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업 범죄’ 논란 2년 7개월 만에 누명 벗어
백영모 선교사 “한국교회와 국민들께 감사”

백영모
▲백영모 선교사 부부(왼쪽)가 지난 2018년 10월 보석 석방 후 기뻐하는 모습. ⓒ크투 DB
불법 총기류 소지 혐의로 필리핀 교도소에 억울하게 붙잡혀 구속됐던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 백영모 선교사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필리핀 마닐라 RTC(Regional Trail Court) 100호 법원(부장판사 콘세호 겐고스-이그날라가)은 “백영모 선교사가 불법 총기를 소지했다고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항소하지 않으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백 선교사는 이로써 이른바 ‘셋업 사건’이 발생한 지 2년 7개월 만에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됐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검찰 증인들의 상반되는 증언을 볼 때 총기와 수류탄 발견 장소에 의구심이 생기고, 검찰은 백명모 선교사가 소지했다는 총기와 수류탄의 존재에 대한 증명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백영모의 증거에 대한 항변을 받아들여 검찰 기소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또 “동일 사건에서 두 명의 경찰관이 모순된 증언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위장 수사(buy-bust)’ 또는 ‘함정 수사’로 의심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문을 인용해, 백 선교사 사건이 ‘셋업 범죄’일 가능성을 확인하는 듯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

실제로 검찰 측 증인들은 재판 도중 총기류가 발견된 장소에 대해 서로 다른 증언을 했다. 검찰 측은 백 선교사가 실제로 소지했다던 총기와 폭발물을 증거로 제시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것이 발견됐다는 사실조차 입증하지 못했다.

백영모 선교사는 2018년 5월 30일 이른바 셋업 논란으로 4개월 넘게 억울하게 구금됐다가, 그해 10월 1일 법원으로부터 보석을 허가받고 그동안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백 선교사의 재판은 작년 3월 4일 마지막으로 열렸으나, 코로나 여파 등으로 선고가 늦어져 2020년 12월 28일 자로 무죄 판결문이 나왔고, 최근 판결문이 백 선교사에 통보됐다.

백영모 선교사는 “거짓 고발로 시작된 재판이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한 결론이었다. 하나님의 은혜로 보석도 되고, 무죄로 최종 결론이 났다”며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씀 외에는 드릴 것이 없다. 한국교회 성도들과 국민들의 진심 어린 관심과 기도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백 선교사는 앞으로 행정적인 절차가 마치는 대로 안식년차 한국에 돌아와, 직접 감사 인사와 그동안의 상황을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백 선교사 사건은 지난 2018년 6월 그의 사모가 ‘우리 남편 선교사가 안티폴로 감옥에 갇혔어요’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하면서 알려졌으며, ‘셋업 범죄’로 의심되면서 전 국민의 관심을 촉발시켜 20만 명이 넘게 청원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