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내 예배 도와, 아내 보내준 성경 읽으며 견뎌
전두환 전 대통령은 “네가 섬기는 교회 출석하겠다”
아내 박상아 “결사반대했지만, 하나님 뜻은 다른 듯”

전재용
▲전재용 씨가 지난 5일 극동방송에 출연한 모습. ⓒ유튜브
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인 전재용(57) 씨가 백석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했으며, 최근 판교 우리들교회(담임 김양재 목사)에 전도사로 부임한 사실이 언론들을 통해 공개됐다.

전재용 씨는 2021학년도 백석대 신학대학원 일반전형 목회학석사 과정에 합격했다. 전 씨는 지난해 2월 출소 후 아내와 우리들교회 성도로 등록해 서울 강남구 휘문채플에 출석했다고 한다.

우리들교회는 주일인 7일 ‘교회소식’을 통해 전재용 씨가 전도사로 부임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전재용 씨는 아내 박상아 씨와 지난 5일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에 출연해 이러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는 “목회자가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말씀을 들음으로써 세상에 좀 덜 떠내려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신학을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전 씨는 “지난 2016년 7월 1일 아침 출근하려고 주차장에 내려갔다가 잡혀서 교도소까지 갔다”며 “교도소에서 2년 8개월을 보냈다. 처음 가서 방에 앉아 창살 밖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찬송가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교도소 내 종교방에 있던 분이 부른 것이었다. 그분이 노래를 너무 못 불렀는데도 눈물이 났다”며 “그때부터 찬양, 예배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목회자의 길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재용 씨는 “교도소에 있는 동안 교도소 내 예배를 도왔고, 아내가 보내준 성경과 김양재 목사의 저서를 읽으며 지냈다”고 말했다.

전 씨는 “신학대학원에 가기 전에 부모님께는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았다. 아버지는 치매라서 양치질하고도 기억을 못 하는 상태”라며 “부모님께서 너무 기뻐하시더라. 아버지는 ‘네가 목사님이 되면 네가 섬기는 교회를 출석하겠다’고도 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목사가) 꼭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과거 인기 배우였던 아내 박상아 씨는 “처음에는 목회자가 되기 위한 남편의 신학 공부를 절대 반대했다. 누가 봐도 죄인인 저희 같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는 것도 숨기고 싶은 부분인데, 사역까지 한다는 것은 하나님 영광을 너무 가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남편이 집에 돌아오자마자 그 이유로 굉장히 싸우고 안 된다고 했는데, 하나님 생각은 저희 생각과 다른 것 같다”고 했다.

박씨는 “저는 사실 밥·빨래·청소를 제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고, 잠깐 하다 누리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교회 목장에서 말씀으로 풀다 보니, 제가 밥·빨래·청소를 할 사람이라는 주제를 알게 됐고, 지금은 너무 감사하다”고 울먹였다.

전재용 씨는 지난 2006년 12월 경기 오산시 임야 매각 과정에서 매각 대금이 445억원인데도 325억원인 것처럼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양도소득세 27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2015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40억 원이 확정됐다.

전 씨는 벌금 납부기한인 2016년 6월 30일까지 미납해 다음날인 7월 1일 오전 노역장에 유치됐다가 지난해 2월 출소했다. 벌금 대신 노역을 하게 된 것으로, 하루에 약 400만원 꼴이라 당시 ‘황제 노역’이란 비판을 받았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참회를 하려면 부모에게서 받은 재산부터 처분해 미납 추징금부터 해결하라”, “재산 은닉과 탈세가 목적”, “아버지부터 회개시키라” 등의 비판을 주로 하고 있다. “이 집에 구원의 기쁜 소식이 있었다”, “인간은 다 죄 투성이니 좋은 목회자가 되어 많은 영혼들을 살려달라”는 긍정적인 댓글도 일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