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마을 골목이야기
대대마을 골목이야기

공학섭 | 에코월드공정여행협동조합

목사가 무엇일까? 목사에게는 여러 모습이 있다. 목사는 진리와 시대의 양심이어야 한다. 최근 예장 합동 교단에서 600명에게 설문한 결과, 교회 개혁을 위한 대상 1호를 ‘목회자’라는 응답이 99% 나왔다고 한다. 99%는 100%라고 볼 수도 있을 수치이다.

그러면 목사를 어떻게 개혁해야 할까? 답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교회의 목사상을 표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목사를 진리와 시대의 양심이라고 제시했다. 시대의 양심의 한 표본이 <대대마을 골목이야기>에 있다.

<대대마을 골목이야기>는 에코월드공정여행협동조합에서 순천만 대대리 대대교회 담임목사인 공학섭 목사에게 글을 맡겨 출판한 저술이다. 공 목사는 순천만이 국제 습지로 지정되기 전부터 환경 보존에 활동한 터줏대감 같은 사역자이다.

순천만 습지는 세계 5대 습지 중 하나로 국제적 관광 명소가 되었다. 순천만 여행을 위해 지나가는 마을이 대대마을이다. 대대마을 이야기가 순천만 이야기인데, 여행증진을 위한 공사에서 집필한 작품이 <대대마을 골목이야기>이다.

이 작품을 공 목사가 집필하였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 통상적으로 교회 사역자와 이러한 연계 활동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례가 일어난 것은, 공 목사가 수년간 지역 사회에서 활동한 흔적과 신뢰 관계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

공학섭 목사는 여러 수필집을 저술하였고, 사진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다. 순천만 풍광은 가장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순천만 대대마을을 이야기할 작가로 전혀 부족함이 없다.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교회 사역자는 한국 목회자가 갖추어야 할 좋은 모습이다.

순천만은 세계적인 습지이지만, 관광은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한다. 에코월드공정여행협동조합은 관광을 위한 스토리텔링 사업 일환으로 이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관광에 많은 투자를 하는 대한민국 지방 도시들도 깊은 관심을 가질 방안이다. 아무리 멋있고 의미 있는 명소여도, 스토리텔링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800km를 걷는 것이지만, 수많은 순례객들이 참여한다. 스토리텔링의 위력이다.

순천만도 가치 있는 습지이지만 스토리가 없기 때문에, 의미 있는 작품을 출판한 것으로 보인다. 대대마을 이야기로 순천만을 방문하고, 순천만을 걷는 관광객들의 마음에 포근하고 잔잔한 감동이 있기를 기대한다.

공학섭 목사가 전해주는 순천만 대대마을 이야기는 너무나 소소한 일상을 전해준다. 일상을 전할 수 있는 글쓰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글쓰기 능력이 아니다. 자기 삶과 현장에 대한 진솔한 감정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그 삶 속에서 자기 모습과 눈에 모이는 일상을 글과 사진으로 담았다.

<대대마을 골목이야기>는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대대마을 골목이야기, 2부는 대대마을 신문화 이야기, 3부는 대대마을 생태 이야기이다. 대대마을에서 수십 년간 사역하면서 골목 굽이굽이를 다닌 경험과 소소한 아름다움을 섬세한 글쓰기로 잘 표현하였다. 마지막에는 대대마을을 장수 마을이라고 소개하는데, 경로당에서 74세 노인이 막둥이로 심부름을 하는 모습은 정겹다.

2부는 대대마을 신문화 이야기인데, 순천의 근대 역사와 연계된 이야기이다. 순천은 순천만 국가정원을 통해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순천은 호남 개신교 선교에서 셋째 가는 주요 지역이기 때문에, 그 흔적이 많다.

대대교회도 근대 시대에 설립되어 한국 개신교사에 유력한 사역자들이 배출된 곳이다. 교회는 순천과 순천만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흥미로운 스토리들을 전해준다.

3부는 대대마을 생태이야기로, 순천만의 아름다운 사진들과 글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순천만의 석양은 사진작가들이 사랑하는 환상적인 명소이다.

공 목사는 1996년 순천만이 알려지기 전부터 순천만 일원 골재 채취를 반대하며 생태 환경을 지킨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보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은 스스로 생긴 것이 아니라, 창조 세계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결과물이다.

평범하게 보이는 순천만 습지의 한 순간 한 순간을 앵글에 담으면 작품이 된다. 순천만의 아름다움을 글과 사진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순천을 방문할 관광객들은 대대마을 골목을 걸으면서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대대교회 마당에서 고목과 함께 보이는 순천만도 조망할 수 있다. 마을의 정겨움과 함께 순천만을 거닐 수 있다. 공 목사를 만난다면,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고경태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광주 주님의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