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교회가 코로나 이후 더욱 힘 있게
하나님 영광을 높이는 교회로 세워지는데
꼭 필요한 컨설팅 도구가 되기를 기도한다

코로나 이후 목회
코로나 이후 목회

톰 레이너 | 정성묵 역 | 두란노 | 168쪽 | 10,000원

잠시 있다 지나갈 것 같았던 코로나바이러스는 새해가 되어서도 우리를 떠나지 않고 머물러 있다. 오랜 세월 코로나에 적응하느라 분투했던 사회는 이제 코로나가 없었던 과거로 완전히 돌아간 일상을 꿈꾸기 어려워졌다.

‘뉴 노멀’이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듯 코로나 이후 세상은 이전과 같을 수 없을 것이고, 목회 역시 새로운 환경과 상황, 그리고 사람을 반영해야 한다.

코로나 이후 교회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논의한 책들이 생각보다 많이 쏟아져 나왔다. 굉장히 보수적인 측면에서 과거로 회귀하기를 꾀하는 내용의 책이 있는가 하면, 정통성을 거의 다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예배와 교회를 제시하는 진보적인 책도 있다.

보수와 진보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구분한 것은 아니다. 단지 보수는 성경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중점적으로 고려한다면, 진보는 개인이 그 가치를 얼마나 풍족하게 누리는가에 더 중점을 두었다고 말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목회>를 쓴 톰 레이너는 교회 연구가로서 ‘처치앤서즈’라는 기관을 통해 많은 교회에 필요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

40년 목회와 교회 컨설팅 경험으로 <누가 내 강대상을 옮겼나> 등의 책을 썼다. <코로나 이후 목회>와 마찬가지로 주로 교회의 비전 제시 및 운영 방안 등을 조언하는 종류의 책을 20여권 저술했다. ‘새로운 시대 앞에 선 교회의 전망’이라는 이 책의 부제처럼 톰 레이너는 독자에게 코로나 이후 새로운 시대에 대비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제공한다.

먼저 레이너는 교회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분명히 말한다.

“지금까지 나는 폐쇄 해제 이후의 새로운 일상이 팬데믹 이전의 일상과 비슷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교회 리더들에게 이 표현을 사용하고 싶은 유혹을 참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말해야 할 것 같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크게 다를 것이며, 새로운 시대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파악을 시작하게 되기까지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니 너무 서둘러 행동하지 말기를 바란다(19쪽)!”

레이너는 이 현실이 실망스러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완벽한 주권 아래 그분의 계획에 따라 주어진 것임을 기억하라고 권하고, 지금까지 훌륭하게 적응하고 있는 교회들에게 꼭 필요했던 기독교의 중요한 변화를 코로나 이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준비하자고 격려한다.

예배당, 교회, 코로나 페쇄, 코로나, 방역, 예배,
ⓒUnsplash/Andrew Seaman
한 가지 실망스러운 교회의 대응은 코로나가 교회의 범죄나 사회의 범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섣불리 규정하거나 조용히 골방에 들어가 하나님께 회개하기보다, 많은 사람에게 보이는 회개를 하나의 퍼포먼스처럼 행했던 것이다.

저자는 오히려 이 시기를 “수백 년 만에 가장 흥미진진한 시대”라고 말하며 “놀라운 기적과 기회들이 준비되어 있을 것(21쪽)”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여러 번 교회 건물을 지역 사회와 나누는 것을 권하는데, 이는 코로나로 인해 사용하지 않는 시설과 자원을 성도가 아닌 이웃과 나눌 기회가 열렸다고 보기 때문이다.

디지털 설교나 예배도 성도를 포함하여 더 많은 청중, 진리를 찾고 예배하기 원하는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성도 중심, 정기집회 중심 사역으로 바쁘게 돌아간 교회가 복음과 사랑이 필요한 이웃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기회이며, 성도와 교회가 각각 그리고 함께 기도에 더 힘쓸 기회이다.

<코로나 이후 목회>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균형이다. 저자인 톰 레이너는 극보수적 처방으로 교회를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애쓰거나, 반대로 극진보적 처방을 내려 달라진 상황에 무조건 맞추자고 주장하지 않는다.

비대면 예배를 통해 디지털 세상으로 뛰어들어 많은 알지 못한 영혼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좋게 평가하면서도, 저자는 “대부분의 교회의 공통분모는 여전히 대면 예배일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예배의 유형과 횟수는 교회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62쪽)”고 말했다.

또한 기도에 대해 말하면서 “우리가 계속해서 순종하며 기도의 집이 된다면, 우리 교회들에 진정한 기도의 모습이 계속해서 나타난다면, 하나님이 그 어느 때보다도 이번 팬데믹을 통해 강하게 역사하시리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99쪽)”고 말했다.

저자는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말에 동의하면서도 교회에 출석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106쪽), 디지털 예배와 온라인 예배도 “적절히 병행해야 한다(118쪽)”고 권면한다.

모든 교회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이후에 어떻게 목회를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모두가 처음 맞는 일이라 대응 계획을 세우기도 쉽지 않고, 무엇이 옳고 맞는 길인지 파악하기도 어렵다.

40년 목회 경험과 오랜 컨설팅 경험을 가진 톰 레이너 목사가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익은, 적절한 균형을 갖춘 논의와 토론 거리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부록으로 실려 있는 <나눔을 위한 질문들>을 통해, 교회의 인도자들이 함께 읽으면서 코로나 이후에도 교회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진리가 무엇인지, 가치가 무엇인지 논의해야 한다.

새롭게 변경된 환경과 문화, 사회와 사람이 그 가치를 실현하는 방식을 어떻게 변하게 하는지, 어떻게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로서 더욱 더 그리스도의 영광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을지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단지 방식과 수단의 문제만 다룰 것이 아니라, 과거 교회가 했던 사역을 재점검하면서 중요하게 여긴 가치를 더욱 잘 실현할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

교회 건물이나 자원을 사용하는 방식, 교회 일꾼이 진리를 선포하고 나누는 방식, 교회가 기도와 교제를 힘쓰는 방식, 교회가 지상명령에 순종하여 복음을 들고 믿지 않는 영혼에게 접근하는 방식,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를 이웃과 나누는 방식 등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이 땅에 드러내는 몸, 교회로서 코로나 이전에 우리가 고착화되고 형식적으로 끌고 왔던 것이 있었다면 신선하게 바꾸거나 마음을 새롭게 하여 새로운 시대에도 하나님의 집, 진리의 기둥과 터,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충성스럽게 이 땅에서 그분을 나타내고 선포해야 한다.

톰 레이너의 <코로나 이후 목회>가 이 땅의 교회가 코로나 이후 더욱 더 힘 있게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는 교회로 세워지는 데 꼭 필요한 컨설팅 도구가 되기를 기도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