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특혜 요구한 적 없어
방역당국 ‘대면 예배 확진자 발생’ 증거 못 내놔
다음 세대 1년간 예배 못해… 신앙 절벽 맞이해

세계로교회 1월 17일 예배
▲세계로교회 성도들이 좌석을 띄운 채 야외에서 예배드리고 있다. ⓒ부산=송경호 기자
예배당에 ‘시설 폐쇄’ 조치가 내려진 부산 세계로교회(담임 손현보 목사)가 교회 앞 공터에서 17일 오전 주일 2부예배를 야외에서 개최했다.

좌석 간 거리 두기와 방역조치를 철저히 한 채 드린 이날 예배에는 수백 명이 함께 참석했다. 예배에서 손현보 목사는 ‘내 백성으로 예배하게 하라(출 5:1-4)’를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손 목사는 설교를 시작하자마자 “교회를 코로나 주범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실제로 교회를 탄압하는 듯 보인다”며 “어제 정부는 수도권 10%, 비수도권 20%라고 했는데 부산시만 10%로 슬그머니 낮춰서 발표했다. 저는 우리 부산이 언제 수도권에 편입됐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교회는 단 한 번도 특혜를 요구한 적이 없다. 지금 한국교회 98%가 교회 문을 이미 닫았다”며 “지난 금요일 교회 폐쇄 가처분 신청 기각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예배의 자유 침해로 인한 손해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에 해당하고 끝나는 시기를 명시하지 않아 교회 대면 예배를 원천 차단하고 있으므로 긴급의 필요성을 인정했으나, 기각한 이유는 오직 공공복리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손현보 목사는 “그러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했으며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교회의 정규 예배에 대해, 예배를 통해 코로나가 발생한다는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소명도 못하면서 공공복리에 대한 위협 때문에 교회 폐쇄를 유지한다는 것은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천명했다.

손 목사는 “만약 정부의 방침처럼 어떤 수치도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정규 예배가 코로나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교회를 폐쇄한다면, 불특정 다수가 밀집한 곳들, 서울에서만 730만명이 이용하는 지하철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밥을 먹는 식당은 어떤가? 수많은 사람들이 밀집하는 관공서와 일반 직장들도 다 폐쇄해야 한단 말인가”라며 “이것이 정부가 말하는 과학이고 이것이 정부가 말하는 진정한 방역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우리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면 마땅히 들을 것이다. 우리 교회에도 자영업과 직장생활하는 성도들이 있다. 교인들이 외계인인가? 다같은 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이라며 “그런데 1만명 들어가는 예배당에도 20명만 모이라, 5천명 들어가는 예배당도 위험하니 20명만 모이라고 한다. 관공서나 회사나 지하철과 버스, 마트나 음식점, 백화점이나 아울렛과 비교해 교회가 어떻게 더 위험하다는 것인가?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따라갈 수 없다”고 전했다.

세계로교회 1월 17일 예배
▲손현보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부산=송경호 기자
손현보 목사는 “작년 7월 16일 보건복지부는 기적의 마스크라는 이야기를 언론에 배포한 바 있다. 박능후 전 장관은 7월 16일 수원 한 교회에서 확진자 세 명이 여러 번에 걸쳐 교회를 방문했지만 교회의 강력한 마스크 조치로 9천여명의 교인 중 추가 감염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그들 스스로 밝혔다.

손 목사는 “이렇게 거리 두기를 하고 방역을 하면서 대면 예배를 드리면 확진자가 발생한다는 어떠한 증거나 자료도 내놓지 않고, 오직 추정에 의해 예배를 드리지 못하게 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교회 탄압 의도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이 시간에라도 정규 예배에서 코로나가 확진된다는 내용이나 과학적 수치를 제시한다면, 즉각 예배를 중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연 지금까지 정규 예배에서 확진자가 몇 명이나 나왔나? 그 수치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공개해 주시길 바란다”며 “그게 아니라 주먹구구식으로 1만명 들어가는 교회도 20명 미만으로 참석하라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손현보 목사는 “지난해 전체 6만여명의 확진자들 중 종교시설 전체 관련 확진자는 6.7%에 불과했다. 다른 종교를 제외하면 기독교 인구는 더 줄어들 것”이라며 “그런데 왜 교회만 부각시키는가? 왜 교회만 코로나 주범처럼 보이게 하는가? 그러니까 마땅히 종교를 탄압하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손 목사는 “오늘 본문에서도 하나님은 바로의 앞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 애굽을 나와서 하나님께 예배하고 안식일을 지키고 절기를 지키라고 이야기하셨다”며 “그러나 애굽 파라오 왕은 ‘아니다, 못 간다, 나만 섬기라’고 한다. 이 전쟁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느 시대나 바로 같은 사람들은 예배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하나님 백성들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교회는 다음 세대의 신앙 절벽을 맞이했다. 지난 1년간 전국 교회는 주일학교와 중고등부, 청년예배를 중단했다.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우리 어린 세대가 1년 가까이 예배를 드리지 못한 것”이라며 “우리 자녀들이 예배드리지 못하고 하나님 말씀을 배우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장년들보다 10배, 100배나 다음 세대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세계로교회 1월 17일 예배
▲성도들이 기도하고 있다. ⓒ부산=송경호 기자
손현보 목사는 “우리는 결코 인터넷 예배 전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특수한 상황과 직업에 따라 얼마든지 드릴 수 있다”며 “그러나 인터넷 예배가 정규 예배를 절대로 대체할 수 없다. 대면 예배의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손 목사는 “검정고시도 홈스쿨링도 있지만, 학생들 95% 이상은 학교에서 공부한다. 집에서 공부하면 되지, 왜 자녀를 깨워 힘들고 번거롭게 학교에 보내는가”라며 “선생님들과 만나서 공부하는 것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비대면 수업으로 작년 한 해 학력 편차가 심해졌다는 뉴스도 있었다. 우리나라가 비대면 예배를 1년간 드리면서 신앙이 더 좋아졌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대면 예배가 이웃 사랑에 위배된다고 한다. 예배가 위험해서 이웃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아무리 방역수칙을 지킨다 해도 정규 예배를 드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정규 예배보다 10배, 100배 위험한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 음식점에서 마스크를 벗고 밥을 먹는 사람들, 마트와 백화점과 직장에 가는 사람들은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인가? 말이 되어야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어떤 사람들은 교회가 헌금 때문에 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것 아니냐고 악의적으로 말한다”며 “오늘 여기 사회에서 정의와 진실을 보도하겠다는 일념으로 공부해서 기자가 되신 분들이 오셨는데, 월급을 받는다고 돈 때문에 기자를 한다고 하면 모욕 아닌가”라고도 했다.

또 “평소 대형교회가 예배를 드리면 돈 때문이라고 비난하던 사람들이, 대형교회들이 다 문을 닫은 지금은 왜 돈과 연관 없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가”라며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은 성경적 가르침이다. 헌금을 통해 교회는 월급과 운영뿐 아니라 수많은 사역들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저희 교회는 지난 10여년간 농어촌에 위치했음에도 불특정 8천여명의 어려운 사람들, 시골 노인들에게 백내장 수술을 무료로 해 드렸다. 지금까지 날마다 누구든지 무료로 쌀을 나눠줬다”며 “청년들이 결혼하면 모든 부대비용을 부페 식사까지 책임지고 있다. 이 외에도 우리는 헌금으로 사회를 위해 수많은 일을 하고 있다. 이렇게 모여서 예배를 드리지만, 주변에서 항의하는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어봤는가”라고 질문했다.

손 목사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예배에 있다. 신앙의 선조들은 예배를 위해 목숨을 걸고 사수했다. 심지어 수많은 사람들이 예배로 인해 순교까지 했다”며 “예배는 신앙의 생존 문제와 다를 바 없다. 오늘 우리는 한겨울에 바깥에서 예배드리고 있지만, 공권력이 와서 우리를 막고 감옥에 집어넣어도 계속 예배드릴 것이다.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결단코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세계로교회 인근에는 경찰 버스 십수 대, 승합차 수 대가 배치됐다. 하지만 경찰들은 예배를 제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대부분 현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성도들과의 마찰이나 충돌은 전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