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보 목사와 부산시 관계자, 기자들과 문답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손 목사 “예배는 기본권… 양보 못하지만 막으면 순응”

정규 예배는 앞만 바라보고 서로 이야기도 안 해
文 대통령 ‘방역은 과학’이라고, 이것이 과학인가?
부산시 “물리적 충돌 원치 않아 강제 해산 미실시”

▲손현보 목사가 기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부산=송경호 기자

▲손현보 목사가 기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부산=송경호 기자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는 이날 예배 현장을 찾은 기자들과 문답도 진행했다.

손현보 목사는 “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이 기각돼 유감스럽다. 저희 교회는 즉시 항고해 다시 판단을 받아볼 것”이라며 “가처분 재판부는 예배의 자유 등의 침해로 인한 손해가 회복하기 어려운 것에 해당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손 목사는 “방역수칙을 준수한 교회의 정규 예배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얼마나 발생했고, 감염 위험이 얼마나 높은지에 대해 행정당국은 어떤 소명도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박능후 전 장관은 작년 7월 16일 9천여명의 교회 예배에 확진자 3명이 여러 차례 방문했으나, 추가 감염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감염 가능성만으로 교회를 폐쇄한다면, 불특정 다수가 출입하는 대부분의 장소들도 감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폐쇄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며 “행정당국이 정규 예배가 코로나19 확산 원인이라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예배를 계속 드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손현보 목사는 “예배는 교회의 핵심적 내용이고 심장이다. 헌법상 보장되는 본질적 기본권”이라며 “때문에 예배는 계속될 수밖에 없고, 충분한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제 워킹스루 등을 통해 예방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손 목사는 “정부의 폐쇄 명령과 법원의 가처분 기각으로 우리는 교회 건물 안에서 예배드릴 수 없게 됐지만 야외에서 계속 예배드릴 것이다. 혹여 공권력이 야외에서 예배드리지 못하게 한다면 이는 명백한 불법이나 순응할 것”이라며 “그러나 예배 행위는 헌법상 보호되는 본질적 기본권으로서 절대로 양보할 수 없고 양보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어제 정부에서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도 납득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특혜를 요구하지 않았고 최소한의 합리적 형평성을 요구했을 뿐”이라며 “행정당국은 정규 예배의 어떤 요소 때문에 감염 위험이 다른 곳에 비해 더 높은지, 왜 일률적 조치를 적용해야 하는지 근거를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손현보 목사는 “정규 예배는 앞만 바라보고 있고, 대부분의 예배 시간 동안 서로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감염 위험이 적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교회 지도자들을 초청해 ‘방역은 종교가 아니라 과학’이라고 했다. 과연 이것이 과학인가? 우리는 이것이 과학적이라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손 목사는 “작년 전체 확진자 중 종교시설 감염 비율이 6.7%라고 발표해 놓고, 종교시설 중 교회에만 유독 다른 업종보다 다른 집단보다 강력한 조치가 적용되는 것은 용납할 수도 수용할 수도 없다”며 “말씀드렸듯 하루 730만명이 타고 다니는 서울 지하철, 하루 100만명이 이용하는 버스는 어떡하나? 수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영화관도 가고 공연장도 가고 PC방, 목욕탕도 드나드는데, 종교시설만 좌석의 10-20% 이내만 드리라는 일괄적이고 일방적인 조치에 따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우리 세계로교회를 비롯해 예자연과 한국교회는 코로나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교회 본래 목적인 예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교회가 폐쇄된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우리는 예배드리는 것을 결단코 중단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이후에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아래와 같이 이어졌다.

▲세계로교회에 대한 조치를 촉구하는 기자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취재 중인 모습. ⓒ부산=송경호 기자

▲세계로교회에 대한 조치를 촉구하는 기자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취재 중인 모습. ⓒ부산=송경호 기자

-오늘 지역 주민들이 항의를 했다(항의한 이들의 숫자는 4명 정도였다. -편집자 주).

“이 교회에 온지 29년 됐다. 지난 주까지 단 한 번도 교회 예배드리는 것을 항의하거나 방문하거나 교회 앞에 와서 삿대질하는 주민들을 단 한 명도 만나보지 못했다. 오늘 오신 분들은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다.”

-정부가 내일부터 10% 대면 예배를 허락한다고 했다.

“정부가 교회에 개입해서 몇 명 드리라, 어떻게 드리라고 방식을 정하는 것 자체가 위헌적 요소다. 교회 구성원들도 국민의 한 사람이고 자영업을 하고 사업을 다 하고 있다. 올바른 교회라면 마땅히 스스로 상식적인 면에서 조치할 텐데, 정부가 감놔라 배놔라 하면서 하나하나 모든 것을 지시한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 저희는 그것을 수용할 수 없다.”

-가처분 기각에 항고했다.

“교회가 폐쇄된 것은 회복할 수 없는 손해에 해당하고 그 기간이 명시되지 않아서 패소해야 할 일이지만, 공공복리에 위험이 존재한다는 추상적인 결론으로 기각했다. 말씀드렸듯 도둑질할 가능성이 있다고 체포한다면 말이 맞는가? 그런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항고한 것이다.”

-정부 코로나 방역 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부가 그래도 한 업종이나 교회가 부당하다는 이야기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여 10%, 20% 허용한 것에 대해 감사드리는 바다. 그러나 저희 교회는 이미 폐쇄돼 원천적으로 예배를 드리지 못한다.

그럼에도 어느 단체나 협회나 교회나 정부가 합리적이지도 과학적이지도 않고 형평성을 결여하면서도 그 안에 깊숙히 들어와서 몇 명이서 예배드리라는 것 자체를 수용할 수 없다. 이 모든 것을 수용한다면, 자유민주 사회라고 할 수 있겠는가?”

-내일부터 어떻게 예배드릴 예정인가.

“주일예배 외에는 비대면으로 드릴 것이다. 지금도 90% 이상을 비대면으로 드리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라. 우리 교회가 5,500명 들어가는데 20명 미만 들어가라고 한다면, 방송 종사자를 빼면 실질적으로 예배를 못 드리는 것이다.

20명 미만만 예배드리게 해 줬다고 하는데 한 명도 예배를 못 드리는 상황이다.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이후 이승희 부산시 문화행정국장은 손현보 목사에게 방역지침 협조를 요청했다. 손현보 목사가 자리를 뜨자, 기자들은 이 국장에게도 질의했다. 다음은 해당 내용.

-향후 세계로교회 대응 계획이 무엇인가.

“우리는 계속 교회 측과 협의해 방역수칙 준수를 요청할 계획이다.”

-왜 강제 해산을 하지 않았나.

“강제 해산은 물리적 충돌을 피하고 싶기 때문에 하지 않았다.”

-고발을 7차례 했고 시설을 폐쇄했는데 방치한다는 것인가.

“시설 안에서 예배드리지 못하는 상황이고, 야외 예배는 상급부서, 경찰과 협의해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시에 문의한 바로는 예배를 드린 것 자체가 방역수칙 위반이라는데.

“방역수칙 위반에 대해서는 고발과 행정조치를 취하겠다.”

-경찰 병력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전조치를 취할 수 없나.

“물리적 충돌은 피해야 하지 않겠나. 다음 주에는 또 완화되기 때문에 교회 측과 협의해서 하지 않도록 하겠다. 법적 조치는 할 수 있는 대로 다 하겠다.”

-오늘 보니 주민들 반발도 있던데 설득만 하실 것인가.

“교회에서 계속 이렇게 불법 집회를 한다면 주민들도 신고를 하지 않을까? 적법성에 대해 경찰 측과 논의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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