하라는 그들의 회유를 단호히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코하람이 공개한 영상에서 아디미 신부는 “하나님의 은혜로 나는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모든 동료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것도 하나님의 뜻일 것”이라고 말했다.

로게센 전문이사는 “이번 사건이 대규모 폭력 사태로 번지기 전, 나이지리아 정부에 책임을 물으며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나이지리아는 본질적으로 칼리프 국가를 세우려는 이슬람 지하드의 새로운 본부”라며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은 정부가 나이지리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계속해 면책 특권을 주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또 “나이지리아의 기독교인들은 대표성이나 목소리가 없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나이지리아가 IS 사태와 맞먹는 재앙으로 치닫고 있다고 믿는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나이지리아는 세계 테러리즘 지수에서 3위를 기록했으며, 지난 2001년부터 2019년까지 22,000명 이상이 테러 관련해 사망했다. 특히 오픈도어선교회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기독교인의 사망자 비율이 다른 박해국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