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하나님을 잊을 때
국가가 하나님을 잊을 때

어윈 루처 | 모영윤 역 | CLC | 184쪽 | 9,000원

인류의 역사에서 인간의 죄악의 열매로 인해 일어나지 말아야 할 참극들이 한 페이지를 채우는 것을 봅니다. 인간의 타락한 이성이 제한(절제)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드러나게 되는 순간, 언제나 비극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1·2차 세계대전, 그리고 그 가운데 일어났던 ‘홀로코스트’입니다.

히틀러는 독일의 경제적·정치적 필요를 이용하여 그럴듯한 명분과 비전을 제시하며 사람들을 현혹시켜 결국 정권을 쥐고, 법을 수정하고 교육을 장악하여 자신이 원하는 국가로 이끌어 갔고, 그것이 인류 역사에 큰 비극을 남겼습니다.

중요한 것은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서서히 그것을 빼앗아 갈 때, 국가가 주장하는 가치들은 결코 악한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되려 자유, 평등, 존중, 보호라는 이름으로 다가오지만, 실상은 정반대의 결과로 이끌어 간다는 것입니다.

마치 사탄이 자신을 광명한 천사로 가장하고 사람들에게 좋은 것을 제공하는 것처럼 유혹하지만 결국은 파멸의 길로 인도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시대에도 절대 가치를 부정하고, 거짓된 인권과 자유를 외치는 이들의 가르침도 이와 같습니다. 그들 역시 모든 가치를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재정의하고, 그것을 따르지 않는 이들을 몰아붙여 그들의 법에 따라 심판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을 자주 사용하는데 거짓 선전, 교육, 문화운동 등을 통해 동성애와 낙태를 옹호하고, 종교의 입을 막는 일을 효과적으로 추진합니다.

책 중반부에도 나오지만, 압제(거짓)를 당했다는 집단이 압제자가 되는 모습을 보는 일은 놀라운 일입니다.

저자는 절대 가치(하나님)가 사라지면 그 자리는 균형을 얻는 것이 아닌, 타락한 인간들의 치우친 자연적 본성의 가치들이 대신 한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입증합니다.

책을 통해 깊이 느끼게 된 것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속적 가치들이 법과 미디어와 교육, 문화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서 물밀 듯 들어올 것이고, 그것들은 아주 정당하고 필수적인 것들(사랑, 자유, 존중, 인권)로 포장되어 반대자들의 입을 막고 압제자의 자리에 오르게 될 것이라는 점이고, 이것이 지금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현실이라는 점입니다.

저자는 시종일관 이 점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진지하게 이 부분을 생각하고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뿐 아니라 자녀들과 다음 세대들을 위해, 분별력을 가지고 깨어 있어야 합니다.

본회퍼 고백교회 나치 독일 칼 바르트 니묄러 바르멘 선언
▲나치의 죄악에 동조하는 독일교회에서 분리되어 나온 고백교회 지도자들. 중간열 맨 왼쪽에 본회퍼의 모습이 보인다. ⓒ위키피디아
그러나 더욱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은, 저자가 후반부에 잘 정리하고 강조했듯이 우리가 힘을 내 보편 가치를 지켜내고 반대자들에 대해 승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 깊숙히 자리하는 동기입니다.

십자가 복음입니다. 그것 없이는 우리가 높아지고 세상이 교회에 호의적인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오직 복음만이 우리의 유일한 소망입니다. 우리의 손에 언제나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높게 들려져야 할 가치입니다.

교회는 이 땅에서 고난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온전히 전한다면, 주님께서 다시 영광스럽게 하실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알듯 해 아래 새것이 없고, 역사는 반복되며,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면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엄청난 비용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

세상은 계속 죄악이 관영해질 것이고, 교회는 더욱 거센 저항을 받게 될 것입니다.

저자가 말하듯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십자가의 은혜를 세상에 드러낼 수 있는지, 어떻게 세상 사람들을 사랑하면서도 복음을 무너뜨리는 의제에 반대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상고해야 할 것이고, 답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김성욱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삼송제일교회 중고등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