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에게 2차 가해 하는 박 시장 지지자들
‘공소’ 못한다고 죄 없나… 국민 우습게 여겨
힘없고 약한 국민은 이런 나라에서 어찌 사나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시청 앞 시민분향소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시민분향소 운영 마지막 날인 13일, 시민들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조문하고 있다. ⓒ크투 DB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에서 ‘대한민국에 정의와 공정이 있는가? 억울하고 슬픈 눈물을 외면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세월호 당시 이재수 기무사령관의 억울한 죽음과, 피해자가 2차 가해를 당하게 만든 박원순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논평했다.

교회언론회는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고, 억울한 국민이 있으면 이를 도와주고, 그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 이것은 국민들이 권력자들에게 위임한 권한이자 책임”이라며 “그런데 최근 정치권을 둘러싼 문제들을 보면 권력자들에게 선량한 국민들이 짓밟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서울시 여성 공무원이 ‘박원순 시장에게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틀 뒤 박 시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코로나 시국에도) 거대하게 5일장으로 장례까지 치렀다”며 “경찰청은 5개월을 끌다 지난 달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불기소로 마무리했다. 그런데 최근에 밝혀지기로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남OO 의원이 이 사건의 고소 건에 대한 정보를 유출하고, 여기에 김OO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와 임OO 전 서울시 젠더 특보가 관여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박원순 시장에 대한 정죄도 해 보지 못하고, 그의 극단적 선택으로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끝났다”며 “그런데 이를 두고 윤OO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오OO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그리고 경희대 김OO 교수 등이 SNS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제2차 가해를 했다는 부끄러운 소식이 들린다”고 우려했다.

교회언론회는 “박원순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해서 ‘공소’하지 못한다고 죄가 없어지는 것인가”라며 “누구 하나 이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사람도 없는데, 여당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온다고 한다. 이 정도면 국민들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래도 우리나라에 정의와 공정이 살아 있는가”라며 “강한 사람들끼리 서로 주고받고 어울리고, 약한 사람은 깔아뭉개는 것이 현 정부와 권력자들의 정의를 행하는 방식인가”라고 개탄했다.

교회언론회는 “또 한 가지 사건이 있었다. 지난 19일 검찰이 1년 2개월 동안 수사해온 ‘기무사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이 사건으로 인하여 당시 기무사령관을 지낸 이OO 장군은 죄가 밝혀지기도 전에 수갑을 채워 포토라인에 세우는 등의 인권 침해와 주변 사람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기무사가 매도당하는 것을 보면서, 극단적 선택을 했었다”고 회고했다.

이에 대해 “여기에는 대통령의 말 한 마디가 결정적이었다. 대통령은 2018년 당시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은 구시대적이고 불법적 일탈 행위’라며 아예 ‘적폐’로 규정지었다”며 “그런 말들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정의롭고 공정한 것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런 나라에서 힘없고 약한 국민들은 어떻게 살겠는가? 민주주의는 정의가 무너지면 함께 무너진다. 공정이 무시되는 곳에서 정의는 존재하기 어렵다”며 “우리나라는 ‘적폐청산’이라는 괴물과 품질 낮은 정의의 이름을 빙자하여 마구잡이로 발사되는 편향된 정치놀음, 끼리끼리 봐 주기의 유탄(流彈)에 의해 오히려 억울한 사람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제 거악(巨惡)처럼 변해 버린 위선의 가면을 벗고, 민낯으로도 부끄럽지 않도록 지나간 일들을 사과하며, 입술로만이 아닌 진정으로 정의와 공정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