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모어
ⓒJust Giving 홈페이지 캡쳐
작년 코로나19와 싸우던 영국 의료진들을 위해 약 3,900만 파운드(한화 약 580억 원)의 성금을 모은 톰 무어 경이 지난 2일(현지시간) 별세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이기도 했다.  

톰 무어 경은 평소 폐렴을 앓다가, 약 열흘 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 받던 중 타계했다.

저스틴 웰비 영국성공회 캔터베리대주교는 이에 애도를 표하면서 “지난해 정원을 걸으며 보건서비스(NHS)를 위해 모금한 참전용사의 사망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그의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기도하고 애도하는 전국 수백만 명의 사람들과 함께한다”며 “톰 대위님은 우리 중 최고였다. 그의 용기, 긍휼, 회복력, 희망, 관대함은 수백만 명에게 영감이 되었고, 우리 모두에게 모범이 되었다. 이렇게 오래 살아 주셔서 감사하다. 톰 대위님이 편히 쉬시길 바란다”라고 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대변인은 여왕이 유족에게 개인적인 애도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여왕은 지난해 여름 윈저 성에서 열린 야외 행사에서 톰 대위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진정한 의미에서 영웅이었다”며 애도를 표했다. 존슨 총리는 “그는 제2차 세계 대전의 암울한 시기에 자유를 위해 싸웠고, 나라가 가장 깊은 위기에 직면했을 때 우리 모두를 단결시켰고, 응원했으며, 인간 정신의 승리를 구체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100세인 그가 국가보건서비스(NHS)를 위해 이 같이 모금한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수많은 이들에게 의료진에게 감사할 기회를 주었다”고 덧붙였다.

톰 무어 경은 4월 30일 100세 생일을 앞두고 1,000파운드(약 153만원)를 모으기로 결심했다. 약 25m 되는 집 정원을 걸어서 한 바퀴 돌 때마다 10파운드씩 모금하는 식으로 100번을 돌기로 하고, 이 계획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톰 모어
▲마지막 바퀴를 돌고 들어오는 톰 무어 대령. 뒤로 의장대가 서 있다. ⓒBBC 보도화면 캡쳐
몸이 불편했던 그는 보조기구를 이용해 마당을 돌기 시작했다. 당초 모금 목표는 1,000파운드(약 151만원)였으나, 그의 도전 소식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여, 한 달 만에 150만 명이 넘는 이들이 참여했다.

베드퍼드셔주 마스턴 모어테인에 위치한 그의 자택에는 “고맙습니다”라고 적힌 사진이 걸렸고, 그 앞에는 많은 꽃들이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