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병, 질병, 세균, 우한폐렴
▲코로나19 바이러스 ⓒ픽사베이
2021년이 벌써 2개월이나 지났고 3월에 접어들었다. 그러고 보니 지난 1년간 전 인류는 두려움에 떨며 살아가고 있었다.

2020년 1월 20일은 대한민국에 첫 코로나 환자가 공식 확인된 날이다. 그 당시 ‘우한 폐렴’으로 불렸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1월 19일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한 중국인 35세 여성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확진자로 확정된 날이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 2월 말까지 9만명 넘게 감염되었고, 이로 인해 안타깝게도 1,600여명이 사망하였다. 전 세계적으로는 3년간 지속된 한국전쟁 때 사망한 모든 사람들 숫자인 137만 4,195명보다 훨씬 많은 숫자가 코로나로 인해 사망했으니, 실로 엄청난 비극이다.

코로나를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이유는 무증상으로 감염이 이루어진다는 점, 그리고 폐손상만 아니라 뇌손상까지 일으켜 신경계 장애까지 일으킨다는 점, 코로나 중증 환자들 상당수가 환각이나 환청 등과 같은 섬망 증상으로 고통을 겪으며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결과가 많이 보고 된다는 점, 사망률도 높지만 뇌손상으로 인하여 신경정신질환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 등이다.

무엇보다 아직까지 코로나 바이러스를 완벽히 박멸할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했으며, 기저질환자들이나 노약자들에게 코로나는 치명적이라는 사실이다.

높은 기술로 가능해진 AI를 활용하는 과학 시대를 자랑하던 세계 인류가 급격히 자세를 움추리고 ‘사느냐 죽느냐’의 실존적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비참한 현실이 지금 우리들 모두의 모습이다.

우리는 이렇게 뜻한 바 없이 어정쩡하게 ‘With 코로나 시대’를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라는 ‘무형 무색 무취’의 괴물 바이러스와 함께!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비대면 방식의 언택트 사회가 자리잡고 있다. 예전에는 사람을 만나야만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사람을 만나면 코로나에 감염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세뇌교육으로 인해 비대면 공간으로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소비 활동도 집에서 택배로 해결하는 홈코노미(Home+Economy) 방식이 정착되고 있다. 사람들이 안전 염려증에 걸릴 정도로 대인 접촉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위드 코로나 시대는 감염 확산의 두려움, 경기 침체라는 현실적 고민,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는 것으로 인한 코로나 블루(우울감) 때문에 사람과의 대면 접촉을 줄이는 반면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삶도 고착화되고 있다. 소비 현장도 나 자신을 위한 에고이즘적인 소비 행위가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은 발빠르게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고, 그에 따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언택트 비즈니스를 강화하며 기업 이익을 높이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새로운 기업생존 전략을 도출시키게 된 것이다. 서민의 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르고 있는데도….

사실 인류 역사에서 팬데믹으로 인한 위기 상황이 유일한 것은 아니었다. 코로나가 전 세계인들의 생활 패턴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바꾸고 있듯이 과거에도 질병은 왕조나 권력체계를 무너뜨렸고, 나아가 새로운 가치관과 이념이 통치하는 시대를 열기도 하였다.

가령 14세기 유럽을 강타했던 림프절 페스트로 인해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했던 흑사병은 소작농이 크게 감소하는 노동력 절대 부족 사태를 유발하였다.

그로 인해 막대한 면적의 토지를 갖고 있던 영주나 귀족들은 기존의 강제적인 태도를 바꾸어 노동력을 가진 소작농들의 권리 주장에 귀 기울여야 했다. 그러한 시대 상황은 결국 봉건제도가 몰락하고 서유럽의 근대화와 상업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중세 유럽을 파괴시킨 흑사병은 공포에 질린 유럽인들에게 점염병 투성이인 유럽을 벗어나 신대륙으로 이주하고자 하는 열망을 강화시켰고, 그로 인해 식민주의와 제국주의가 급성장하면서 서유럽 국가들의 선진화를 견고히 하는 디딤돌이 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아메리카 대륙으로 유럽인들이 대거 건너가 정착하면서, 아메리카는 당시 세계 인구의 10%가 넘는 6천만 명이 사는 북적거리는 도시가 되고 있었다.

그러나 자연은 항상성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인류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반격을 가하고 도전한다. 그것이 천연두를 필두로 홍역, 페스트, 말라리아, 콜레라 등과 같은 질병의 공격이었다.

그 결과 늘어나는 이민자들로 인해 나날이 확산되어 가던 아메리카 대륙의 인구는 급격히 감소하였고 결국 6백만명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아메리카를 정복하겠다고 달려간 욕심쟁이들의 90%나 사망하고 10%만 겨우 살아남는 부끄러운 성적표였다.

이렇게 겉으로는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지배한 듯 보였던 15세기를 전후하여 질병의 공격으로 숱하게 많은 아메리카 정착민들이 질병에 의한 살해를 자초했던 것이다.

그리고 질병이 창궐함은 노동력의 감소로 이어졌고, 아메리카 대륙은 자연스럽게 항상성을 유지하여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개간지들의 상당 부분이 원시상태의 모습인 초원지대화됨으로서, 식물과 나무가 광합성 작용을 더 많이 하면서 이산화탄소가 줄어들게 되었다.

그로 인해 지구의 기온도 내려가는 소빙기 시대로 연결되었다. 당연히 기온이 떨어지면서 유럽에 흉년과 기근이 덮치게 되었다고 한다.

아프리카 대륙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19세기 말 아프리카에는 소전염병으로 들판을 풍요롭게 채웠던 90% 이상의 소들이 집단으로 죽었다. 그로 인해 아프리카 전역이 폐허가 되고 말았다.

목축업이 직업이던 아프리카인들은 실직자가 됐고, 그로 인해 사회는 붕괴되고 아프리카인들은 세계적 난민이 되고 말았다. 이 틈을 이용한 영국과 프랑스, 독일을 비롯한 유럽 14개국이 아프리카 대륙의 90%를 식민지로 만들게 되었다.

인간을 죽이는 바이러스가 아닌 소를 죽이는 바이러스도 국가와 대륙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음을 140여년 전 아프리카 사태가 우리에게 보여준다.

아시아 대륙도 바이러스의 공격에 무력했다. 300년 간 중국을 점령하고 통치했던 명나라는 동아시아 지역의 강력한 통치제국으로 군림해 왔다. 명나라는 절대 무너지지 않을 하늘이 보호하는 ‘천자의 나라’라고 간주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1641년 중국의 변방에서 림프절 페스트와 말라리아, 그리고 가뭄과 메뚜기 떼의 공격이 덮치기 시작하면서, 중국 일대는 삽시간에 황무지가 되고 말았다. 곡식 소출은 거의 없게 되었고 먹을 것이 없게 되자 사람들은 병들어 죽은 사람의 시체까지 뜯어먹으며 겨우 연명하는 비극적인 상황이 실제로 발생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 만주에서 침공한 세력들이 명나라를 무너뜨리고 청나라를 세웠던 것이다. 미물로 여기는 바이러스의 공격은 이렇게 천하를 호령하던 대제국의 존망도 얼마든지 가능케 한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가 맹렬히 침공중인 위드 코로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이게 앞으로 어떤 시대를 만들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앞에서 언급한 역사적 사례들을 보면 국가의 흥망성쇠,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앞당기는 핵심 조건이 되기도 했다.

지금 세계는 중국 우한에서 비롯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격 앞에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의 변이에 의해 발생한 바이러스이다. 메르스나 사스처럼 말이다.

신종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확산세가 빠르고 급격히 나쁜 증세를 보이며, 치료가 잘 안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바이러스는 20-40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이기에 눈으로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병원체이다. 게다가 전염력이 매우 강한 녀석이다.

문제는 바이러스가 생명체에 기생하여 살아간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생명체의 세포에 달라붙어 자신이 숙주로 삼은 세포의 성질에 맞추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변이가 일어나며 이러한 변이는 결국 바이러스의 진화를 가능케 한다.

바이러스는 꼭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독감도 철새에 시작된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겨진 것이다. 그래서 요즈음 조류독감 발생에 대해 정부가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사스와 메르스의 경우도 그렇다. 박쥐에 기생하던 사스나 메르스 바이러스가 고양이나 낙타 등을 숙주로 옮겨갔고 그것이 사람에게 전파된 것으로 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박쥐의 몸에 살던 바이러스가 뱀이나 밍크 등에서 전파됐고, 그것이 사람에게 감염됐을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중간 매개체가 동물인 경우가 70% 이상이라고 한다.

더 큰 문제는 경제 파탄이다. 위드 코로나가 앞으로 1년간 더 지속된다면 국가부도 사태가 세계적 현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천하를 호령하던 명나라가 지워진 것처럼, 지금 세계를 지배하는 강대국들도 한 순간에 파멸당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세계 경제 10위권 안에 든다는 대한민국도 예외가 아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는 분명 재앙이다. 그것도 쓰나미급에 해당되는 엄청난 재앙이다. 우리는 지금 그러한 위태로운 백척간두의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위드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한가지 질문을 해야 한다. 왜 동물에게 있던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치명타를 가하는 것인가를 말이다. 가축이 아닌 야생동물에게만 있던 바이러스가 왜 현대 문명인들을 공격하고 집단 학살을 감행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국제웰빙대학교 행복 코디네이터 프로그램을 창시한 행복 인문학자로서 , 필자는 그 가장 큰 원인을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침탈에 대한 보응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은 그대로 두어야 지구촌 생명체가 공존할 수 있다. 그것이 자연이 요구하는 항상성이다.

이러한 자연의 항상성을 인간이 인위적이고 이기적인 욕심으로 파괴시켜 인간을 위한 풍요로운 자원 개발과 자원 독점시대를 열어가는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행태에 대한 자연의 총공격이 결국 우리가 경험하는 바이러스 사태라는 것이다.

솔직히 자연을 뛰어다니는 야생동물들은 바이러스 보균 생명체들이다. 그들의 영역을 인간이 파괴시킴으로, 그들이 인간의 영역으로 쉽게 접촉하게 되면서 조류독감이 인간에게 확산되고 있지 않은가?

우리 모두 문명을 추구하는 인간이 여전히 소탐대실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는 것 아닌가 반문해 보자. 인간만의 생존을 염려하고 자연환경을 무분별하게 파헤치는 일이 계속되는 한,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센 놈이 매년 인류의 생명을 학살하는 쿠데타를 감행할 것이라고 예측해 보자.

매번 엄청난 국부를 유출하여 백신을 구해다 주사를 놓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아예 바이러스가 인간을 적대시하지 않고 슬그머니 인간과 공존할 틈새를 자연스럽게 안겨주는 포용정책이 근원적 처방임을 기억하자.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말을 하지 않는다 해서, 어리석은 존재라고 착각하지 말자. 바이러스는 인간이 만든 백신보다 한 발 앞서 스스로 변이하고 진화하는 역동적인 능력을 가진 유능한 존재라는 것을 명심하자.

지구상에 신 외에 가장 오래된 ‘형님’은 바이러스와 DNA이기에, 이들이 지구의 본래 주인이었음을 쿨하게 인정하자. 바이러스를 ‘형님’ 대접하면서 조금 조심스럽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위드 코로나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지혜일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현대 인류에게 전면전을 선포한 이 시점에서,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을까? 바이러스를 천대하지 말고 형님으로 모시자. 바이러스가 신경질나지 않도록 머리를 숙이는 겸손함도 현대 과학인들이 꼭 배워야 할 미덕이지 않을까?

살균제나 살충제 등과 같은 인공 약물로 지구촌을 정복하던 인간 중심 개념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용진 교수
국제웰빙전문가협회, 행복 코디네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