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유난히 말이 없는 아이들이 있다. 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좀처럼 하지 않는 아동이다. 이런 아동은 때로 자신의 행동과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묵묵히 침묵을 지키려 한다. 이런 경우의 침묵은 때로 주변 사람들을 답답하게 만든다.

말하지 않는 침묵의 문제는 단순히 표현의 문제를 넘어 존재의 가치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유난히 말이 없는 아동은 눈치를 많이 보는 아동, 수동적인 특성의 아동, 마음의 문을 닫은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유난히 말이 없는 아동은 다음 상태를 중심으로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1. 억압에 의한 결과

유난히 말이 없는 아동은 억압에 의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억압은 심리적으로 강한 힘에 의해 눌리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아동이 어떤 강한 힘에 눌리면 생각이나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일정한 방향으로의 편향성을 보이게 된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아이는 때로는 어른들로부터의 평판은 좋은 편이므로, 대개 ‘착한 아이’로 불리운다.

이런 분위기는 그대로 아동으로 하여금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행동하도록 만든다. 그렇게 되면 만사가 꼼꼼해 시간이 걸리는 데다, 에너지의 대부분을 정리하는 데 돌리게 된다. 친구와의 교제나 아동다운 생활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이들의 교우관계는 마음을 쓸 시간이 없다. 친구들에게도 어쩐지 선생님의 조수 같은 생각이 들어 거리감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는 아동의 사회성에 문제를 보이는 측면이다.

더구나 이런 아동은 자신에 대해 착한 아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어, 때로는 칠칠치 못한 아이, 더러운 아이, 까칠한 아이에 대해 비판적인 경향을 지니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아이답고 활기찬 생활이나 야성미 넘치는 활동, 유머를 구사하는 아동이나 장난꾼들로부터는 멀어지고, ‘착한 애이긴 하지만 재미가 없다’는 평을 듣게 된다. 한 마디로 인간미가 부족한 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들의 인간미의 부족은 사회생활을 하는데 가장 큰 문제점이 될 수도 있다.

2. 자신감이 낮은 상태

자신감은 아동이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스스로 생각하는 가치감에서 비롯된다. 이런 가치감은 아동이 생활하는 환경에서 자신에 대해 평가하는 결과이다.

이런 현상은 외부로 드러난 것에 대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객관적 측면이 있지만, 받아들이는 아동의 생각이 중심이 되므로 매우 주관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러기에 낮은 자신감은 아동이 자신에 대해 부적절감과 무가치감, 그리고 친구들에게서 긍정적 태도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한 결과이다.

이런 낮은 자신감은 아동의 초기 경험에서 더욱 크게 작용한다. 이런 부정적 태도가 형성되면 이후에 만족스런 대인관계를 맺을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적 열등감, 무가치감, 그리고 종종 느끼는 외로움은 때때로 견딜 수 없는 것이 된다. 아동은 스스로 자신이 온전한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설리반(Sullivan)에 의하면 이는 모든 적응적 노력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불안을 만들어내는 요인이다. 아동이 자주 낮은 자신감, 즉 열등감을 심하게 느끼면 자신을 스스로 피해자로 여기게 된다.

이때 아동은 친구들을 비난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려는 행동을 취하는데, 이런 현상이 나중에 편집증으로 발전하는 요인이다. 이런 점에서 부모는 아이가 친구 관계가 어떻게 돼 있는지 교사에게 문의하여 알아 둘 필요가 있다.

3. 친구관계가 발달하지 못한 결과

유난히 말이 없는 아동은 친구관계 즉 또래관계에 문제를 보이는 경우로 볼 수 있다. 친구관계가 원만한 아동은 말을 주고받으면서 정보를 교환하게 되고, 이렇게 함으로써 아동의 정신 세계가 넓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아동의 정신 세계 확장은 생활에서 관계경험이 많아지면서 확장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친구관계가 원만해지면 정서발달이 그만큼 쉽게 이루어지고, 사회성 발달에도 크게 기여되는 측면이 있다.

친구에게 유난히 말이 없는 아동은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조금씩 관계망을 넓혀 가고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방법, 사회적응력 등을 배워 나간다. 또한 친구관계를 통해 소속감을 느끼며 나름대로의 문화를 내면화시켜 나간다.

유난히 말이 없는 아동은 부모와의 정서적 의존의 욕구를 친구 집단에서 충족받고 싶어한다. 부모와 소통이 단절된 유난히 말이 없는 아동들은 친구로부터 받는 지지의 기능은 가족과 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유난히 말이 없는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