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경박물관 전경
▲미 성경박물관 전경. ⓒ크리스천포스트 제공
미국 워싱턴DC에 소재한 성경박물관(MOTB)이 논란이 되고 있는 5천여 개의 사본과 파피루스 조각에 대한 권리를 미국 정부에 이양한 지 몇 주 후, 관계자들이 유물들을 이집트로 송환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스티브 그린(Steve Green) MOTB 이사장은 지난주 성명을 통해 “2017년 말부터 시작된 이집트 관계자들과의 광범위한 논의 끝에 사본 조각, 장례용 마스크, 관 일부, 동상의 머리 등의 유물 등을 인계했다”고 밝혔다.

예술 공예 전문 소매체 하비로비(Hobby Robby)를 운영 중인 그린(Green) 이사장은 “이집트 당국자들과의 회담이 상호 대응적이었고 전망이 있었으나 원하는 협정을 마무리할 수 없었고, 이라크과 이집트로 물품을 운송하는 물류도 해결할 수 없었다”며 물품의 인도를 위한 관계자들의 도움을 요청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월 7일 “자발적인 행정 절차의 일환으로 이집트 물품 5천여 점을 보관 중인 시설의 관리권을 미국 정부에 이양했다”며 “이제 미 정부가 이집트 관계자들에게 파피루스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2018년 MOTB는 가장 귀한 소장품인 사해 두루마리 조각 16점에 대한 철저한 물리적·화학적 조사를 위해 자문단을 고용했는데, 이들은 만장일치로 조각들 중 어느 것도 진짜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이 조각들이 출처가 서로 다르지만, FTIR 분석에 따라 동물성 피부 접착제로 식별된 호박색 발광 물질로 모두 심하게 코팅되었다는 유사점을 발견했다.

지난 4월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한 학자는 고대 성경 조각들을 훔쳐서 하비로비에 무단으로 판매한 혐의로 체포되어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옥스포드대 고대문서학 교수인 더크 오빙크(63) 박사로 알려진 그는 새클러 도서관 소장품인 옥시린쿠스 조각을 훔친 혐의를 받았다. 옥시린쿠스 파피루스는 19세기 후반~20세기 초, 옥시린쿠스시의 1천 년 전 고대 주민들이 쓰레기를 버렸던 장소에서 발견된 필사본들이다.

이집트와 수단에서 활동하며 소장품을 보관하고 있는 영국 비영리단체 이집트탐사협회는 작년 옥시린쿠스 파피루스 조각을 판매한 혐의로 오빙크 박사를 고발하는 성명을 냈고, 대학 측은 그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2017년 7월 하비로비는 미 정부가 이라크에서 불법 밀수된 예술품을 압수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3천만 달러를 지불하고 양각판 성경과 점토 인장 수천 개를 양도하기로 합의했다.

그린 이사장은 합의문과 관련, “우리는 더 많은 감독권을 행사하고, 인수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신중히 추궁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하비로비 측은 ”조사 기간 내내 정부와 협조해 왔으며, 오늘 합의문 발표로 이 문제가 해결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