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기독교인,
▲파키스탄 기독교인 가정. ⓒACN 제공

파키스탄 펀자브주 북동쪽 나로왈시의 기독교인 청년 3명이 지난 성탄 전야에 이슬람 경전 코란을 불태웠다는 의혹을 받고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됐으나, 현지 변호사들의 도움으로 보석금을 내고 석방될 수 있었다고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가 전했다.

이와 관련, 한국 VOM의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그 청년들이 성탄절을 기념하여 모닥불을 피운 것”이라며 “콜티 무함마드 사데크(Kotli Muhammad Sadeeq)라는 그 마을의 주민들은 무슬림이 대다수고 기독교인은 40가정이다. 그 청년들이 의도적으로 코란을 불태웠다는 비난이 즉각적으로 일어났으나, 그들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 사건에서 300명이 넘는 무슬림 폭도들은 그 교회 청년들이 코란을 불태웠을 것으로 추정하며 교회 밖에서 그들을 넘기라고 외쳤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실수로, 가난한 노동자이자 다섯 아이의 아버지인 50세 기독교인 일랴스 마시흐(Ilyas Masih)를 체포했다. 경찰서에 도착한 일랴스는 구타당했고, 그는 모닥불을 피웠던 세 기독교인 청년의 이름을 알려주었다”고 전했다.

세 청년 중 하나인 22세의 아젬 마시흐(Azeem Masih)는 경찰에 구류되어 심하게 구타당했다고. 현숙 폴리 대표는 “다른 두 청년은 위험을 인지한 뒤에 도망쳤다. 그러나 지역 무슬림 사원에서 기독교인의 집과 교회를 불태우겠다고 나섰다. 다행스럽게도, 다른 두 청년이 경찰에 체포된 뒤 상황은 상당히 진정되었다. 현재 세 청년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VOM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들이 코란을 불태웠다는 근거 없는 비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1997년 2월에는 카네왈(Khanewal) 지구 샨티 나가르(Shanti Nagar)에서 기독교인들이 코란을 불태웠다는 허위 주장에 근거해 3만 명이 넘는 무슬림 폭도들이 그 마을과 교회에 불을 질렀고, 2005년 11월에도 1,500명 이상의 무슬림들이 유사한 혐의를 제기하며 상글라힐(Sanglahill) 지역에 있는 교회 세 곳에 불을 질렀다.

현숙 폴리 대표는 파키스탄의 기독교인 변호사들이 조기에 개입하여 청년들의 혐의를 중범죄에서 경범죄로 줄이도록 협상할 수 있었고, 앞으로 그 지역의 기독교인들에게 가해질 수도 있는 폭력을 미연에 방지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파키스탄에서 우리와 동역하는 ‘에스라법률협회’(Ezra Law Associates)는 긴장을 완화하고, 경찰이 가능한 한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조서를 작성하도록 신속히 대처했다. 덕분에 청년들은 파키스탄의 엄격한 신성모독법으로 가혹하게 기소당하지 않을 것이다. 이 점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일단 기독교인이 신성모독 중범죄로 기소되면 혐의를 줄이거나 기각 처분을 받거나 무죄 판결을 받기가 정말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역 장로교회에 소속된 이 청년들은 여전히 몇 가지 심각한 난관에 봉착해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그 청년들의 가족은 이제 실업자가 됐다. 무슬림이 운영하는 벽돌가마에서 온 가족이 일하고 있었는데, 그 사건으로 모두 해고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아젬은 경찰에게 구타를 당했을 때 입은 상해에서 회복 중이며, 지속적인 정서적 불안을 느끼고 있다. 심각한 생명의 위협도 받았다”고 전했다.

한국 VOM은 이 청년들의 가족을 돕고,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그 청년들을 적절하게 대변하기 위해 에스라법률협회와 동역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사건이 처음 발생했을 때부터 에스라법률협회가 청년들을 대변하고 돌볼 수 있게 하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있다. 이 청년들은 여전히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기독교인 변호사들이 초기에 개입한 덕분에 이 청년들의 상황은 아시아 비비나 파키스탄의 다른 기독교인들이 처했던 상황보다 전망이 밝다”고 말한다.

한국 VOM은 핍박받는 환경에 남기로 선택했거나 선택의 여지 없이 박해 상황에 놓인 기독교인을 돕기 위해 한국 VOM의 ‘순교자 및 수감자 가정 지원 기금’을 사용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한국의 기독교인들이나 비정부기구들은 핍박받는 기독교인에 관하여 들으면, 그들이 안전한 곳으로 도망가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을 제일 먼저 하게 된다. 그러나 파키스탄 나로왈시의 이 청년들이 처한 상황과 유사한 경우, 기독교인들이 도망치거나 다른 곳으로 이사하면, 남아 있는 기독교인들이 더 모질게 핍박을 당한다. 공격자들이 더 대담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복음의 증인들은 침묵하게 된다. 그러나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의 법률 소송을 지원해주면 그들이 믿음 위에 굳게 설 수 있고, 다른 기독교인들도 장차 더 안전하게 공동체에서 살 수 있으며, 심지어 복음도 긍정적으로 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VOM은 이번 달 한국 VOM의 ‘순교자 및 수감자 가정 지원 기금’에 들어오는 모든 기금을 이 청년들을 계속 변호하고 그들의 가족들을 돌보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이러한 용도로 쓰고 남은 기금은 파키스탄의 다른 기독교인들을 법적으로 변호하는 데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