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이 많은 우여곡절 끝에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세계 최강대국이자 기독교 국가인 미국이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사실 이번 조 바이든의 당선과 도널드 트럼프의 낙선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의 기독교계 지도자들에게도 큰 충격을 줬다. 그 이유는 첫째로 트럼프가 근래 들어 그 어떤 대통령보다도 더 기독교적 가치를 수호하는 일에 앞장서 왔기 때문이다. 그는 공석에서나 사석에서나 신앙을 매우 강조했고, 사회 전반에서 기독교에 대한 역차별을 개선했으며, 동성애와 낙태, 종교 자유 등의 이슈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보여 줬다.

둘째로 상기한 이유 때문에, 트럼프는 미국의 복음주의자들에게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2020년 11월 대선 당시 에디슨 리서치가 전국 선거 여론조사를 위해 실시한 출구조사의 예비 추정에 따르면,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76%가 트럼프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AP 통신의 보트캐스트(Vote Cast)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수치는 78%로 약간 더 높았다.

셋째로 정치적인 정황도 그에게 유리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탄핵 시도를 비롯해 수많은 정치적 공격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으며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고, 코로나19 이전까지는 경제도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는 여러 면에서 트럼프와는 정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미 취임 직후 첫 행정명령을 통해 친동성애 정책에 시동을 걸었으며, 이전부터 친낙태 정책을 펼칠 것 역시 예고한 바 있다. 선정적·퇴폐적 퍼포먼스로 유명하며 사탄을 숭배한다는 의혹마저 있는 레이디 가가가 그의 취임식에서 ‘미국 국가’를 부른 것은 참으로 많은 것을 시사하는 장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 것에서, 기독교인들은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는가? 첫째로 정치적 열광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물론 정치는 우리 삶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정치적 투쟁이나 승리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것은 아니라는 교훈을 새삼 되새겨야 한다. 더욱이 특정 정치인을 절대시하고 마치 메시아처럼 여기는 것은 기독교인들이 절대 경계해야 할 태도다.

둘째로 성경적·기독교적 정치 실현을 위해 보다 근본적·지속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세력의 당락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단 한 명이라도 더 신실한 신앙인을 지도자로 양성하고, 단 하나라도 더 기독교적 정책과 법안을 추진 및 제정하게 하는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음모론이나 폭력을 철저히 배격하며, 조금은 더디더라도 뚜벅뚜벅 성경적으로 옳은 길을 향해 나아가고자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