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마태복음
질문 마태복음

왕인성 | 두란노 | 282쪽 | 16,000원

성경을 읽어보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성경은 우리에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수천 년 전의 문화와 시대적, 정치적인 사고를 요구한다.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사건을 하나 알기 위해서 사건과 연관된 여러 가지 정황들을 알아야 하듯, 성경도 우리에게 그런 정황들을 요구한다.

우리나라 역사는 그래도 우리가 실제적으로 살아온 전통에 익숙하기 때문에, 전통을 기반으로 접근하면 조금이나마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성경은 다르다. 특히 구약의 시대적인 상황은 기원 전의 일이다.

고대 근동 아시아의 상황과 당시 살아왔던 사람들의 가치관, 세계관, 우주관, 종교관들을 알아야 한다. 그럴 때, 구약의 성경은 우리에게 조그만 문을 열어준다.

그러면 신약성경은 어떨까? 신약성경도 약 2,000년 전의 일이다.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그 시대 속에서 유대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유대주의적 사관을 알지 못하면, 신약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의미를 바르게 해석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신약성경 첫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마태복음은 철저하게 유대인의 입장에서 기록한 복음서이기 때문에, 유대인들의 세계관과 종교관을 알지 못한다면, 마태복음 1장에 나오는 족보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에 대한 이해가 되지 않고, 너무 어려운 이름들로 가득 찬 족보의 의미를 알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질문 마태복음>은 유대인 마태가 유대인들에게 예수님을 소개하는 책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내용을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장별로, 또한 장에 나오는 여러 가지 질문이 나올 법한 내용을 손쉽게 정리해 놓았다.

이 책은 네 개 파트로 구분해 놓았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마태복음 1-4장으로 ‘구원자 예수는 누구인가?’라는 소제목을 넣었다. 두 번째 파트는 마태복음 5-15장으로 ‘흑암에 내린 한 줄기 빛, 하나님 나라’, 세 번째 파트는 16-20장으로 ‘완고한 심령, 거부된 복음’, 네 번째 파트는 마태복음 21-28장으로 ‘메시아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여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구분에 따라 장별로 주어지는 다양한 질문을 통해, 마태복음을 자세하고 세밀하고 개괄적으로 분석해 놓았다.

특별히 네 개 파트에 나타난 네 개의 소제목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와 그 분의 삶, 또한 복음을 전하는 과정 속에 나타난 갈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을 온전히 성취하는 십자가와 부활에 이르는 여정을 깔끔하게 정리가 된 느낌을 준다.

필자는 성경을 읽어가면서 성경의 배경에 관한 부분에 관심을 갖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책 속에서 독자들에게 질문하는 것들 중 배경에 대한 부분도 찾아볼 수 있다.

1장에 나오는 족보에 대한 부분은 유대 사회가 가지고 있는 그들의 전통 속에 드러난 하나님의 구속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파트 1 세 번째 질문인 ‘구약성경에는 예수님이 나사렛 사람이라고 불린다는 예언이 없던데요?’라고 하는 질문을 통해, 나사렛이라고 하는 단어가 가진 언어 유희를 통해 하나님에 의해 특별히 구분된 예수님의 신분에 대한 신학적 해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책에 나타난 재미있는 질문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네 죄사함을 받으라고 했을까요? △백부장의 하인을 치료한 사건은 ‘원력 치료’의 효시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 집사님은 가라지일까요? △분봉왕 헤롯과 헤로디아 사건의 전모는 무엇일까요? △예수님의 생얼? △범죄한 교인을 어떻게 치리해야 하나요? △포도원에 먼저 온 일꾼의 불평은 부당한가요? △악한 포도원 농부는 누구입니까? △헤롯 성전은 어떻기에 예수님이 냉랭하셨나요?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한 이야기는 누구의 입을 통해 전해졌을까요? △예수님의 시신이 무덤에 안치된 과정이 어떠했나요?

심정아
▲카라바지오, The calling of st. Matthew(마태를 부르심), 1606.
이런 질문을 보면, 우리가 성경을 읽으면서 한 번쯤 궁금하게 여겼던 질문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에서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속 시원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시금 반성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이단들이 기존 교인들의 이러한 점들을 이용해 자신의 교리로 끌어들이는 전략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성경에 대해 무지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 책의 각 장들에는 끝부분에 ‘영양 만점 메시지’라고 하는 특별한 파트가 있다. 장별로 질문 내용을 다시 정리하며 오늘날 우리 삶 가운데 본문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저자인 왕인성 목사의 신학과 목회 그리고 성도에게 신학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이 집약된 책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주기도문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기도는 본질적으로 예배이며 하나님의 자녀가 자기 삶의 방향을 잡아가는 윤리적 결단이다(68쪽)”라고 하는 기도의 정의가 가슴에 와 닿는다.

“보상을 헌신의 동기로 삼고, 은혜를 당연한 권리로 여기는 자는 하나님의 은혜와 주권을 망각하여 먼저 되었으나 나중될 수 있음을 경고하신 것이다(193쪽).”

“내가 누리는 기득권과 권세를 유지하고자 주님께 마땅히 돌려야 할 소출 내기를 거부하며 하나님의 아들을 해치는 자리에 동참하고 있지는 않은가(214쪽)?”

“예수님이 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기를 바란다면, 예수님을 믿는 궁극적인 이유가 내 유익을 위한 것이었다면, 우리도 언제든지 유다가 될 수 있다(256쪽).”

마태가 유대인들을 향해 전한 예수님에 대한 메시지는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한 감동과 교훈을 준다. 그 감동과 교훈이 우리에게 바르게 인식되고 우리의 삶에 올바르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마태가 경험하고 영향을 받고 생각한 그 시대의 상황과 저자가 기록한 목적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질문 마태복음>은 예수님의 사역과 부활의 역사와 예수님의 삶에 담긴 온전한 의미와 해석을 잘 정리해 놓은 책이다.

서상진
▲서상진 목사.
서상진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미래로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