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감사제목 3가지, 기도제목 1가지 함께 작성
매일 감사제목 쓰다 보면, 의식에 변화 찾아올 것
입소문 나 다른 교회들도 주문, 총 6천여 권 인쇄

고양 로고스교회 말씀과 삶 다이어리
▲성도들이 다이어리를 작성하는 모습. ⓒ로고스교회
고양 일산동구 마두동 로고스교회(담임 안성우 목사)가 1,189일간 말씀과 동행하며 성경을 1독하는 ‘말씀과 삶 다이어리’를 통해 코로나19 비대면 상황을 이겨내고 있다.

안성우 목사는 전 세계 대부분의 교회들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19로 목회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했다. 대면으로 진행하던 각종 소모임과 교제가 힘들어지면서, 예배뿐 아니라 ‘양육’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이에 생각해낸 것이 ‘말씀과 삶(Logos & Life) 다이어리’다. 매 페이지에는 성경을 순서대로 한 장씩 읽은 후 가장 은혜가 되는 한 구절의 성경 말씀을 기록하고, 하루의 감사 제목 3가지를 구체적으로 적으며, 기도 제목 1가지를 쓰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신·구약 성경 66권의 모든 장(章)을 합하면 1,189장이다. 그래서 1,189일간 ‘말씀과 삶’을 쓰면서 진행하면 약 3년 3개월이 걸린다. 작년 9월 27일 시작한 성도들은 매일 한 장씩 다이어리를 작성할 경우 오는 2023년 12월 30일에 마무리하게 된다.

로고스교회에서 지난 9월 시작한 다이어리 쓰기 운동은 교회 내에서 1,500여권이 소요됐고, 다이어리 소문을 듣고 북아현교회, 세종비전교회, 인천 청운교회 등 다른 교회에서도 주문이 쇄도해 지금까지 총 5,600여권을 인쇄했다.

안성우 목사는 “코로나19로 교회에 올 수 없으니, 가정에서 개인 영성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다이어리를 구상하게 됐다”며 “성경 필사도 생각했지만, 교회적으로 해본 경험상 쉽지 않았다. 그래서 성경을 하루 1장 읽고 1절씩 쓰는 것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안 목사는 “다이어리는 말씀과 감사와 기도를 중심으로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매일 한 구절을 골라서 써야 되기 때문에, 한 장을 꼼꼼히 읽게 된다. 큐티책에서 정해주는 구절이 아니기 때문에, 서너 번은 읽어야 한다. 매일 그렇게 한다는 것은 굉장한 의미”라며 “3년 3개월간 다이어리를 다 채우고 나면, 성경을 한 번 통독뿐 아니라 정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준 의미도 있다”고 전했다.

또 “감사제목을 매일 3가지씩 쓰다 보면, 총 3천가지 넘는 감사 제목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의식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며 “기도할 때도 우리 생각이 혼잡하고 복잡하기 쉬운데, 매일 하나의 핵심 기도가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성우 최고의 질문
▲로고스교회 안성우 목사. ⓒ크투 DB
그는 “성도님들에게 ‘우리 목사님이 비대면 시대에도 성도들의 신앙 성장을 위해 고민하고 있구나’ 하는 1차 감동이 있다. 그리고 평생 성경을 한 번 전체적으로 읽어보지 못해 답답하던 분들이 결단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며 “감사 제목을 매일 쓰다 보면 불평 대신 감사의 고백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안 목사는 “물론 제사법이나 족보 소개처럼 아무리 읽어도 은혜가 되는 한 구절을 뽑아내기 힘든 장들도 있다. 그럴 경우 무조건 그 장의 ‘1절’을 쓰면 된다고 했다”며 “감사나 기도의 제목도 겹치기 쉬운데, 사실 가장 많이 겹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도 제목 아니겠는가? 겹치는 것은 상관하지 말고 기록하라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로고스교회는 다이어리 외에도 비대면 시대를 맞아 다양한 활동을 시도하고 있다. 교회에서는 주일 설교를 5분 메시지로 편집·요약해 유튜브에 올려주고 있다. 가정 예배에서 가장 어려운 ‘메시지’를 함께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는 영유아 부서부터 장년부까지 모든 같은 본문으로 설교하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초등부의 경우 매일 아침마다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에 모여 ‘줌 기도회’를, 저녁에는 ‘줌 성경읽기’를 각각 실시하고 있다. 영·유아부는 부모와 함께할 수 있는 한 달치 2부 활동 자료들을 키트로 만들어 미리 택배나 심방으로 전달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믿음’이 해당 주간 주제라면, ‘믿음의 안경 만들기’를 함께하는 식이다.

고양 로고스교회 말씀과 삶 다이어리
▲로고스교회에서 성도들을 위해 제작한 1,189일 ‘말씀과 삶 다이어리’. ⓒ로고스교회
교회학교 총괄 이순규 목사는 “오전 7시 30분에 기도회를 했는데, 어머니들이 힘들어해서 8시로 바꿨더니 아이들이 7시 30분에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며 “매주 주일 1시간만 아이들을 만났는데, 코로나 시대에 오히려 매일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서 성경 말씀을 함께 읽고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성우 목사는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비대면 교육에 질렸는데 될까’ 회의적이었지만, 오히려 학교 공부는 뒷전이고 말씀과 기도를 기다리면서 사모하게 됐다”며 “이순규 목사님은 평일에 줌으로 영어 성경공부도 시켜주고 있다. 무엇이든 누가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고 보탰다.

영·유아 부서를 담당하면서 다이어리 디자인도 맡았던 김은하 전도사는 “개인적으로 매일 감사 제목을 쓰다 보니, 하루에 어떤일이 있더라도 감사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매일 써야 하다 보니, ‘어제의 감사’라는 게 없어졌다. 늘 오늘의 은혜를 사모해야 한다”며 “교사들과 기도 제목과 감사 내용을 편하게 나눌 수도 있어 좋다. 무겁지 않지만 매일 강력한 힘이 된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