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IESUS 총장 취임 후 손 떼, 설명 준비 중 이사회에 바로 보고”
동문·학생 “학교 정체성 위협, 새 이사 선임과 교단화가 더 큰 문제”
이사회와 교수협, 총장 등 빠른 시일 내 만나 갈등 풀고 봉합 요구도

아신대 공청회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이사장 이장호 목사, 이하 ACTS)에서 18일 오후 양평에 위치한 학교 강당에서 ‘학교 현 상황과 관련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는 총학생회 임원과 학부 동문 및 원우회 임원, 동문회 전·현직 임원 등 30여명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한 가운데 참석했다. 공청회에서는 정흥호 총장이 직접 나서 현안을 설명하고, 즉석에서 질문에 답했다.

특히 참석자들 중 총학생회와 학부 총동문회, 신대원 동문회는 공청회 후 별도로 모여, 이사회와 교수협의회, 총장 등이 빠른 시일 내에 만나 각종 갈등을 대화로 풀고 봉합하는 자리를 만들 것을 요청하겠다는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청회에서 정 총장은 “타이틀은 공청회지만, 학교 구성원과 총장의 대화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현재 여기저기서 다른 소리가 나오고 있어, 구성원들간에 소통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획일적·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보다 이렇게 함께 나누는 것이 민주적이고 건강한 공동체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교수협 측에서 자신에게 문제를 제기한 ‘International Evangelical School of Universal Studies(IESUS)’ 관련 내용에 대해 “베트남 출신 학생이 시작했고, 선교를 위해 우간다에 세웠다”며 “미국 플로리다주 교육국 인증을 받은 학교로, 한국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총장이 된 후 IESUS에서 손을 뗐다. 그래서 저도 문제제기한 사안들을 알아보기 위해 시간을 요청했으나, 교수회에서 대화를 건너뛰고 이사회에 바로 보고돼 진상조사위가 꾸려져 소통이 막힌 상황”이라며 말했다. 해당 베트남 학생은 공청회 후 IESUS 관련 설명 문건을 배포하기도 했다.

전 동문회장은 “매체를 통해 나오는 이야기들을 총장이 밝히겠다고 하는데도 (교수들이)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상황에 대해, 학교가 걱정돼 찾아왔다”며 “총장이 대화를 위해 초청했는데도. 일방적 선언과 주장만 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 교수협의 주장을 들을 수 없어 유감”이라고 전했다.

한 학생은 ‘교수들이 총장에게 연락을 요청했는데 답이 없었다고 들었다’고 물었다. 이에 총장은 “교수들과 자리를 전혀 갖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처음 문제제기 후 제가 보고하겠다고 했는데, 이미 다른 루트를 통해 이사회로 전달돼 당사자로서 개입할 수 없게 됐다”고 답했다.

다른 학생은 ‘총장이 앞장서서 해결할 수 없는가’라고 질문했다. 정 총장은 “정말 그러고 싶지만, 당사자로 거론되고 있어서”라며 “소통 과정을 뛰어넘어 일방적으로 이야기되는 부분이 안타깝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깊이있게, 관심있게 들어주고 이해해 보려는 자세가 아쉽다.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회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 동문은 “동문들은 총장이 중간에 그만두는 것을 원치 않는다. 총장님이 매우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며 “학교 서대문 건물을 팔면서까지 학교를 운영해야 하는가. 그건 아니다. 그리고 좌파 목사가 이사로 들어오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흥호 총장은 이에 대해 “현재 있는 누구도 서대문 학교 건물 건립에 참여했거나 헌금한 사람이 없다. ACTS가 서대문에서 시작됐다는 역사적 의미는 충분히 있다”며 “매각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동문들의 반대로 이사회에서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른 동문은 “지금 거론되는 이야기는 법적 문제가 아니라, 총장과 교수들의 소통 문제인 것 같다.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교수들이 일방적으로 그러는 것인가”라며 “저는 새 이사 선임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학교 설립 목적이나 신학 정체성이 있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동문들과 학우들을 생각해서 대화로 원만하게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런 이야기들이 언론에 보도돼 입시 업무에서 힘이 빠진다.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시는 일이겠지만, 양측 모두 학교 홈페이지와 언론 보도자료는 이 시간부로 멈췄으면 한다”며 “다행히 이러한 건의 후 양측이 다 삭제해 주셨다”고 했다.

전 동문회장은 “소통을 막은 사람이 누군가. 총장이 취임하고 얼마나 파격적으로 학교를 살리려 애쓰셨는지 다 아실 것이다. 관용차도 안 타신다”며 “이런 분을 이용하고 유린한 것이다. IESUS가 총장직을 사퇴해야 할 정도로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곳은 교수님들의 학교도, 이사진들의 학교 아니다. 우리 동문들의 학교다. 그 분들은 65세 되면 다 퇴직하신다. 이사들도 책임껏 일하다 가신다. 하지만 저와 여러 동문들은 끝까지 있어야 한다”며 “내가 나온 학교가 불명예스럽게 되는 것을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외쳤다.

또 “가장 몸서리치게 싫은 것은 김형국 목사를 이사로 선임한 일이다. 입시가 정말 걱정되면, 본질을 보라. 이 일을 우리 스스로 잘 마무리하면, 우리 학교를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이 ‘ACTS는 신앙양심이 살아있는 학교, 복음주의가 살아있는 학교’라고 인정할 것”이라며 “김형국 이사가 들어와선 안 된다. 이사장이 추천했는데, 책임지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동문회장도 해봤지만, 환경에 너무 휘둘리고 있다. 눈치보지 말고, 하나님만 바라보자. 왜 45년 전 이 학교를 세우셨는지만 보자”며 “이 학교는 교단화돼선 안 된다. 그런데 교단화하려는 세력이 있다. 한국개신교미래연합(KUPA)는 홈페이지에 교단이라고 소개하고, 우리 학교 교수가 총회장을 맡았다. 사직·파면 처리해야 할 사건 아닌가”라고도 했다.

이어 총학생회 관계자는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언론을 통해 대화하기보다 총장과 교수님들이 직접적으로 대화해서 학생들이 혼란스럽지 않게 해달라”며 “총장이 여러 문제에서 학교 대표자로서 적극적으로 대처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 총장은 “내 불찰이다. 우리가 공동체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한 부서 사람의 이야기가 학교 전체를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 그것만한 자만이 어디 있는가”라며 “전체를 취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대화의 시간을 더 자주 가지면 좋겠다는 깨달음과 바람이 생겼다”고 답했다.

그는 “예전에는 총장이 학사 행정과 운영을 거의 이끌었지만, 작년 12월 새로운 이사진들이 오면서 분위기가 다 바뀌었다.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 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새로운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여러분도 실상을 알아야 한다.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알아야, 그 다음 판단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한 학생은 “모든 당사자들이 입으로는 학교를 생각한다고 하지만, ‘너 죽고 나 살자’만 하면 되는 일이 없다. 총장도 한 발 물러서고 다른 이사들도 한 발 물러서서 액츠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며 “모두 누구 편이 아닌 하나님 편이고, ACTS 편이 돼야 한다. 함께 기도하시고, 다음 공청회에 나와 팩트를 확인하고 기도 가운데 바로잡히면 좋겠다”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