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사 속 특정 지역 사건 통해 구속사 흔적 찾아내
중국 아닌 서구 종교 만났을 때 한민족 근대화 이뤄
호남에 오신 예수, 그들의 한과 눈물 닦아주길 원해

나의 신앙 유산답사기 전남
나의 신앙유산답사기: 전남편

황규학 | 에셀나무 | 350쪽 | 18,000원

“하나님은 선교사들을 통해 호남을 살리기를 원하셨다.”

각 지역마다 흩어진 기독교 신앙의 유산을 집대성하고 있는 황규학 목사(교회법률신문)가 선교사들을 통한 예수의 행전을 기록한 <나의 신앙유산답사기: 전남편>을 발간했다.

전북 편에서 구속사가 일반사로 되어가는 모습을 담았다면, 전남 편에서는 부제처럼 ‘역사의 보편사 속에 특정 지역의 사건을 통해 구속사의 흔적을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책에서는 전라남도 지리적 위치와 지명부터 목포와 신안, 순천과 여수, 광양과 고흥, 보성과 장흥, 진도와 영암·구례·영광, 나주와 광주, 강진 등 15개 시·군의 근대사와 기독교 역사를 조화롭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일반 역사학자들은 기독교나 교회사에 대해 비중을 두지 않았고, 교회사가들 역시 일반 역사와 상호 연결시키는 것보다 교회사만 기록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교회사나 구속사나 모두 일반 사건 현장 안에서 발생했다. 그래서 전라남도의 사건에서 선교사들이 어떻게 사역을 했는지 관심을 갖고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시·군을 직접 답사해 역사 현장을 체험하고, 당시의 사건 속에서 선교사들의 행적을 추적하는데 초점을 뒀다”며 “각 지역마다 동학 농민항쟁과 일제 식민지, 좌우익 이념대립, 군부독재 시대 등을 거쳐온 개신교의 역할 등을 다루고자 했다”고 밝혔다.

또 “한민족이 선교사들을 통해 서구를 만났을 때 도약할 수 있음도 드러내려 했다. 중국으로부터 온 종교가 아닌 서구로부터 온 종교를 만났을 때, 한민족은 근대화의 파도를 타기 시작했다”며 “오늘날 한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세계 최고의 의술을 보여주는 것이 좋은 사례이다. 이는 한국이 140년 전 서구 의술을 만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동인 동신 손양원 순천
▲애양원을 지킨 손양원 목사 아들인 손동인·동신 형제 순교지 제막식 모습. ⓒ크투 DB
여수에는 애양원과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가 있고, 신안에는 맥컬리 선교사와 문준경 전도사, 광주에는 유진벨과 오웬 선교사, 5.18 민주항쟁의 문용동 전도사와 광주기독병원 원목 베츠 헌틀리 선교사, 강진에는 하멜과 정약용의 유배부터 6.25 전쟁 때 순교한 배영석 목사까지 각각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3개월간 각 지역을 직접 다니면서 선교사들의 사역을 정리했다. “호남에 오신 예수는 동학농민혁명, 한일합방, 6.25, 5.18 등의 사건 속에서 그들의 한과 눈물을 닦아주기를 원하셨다.”

저자는 제국주의, 공산주의, 독재주의의 ‘죽이는 영’이 호남인들을 학살했지만, 호남인들이 다시 일어선 것은 선교사들이 전한 ‘살리는 영’ 덕분이었다고 강조한다. “호남 지역 선교사들이 전한 예수를 통해 지금도 많은 목회자들이 목회하고 있다. 교회를 통해 수많은 영혼들이 구원받았고, 병원을 통해 수백만 명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았고, 학교를 통해 수십만 명이 문맹에서 깨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