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고데모가 질문도 하기 전에… ‘거듭남’ 촉구하신 주님

▲헨드릭스 보마레인의 ‘Christ talking with Nicodemus at night'.

주님과 니고데모의 만남 중 일어난 사건입니다. 한 밤에 니고데모는 주님과 단독 면담을 시도합니다. 니고데모는 유대인 중 최고의 지성인입니다. 주님은 오랜만에 최고의 지성인을 만났습니다.

그 만남의 자리에서 주님은 ‘거듭남’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거듭남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배경을 중심으로 ‘거듭나지 아니하면’이라는 제목으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3절)”.

1. 존재 변화의 촉구
지금 당장 새로운 존재로 변화하라는 말입니다.

주님께서는 가장 중요한 말씀을 하실 때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를 어김없이 사용하십니다. 이는 “매우 중요하니 명심해서 단단히 들으라!”는 말입니다.

주님은 니고데모에게 존재 변화를 촉구하셨습니다. 물론 ‘존재 변화’는 ‘구원론’에 대해 말씀하신 것입니다.

주님은 한 밤의 단독면담에서 존재변화를 말씀하셨습니다. 실로 주님의 요청은 니고데모의 삶에 대한 고민과 갈등에 대한 해답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니고데모는 삶의 의미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갈등을 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 해답을 얻고자 니고데모는 모든 체면을 벗어던지고 지금 주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니고데모가 밤에 주님을 방문한 것을 두고 빈정대지 말아야 합니다. 그 당시에 주님을 그리스도로 인정하는 사람은 유대교에서 출교하기로 결의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니고데모는 유대인의 출교를 각오하고 주님을 찾아온 것입니다. 그 중요한 자리에서 주님은 ‘존재의 변화’를 촉구하셨습니다. 이는 “거듭난다”는 것, 즉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교훈입니다.

2. 삶의 목적을 바꾸라
삶의 목적이 변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니고데모는 누구보다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는 상류 계급의 고급 관리입니다. 최고 의결기관의 회원이면서도 아주 덕망이 높은 지식인입니다.

이 상류지도급 인사에게 세상적으로는 무슨 부족함이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주님은 그 내면을 보시고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촉구하셨습니다.

니고데모가 아직 어떤 질문도 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때 주님께서는 단도직입적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촉구하셨습니다. 사람 속을 아시는 주님은 니고데모의 방문의도를 이미 알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거듭난다’는 말은 중생(重生)인데, 이는 ‘다시 산다’는 말입니다. 이 ‘거듭난다’는 헬라어로 ‘겐네데 아노덴’인데, 이는 ‘위로부터 태어난다’, ‘하늘로부터 태어난다’, ‘다시 태어난다’는 말입니다.

이는 육적인 출생이 아니라, 성령으로부터 태어난다는 영적인 출생을 의미합니다. 주님은 이 거듭남을 촉구하시면서, 니고데모에게 거듭남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거듭남’은 삶의 목적론이라는 사실입니다. ‘거듭남’이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론이 아닙니다. 니고데모에게 풀리지 않는 문제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니고데모는 상류지도급 인사로 부족함이 없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인생의 목적에 대해 깨닫지 못했습니다.

주님으로부터 진리를 배우고 나서, 니고데모는 달라져야 합니다. 이제 땅에 살지만, “하늘의 사람으로 태어나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영적 진리가 니고데모에게 “삶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해답입니다.

3. 천국을 최종의 목표로 삼으라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며 살라는 말입니다.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는 이중부정 어법입니다. “이중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사람이 거듭나야만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있다” 또는 “하나님의 나를 보기 위해서 반드시 거듭나야만 한다”의 강한 긍정이기 때문입니다.

이중부정 어법을 사용하시면서, 주님은 ‘하늘나라’를 강조하셨습니다. “하늘의 사람이 된다”는 것은 세상적 논리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차원입니다. 그래서 이는 영적 의미가 매우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 ‘하늘나라’는 요한이 오로지 영적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것을 사용하지 않는 데서 드러납니다.

신기하게도 요한이 쓴 요한복음서에는 ‘거듭남’에서 ‘회개’가 빠져 있습니다. 다른 공관복음, 즉 마태, 마가, 누가 복음에서는 거듭나기 위해 “회개해야 한다”가 전제 조건입니다.

물론 이 회개는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기도 해서, 빼놓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요한이 영적인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보아야 합니다.

이 거듭남이란 단순히 윤리와 도덕의 문제가 아닙니다. 거듭남이란 순전히 ‘영적 차원’이기 때문입니다. 하늘나라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차원의 “세상적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강조입니다. 이는 “하늘나라를 우리가 지향해 살아가야 한다”는 영적 가르침입니다.

▲한국상담치료연구소에서 만난 김충렬 박사.

사람은 “삶의 목표를 어디에다 두고 살아가는가에 따라 존재가 결정된다”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것을 소유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보이지 않는 고상하고 보람된 것을 위해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와 여러분은 이 땅에 살면서도 저 멀리 하늘나라를 소망하면서 살아가는 ‘영적인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하십시다!

“주님! 존재의 변화를 추구하게 하소서, 영적인 가치를 추구하게 하소서, 그리고 하늘나라를 목표로 삼고 살아가게 하소서, 주님께 소망을 두고 살아가는 영적인 사람에게 반드시 축복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