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기독교인들
▲21명의 이집트 기독교인들이 참수당하기 직전의 모습. ⓒ국제기독연대
콥트정교회 대주교와 영국성공회 캔터베리 대주교가 6년 전 리비아에서 순교한 기독교인들을 추모했다.

2015년 2월 15일 리비아 해변에서 콥트정교회 기독교인 21명이 IS에 의해 살해됐다. 이들은 가나 출신 메뉴 아야리가를 제외하고 모두 이집트 출신으로, 시르테에서 납치됐을 당시 건설 노동자로 리비아에 있었다.

그들의 처형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전 세계는 큰 충격을 받았고, 그들의 용기이 많은 사람들이 감동했다.

콥트정교회는 매년 2월 15일 순교자의 날을 맞아 이들을 추모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상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콥트정교회 앙가엘로스 대주교는 “우리가 여기에서 말하는 것은 콥트정교회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인간성을 말살하고, 상품화하여 그 핵심인 하나님의 형상을 빼앗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21명의 순교자들을 통해 우리가 관대함을 배웠고, 은혜를 배웠고, 말 그대로 우리를 죽이려는 이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용서하는 법을 배웠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증언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인으로서 우리가 모든 다른 신앙인들과 무신론자들을 돕고 함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진실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같은 성정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억압과 박해에 대항할 때, 이는 우리에게 유익이 된다. 왜냐하면 그로 인해 우리의 인간성이 더욱 풍요로워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알렉산드리아의 주교 타와드로스 2세는 더 이상 박해가 없는 시대를 소망했다. 그는 “모든 순교자들의 신앙이 자랑스럽다. 그들은 신앙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류의 사전에서 사라져야 할 단어인 박해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또 하나님의 선물인 인간 생명의 가치에 대한 큰 믿음을 갖고 있으며, 인간의 삶을 끝낼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은 없다”고 했다.

또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증거하는 것은 비록 우리의 삶을 드려야 하는 일이라 해도 기쁜 일임을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는 ‘이는 내가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는 말씀을 온전히 이해했던, 사랑하는 리비아 순교자들을 비롯한 신앙의 모든 순교자들을 기리길 원한다”고 했다.

이 밖에 교회 지도자들은 중국 위구르의 무슬림과 미얀마 로힝야 무슬림 등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박해를 받고 있는 종교인들을 상기했다.

리버풀의 알튼 경은 작년 형제들과 함께 묻힐 수 있도록 이집트로 유해가 옮겨진 아야리가를 추모했다. 알튼 경은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5000만 명의 박해받는 기독교인들과 관련해 “각국 정부가 정치적 편의, 제도적 고려, 무역과 사업 등 때문에 무딘 대응을 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콥트교의 기독교적 전통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무척 많다. 그들은 전부 끝없는 차별, 박해, 순교에 대한 저항 경험과 이해를 갖고 있다”며 “악에 직면한 영웅적인 용맹심은 우리에게 더 나은 대응을 요구한다. 비록 그것이 2015년 리비아에서 발생한 아야리가의 놀라운 연대 행동을 모방한 것일지라도 말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