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2021년 1월 넷째 주
▲소강석 목사(왼쪽)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허들링 처치가 되어야 할 때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찬란한 바보가 되어야지요.”

지난 1월 21일 오전에 한교총 신년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지난번에는 제가 ‘영택트’라는 말을 썼는데, 이번에는 ‘허들링 처치(huddling church)’, ‘찬란한 바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였습니다.

코로나19의 고통과 상처 속에서 우리만의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아픔에 동참하며 치유하는 새로운 교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담화를 이어갔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가 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는지 답을 찾아본 결과, 가장 큰 요인으로 ‘한국교회의 공교회성 결핍’과 ‘리더십 부재’의 문제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개교회 성장에 집중하는 동안 공교회와 대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소홀히 하였습니다. 리더십의 부재는 위기상황을 대응함에 있어 많은 혼란이 있었을 뿐 아니라 감염병 예방을 위한 실천과 대응에도 허점이 나타났습니다.

이제 한교총은 교계의 분열된 리더십을 원(One) 리더십으로 통합하고, 교단과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함께 연합하여 공교회 세움과 사회적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대사회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첫째, 윤리와 도덕성 회복, 둘째,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것, 셋째, 생명존중과 건강한 가정을 기초로 한 국가 비전 제시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사회적 신뢰회복을 위해 교회주의의 담 안에만 게토화되지 않고, 사회적 감수성과 공감 능력을 가지고 복음의 사회적 지평을 넓혀가야 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감염병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그들을 치료하기 위해 뛰어든 것처럼, 종교개혁 시대 성도들이 두려움 없이 환자를 돌보는 일에 앞장선 것처럼, 한국교회 초기 선교사들이 백신을 들여오고, 환자들을 돕기 위해 피와 땀을 쏟은 것처럼, 사회적 고통에 동참하며 치유하는 허들링 처치(huddling church)의 모형을 세워나가야 합니다.

코로나19는 인류에게는 겸손을, 한국교회에는 신앙의 본질과 원형교회 회복이라는 시그널을 주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세계사적 축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비대면 온라인 사회로의 전환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현상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한국교회는 교회와 예배의 본질은 더욱 강화하되, 사역의 방식은 언택트를 넘어 영혼과 영혼을 잇게 하는 영택트를 취하는 영적 역설적 슈퍼 처치를 세워가야 할 것입니다.

남극의 펭귄들은 영하 50도의 혹한의 추위를 허들링의 사랑으로 이겨냅니다. 그런데 펭귄들이 바닷가에 도착하여 먹이를 구해야 할 때 퍼스트 펭귄이 위험을 무릅쓰고 가장 먼저 뛰어 든다고 합니다.

이어령 교수님의 표현대로, 한국교회는 이제부터 우리 사회의 퍼스트 펭귄이 되고, ‘찬란한 바보’의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이 땅에 복음을 전했던 선교사들이 찬란한 바보가 되고 허들링의 사랑으로 우리 민족과 시대를 섬겼던 것처럼, 이제부터 그들의 신앙과 정신을 이어받아 2021년을 퍼스트 펭귄, 찬란한 바보, 허들링 처치를 시작하는 원년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러한 내용으로 말씀을 드렸더니, 대부분 언론사들이 한국교회가 ‘허들링 처치’, ‘찬란한 바보’의 교회가 되어 사회의 고통에 동참하며 치유하는 새로운 교회의 모형을 제시하였다고 보도를 하였습니다.

이제 정말 시작입니다. 공교회 세움과 원 리더십의 회복, 허들링 처치를 통한 한국교회의 브랜드와 이미지 회복을 위한 새 길을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교회부터 먼저 찬란한 바보가 되어야하겠지요.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