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인스타그램

미국 남침례회에서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이세벨’(Jezebel)이라고 표현하는 목회자들이 나오자 교단 총회장이 자제를 촉구했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J. D. 그리어(J. D. Greear) 총회장은 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일부 목회자들이 우리의 부통령을 이세벨로 부르거나 그와 비교하는 데 있어 특정 인종적 고정관념의 역사를 알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우리가 정책을 비판할 때가 있지만, 여기에는 새로 선출된 공직자에 대한 인신공격이 포함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의를 위해 명확하고 담대하게 말하되, 성경이 당부한 대로 우리 지도자들을 공경하는 방식으로 말하자”면서 “죄로 죄를 바로잡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리어의 이번 성명은 교단 집행위원회 위원 중 한 명인 스티브 스와포드(Steve Swofford) 등 일부 교단 목회자들의 발언에 따른 것이다. 텍사스주 록월제일침례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스와포드 목사는 최근 설교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지 기능 장애(cognitively dysfunctional)”며 “만일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이세벨이 떠맡게 될 것이다. 이세벨 해리스, 그게 그녀의 이름 아니였는가?”라고 했다.

앞서 같은 주의 린데일제일침례교회를 이끄는 톰 벅(Tom Buck) 목사도 지난달 23일 트위터를 통해 “나는 진정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이스라엘 백성 중에 누구도 이세벨이 권력을 가진 여성이란 이유로 그녀를 자신의 딸들이 ‘영감을 주는 롤모델’로 보길 원한다고는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상적인 롤모델로 “민족이나 생물학적 성별에 관계 없이, 그들의 입술과 삶을 예수 그리스도께 전적으로 무릎 꿇는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이세벨은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제7대 왕인 아합의 왕비로, 바알신 숭배 등의 악행을 저질렀으며, 주로 살인자나 매춘부, 또는 하나님의 대적으로 상징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 이름이 미국의 노예 시대 백인과 흑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물라토(mulatto)’ 여성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카말라 해리스는 자메이카계 흑인 아버지와 인도 태생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여성 정치인이다.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해리스는 1994년부터 95년까지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30세 연상인 윌리 브라운(Willie Brown) 전 샌프란시스코 시장과 연인 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당시 브라운 주의회 의장이 아내와 법적으로 혼인 상태였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었고, 급기야 2019년 1월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그녀의 유세 현장에는 “윌리 브라운의 매춘부(Willie Brown’s ho)에게 안 된다고 전하라”는 플래카드가 걸리기도 했다.

이에 벅 목사는 해리스를 이세벨로 지칭한 이유가 그녀의 인종에 관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벅 목사는 “내가 지적한 문제는 그녀(해리스)의 불경건한 성품에 있다. 그녀는 가장 급진적인 낙태 찬성 부통령일 뿐만 아니라, 가장 급진적인 LGBT옹호자다. 그녀는 최초의 레즈비언 결혼식 중 하나를 주례했다”며 “그녀를 위해 기도하지만, 칭송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