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성경 탐험
우리 가족 성경 탐험

데이비드 머리 | 김주성 역 | 두란노 | 435쪽 | 22,000원

코로나19가 기독교에 미친 여러 가지 영향 가운데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바로 가정의 영적 건강을 점검할 기회를 제공하고, 그 일을 담당해야 할 가정의 영적 지도자인 가장의 역할이 부각되었다는 것이다.

그 동안 공예배에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그리스도인 가정들을 위해 가정 예배가 얼마나 필요한지 강조한 가르침과 저작물이 있어 왔지만, 코로나19로 공예배 기능이 약화되고 재택 예배가 지속되면서, 공예배가 있는 날과 그렇지 않은 일상의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가장이 가족을 성경으로 이끌고 하나님을 예배하도록 인도해야 할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분명해졌다.

가정 예배를 돕기 위한 참고서는 생각보다 많다. 문제는 그것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교재도 활용하지 않거나 잘못 사용하면 유익이 없다. 그러면 데이비드 머리가 쓴 <우리 가족 성경 탐험>의 장점은 무엇일까?

첫째, 저자인 데이비드 머리가 주는 신뢰감이다.

다섯 자녀의 아버지로서 십대를 위한 책, 『Why Is My Teenager Feeling Like This?』라는 책을 썼고, 여러 기독교 지도자들이 최고의 책으로 선정한 『리셋하라!』와 『ReFRESH』를 썼다. 우울증과 관련된 책 『Christian Get Depressed Too』와 반대로 행복에 관한 책 『The Happy Christian』이란 책도 썼다. 국내 소개된 도서로는 『구약 속 예수』도 있다.

데이비드 머리는 구약학과 실천신학을 전공한 교수이자 퍼스트바이런 리폼드 교회 목사로, 구약과 신약 성경을 통해 성도의 실제 삶에 변화를 가져다주는 가르침을 전달하는 데 탁월하다. 그가 가정 예배 참고서를 썼다니 믿을 만하지 않은가?

둘째, 커리큘럼을 통해 구약부터 신약까지 탐험할 수 있다.

이 책은 24개의 구약 탐험 주제와 28개의 신약 탐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총 52개의 주제로 월요일부터 주일까지 구약에서 시작해 신약까지 모험을 떠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주일은 교회에서 들은 말씀으로 가정 예배를 하게 돼 있고, 나머지 6일은 주어진 본문을 통해 관찰, 해석, 적용 문제를 통해 삶을 나눌 수 있도록 했다.

1주일의 시작인 월요일에 한 주 동안 나눌 가족 기도 제목을 기록하고, 1주일 묵상할 말씀의 개요인 ‘탐험 지도’를 통해 개요를 익힐 수 있다. 1주일 동안 외울 암송도 이날 주어진다.

구약학 교수, 그리고 구약 속 예수님을 찾은 목사가 구성한 커리큘럼은 이 교재를 통해 가정 예배를 드리는 이들에게 풍부한 유익을 줄 것이다.

매 주의 첫 시작을 하는 페이지에 아주 멋진 그림이 들어있는데, 스카티 리프스나이더 교수가 그린 것이다. 리프스나이더는 디즈니와 픽사 등에서도 일러스트와 디자인 일을 했다.

사랑의교회 8일 온라인으로 주일예배 드리는 성도들
▲지난해 3월 사랑의교회 성도들이 가정에서 예배드리는 모습(해당 사진은 본 서평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크투 DB
셋째, 부담 없는 분량.

<우리 가족 성경 탐험>을 통해 가정 예배를 드리는 가정은 매일 부담 없는 분량의 내용으로 풍성한 교제를 나눌 수 있다. 하루에 한 장, 대략 다섯 구절의 본문, 두 문제(오늘 본문 말씀을 읽고 답해 보세요, 한 걸음 더 들어가 볼까요?)를 나누면 된다. 그러고 나서 ‘오늘 꼭 기억해야 할 메시지를 함께 읽어 봅시다’를 통해 핵심 메시지를 함께 기억하고, ‘우리 함께 기도해요’를 통해 기도함으로 예배를 마친다.

도널드 휘트니는 <오늘부터, 가정 예배>라는 책에서 “짧게 하지 않으면 지루해질 수 있습니다”라고 권면한다. 10분 정도 짧게 드리는 예배를 빠짐없이 꾸준히 드리라고 권하면서 “융통성을 발휘하라”고 조언한다(복 있는 사람, 2017).

내용이 많으면 짧고 융통성 있게 하기 힘들다. 데이비드 머리가 제공한 내용이면 가정 예배를 충분히 융통성 있고 짧게, 하지만 꾸준히 드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저자 머리는 서론에서 이 책이 주는 장점을 “첫째, 목표가 현실적이다(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분량이다)”, “둘째, 계획과 방향이 분명하다(성경 전체적으로 중요한 본문을 다루는 계획과 방향)”, “셋째, 은혜가 풍성하게 흘러넘친다(꾸준한 가정 예배를 통한 풍성한 은혜의 경험)”고 말했다.

또한 머리는 “처음부터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서서히 발전해 나가지 못하고 쉽게 지치고 만다”고 말하면서, “그냥 가능한 대로 최대한 꾸준히, 최대한 많은 사람이 참여하게 하라(11쪽)”고 권면했다.

머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정 예배의 목표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다. 성경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나 아이들에게 모이는 습관을 들이는 것, 가족이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더 중요한 목표는 어려서부터 하나님을 온전히 예배하는 가족이 되는 것이다(16쪽).

데이비드 머리는 가정 예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가정 예배는 건강한 가정을 위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밝혔다. 또한 가정 예배는 누구보다 가정에 많은 유익을 준다. 그 유익은 가정을 통해 교회와 사회 전반으로 흘러간다.

가르치고 인도하는 부모뿐 아니라, 자녀들도 매일 성경의 가르침을 통해 세속 세계관보다 월등히 뛰어난 성경적 세계관으로 마음과 정신을 다듬고 인생의 참 목적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다.

솔로몬이 자녀에게 반복적으로 가르치기 원했던 것처럼, ‘여호와를 경외하고 그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모든 인간의 본분임을 매일 상기시킨다.

또한 가르치는 내용과 더불어 가정이 함께 하나님을 예배한 경험을 통해 자녀들은 이후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양육할 때 실천할 수 있는, 그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고 경험할 수 없는 값진 배움을 체득할 수 있다(8-9쪽).

사도 요한은 사랑하는 가이오에게 편지하면서 “내가 내 자녀들이 진리 안에서 행한다 함을 듣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없도다(요삼 1:4)”라고 고백했다.

자녀의 잘됨을 바라지 않는 부모가 어디에 있을까? 하지만 세상적인 성공과 물질적인 부요함을 바라는 만큼, 영적으로 자녀가 신실하고 건강하게 서길 바라는 부모가 많지 않은 것 같다.

기독교인이 자주 인용하는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는 고백의 올바른 우선순위에 따라, 진실로 모든 가정이 은혜 가득한 가정 예배를 통해 자녀가 먼저 영적으로 잘 되고 그만큼 범사에 잘 되고 강건하기를 간구한다. <우리 가족 성경 탐험>이 좋은 도구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