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인간농장 안산 오목사
▲구속 직전 오 씨의 모습. ⓒSBS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16일 안산 Y목사의 추악한 행각을 ‘천국이란 이름의 인간농장’이라는 제목으로 탐사 보도했다.

오 씨는 피해자들의 고소에 의해 이틀 전 구속됐다. 그는 구속 당시 취재진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방송에서는 “20년 전 한 언론이 의혹을 제기했고, 8년 전 영맥 은영 씨(가명)가 이들을 신고했고, 주민들이 아동학대로 신고한 적도 있다”며 “이처럼 이들을 단죄할 세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취재 결과 오 씨는 이름만 ‘교회’를 내세울 뿐, 정통 교회 및 기독교 신앙과 전혀 관련이 없었다. 안산기독교연합회 관계자는 “20년 전 총회에서 제명당하고, 오 씨는 출교당해 목사도 아니다”며 “그곳은 종교단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다른 이단 전문가는 “성경과 기독교를 이용했을 뿐, 종교집단이 아니라 자기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범죄조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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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씨 부부. ⓒSBS
아동복지 전문가는 “범죄조직이라는 말로도 약하다. 이 사건은 성착취다 노동착취다 이렇게 보면 안 된다”며 “한 사람을 놓고 골수를 빼먹듯, 착취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착취했다”고 분개했다.

법률 전문가는 오 씨 부부에 대해 “현행법상 성폭력 범죄 처벌에 대한 특례법상 강제추행죄를 비롯해 근로기준법과 아동복지법과 교육기본법 위반, 감금죄, 공갈죄, 사기죄가 있고, 이 외에 여죄들도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에서 제작진은 “오 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그는 유튜브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며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교육을 부탁해서 함께 생활했을 뿐, 감금과 학대는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피해자 측 변호인이 제작진에게 취재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의 증언은 끔찍했다. 한 피해자는 “교회 사람들 모두 저와 같은 일을 당한다는 걸 알게 됐다”며 “많은 아이들이 너무 많은 피해를 봤기 때문에 늦었지만 제보에 나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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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방송 장면. ⓒSBS
오 씨는 13세 때 음란죄 상담을 한다며 데려가 자신 앞에서 포르노 배우처럼 행동할 것을 강요하는 등 직접적 성폭행만큼이나 잔혹했던 성 착취를 자행했다. 알몸으로 개처럼 기어 다니면서 그를 사랑한다고 고백해야 했고, 자위행위를 시키고 모녀 간에 유사성행위를 시키기도 했다. 거부하면 할 때까지 시켰다.

피해자들은 “네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하고 말하게 했다. 하고 싶다고 말하라고 하고, 자신은 영상을 찍었다”며 “n번방보다 심한 행위를 20년 이상 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오 씨는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오래 전부터 건강이 나쁜 상태로, 치아도 좋지 않아 자신의 치아가 없으니 교회 사람들도 이빨을 없게 만들겠다며 앞니 4개를 뽑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방송에 공개할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한 행위가 많았지만, 어렸기에 범죄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들 대부분은 초등학교 시절 부모 손에 이끌려 교회에 왔거나, 10대 시절 공부방을 통해 그곳을 접한 뒤 청춘을 저당잡혀 빠져나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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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방송 장면. ⓒSBS
그들이 말하는 ‘영맥’이란 학교 등을 포기하고 해당 집단에 들어가 오 씨 옆에서 훈련을 받는 사람들을 이른다. 오 씨 등이 부모에게 약속한 것은 교육이었지만, 실제로 한 것은 집안일이었다. 걸레질을 하루에 수십 번씩 했고, 겨울에는 김장을 1천 포기씩 담갔다고 한다.

오 씨 부부는 가사 노동 외에 돈벌이 노동을 시켰다. 마스크팩 접기 쇼핑백 접기 스타킹 접기 등의 부업이다. 피해자들은 “오 씨가 거동이 불편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줘야 했다”며 “학교를 그만두면 홈스쿨링으로 공부를 시켜준다고 했는데, 말뿐이었다. 초등학교도 못 나와서 맞춤법 틀리는 게 제일 창피했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이 영맥들은 구타당하고 서로 구타하기도 했으며, 서로의 얼굴에 똥을 묻히기도 했다. 제보자들은 “이렇게 그냥 묻혀 버리면 정말 죽을 것 같다. 마지막 희망”이라며 “그 동안 제기된 의혹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진짜 딱 한 마디, 생지옥이다”고 폭로했다.

제작진은 “한 시사 프로그램이 오 씨를 고발했지만 이렇게 방송을 하게 된 것은, 점점 드러나는 엽기적 행각과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접하니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범죄 행위로 의심됐기 때문”이라며 “피해자들이 호소한 성 착취 내용은 너무 잔혹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 증언에 따르면 영맥 30여명 외에 100여명의 신도들이 집단 생활을 했고, 대부분 아이들이 당한 성착취와 학대 못지 않은 일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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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씨 부인이 ‘물맥’들에게 보낸 문자. ⓒSBS
진행자 김상중 씨는 “그 실체를 확인하면서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며 “인간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가를 실감하게 했다. 교회 신도들뿐 아니라 지역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영맥’ 외에 오 씨의 사업 수단은 ‘물맥’이었다. 안산 전 지역에서 과외와 공부방 등을 통해 오 씨에게 많은 돈을 상납하고 있었다. 안산 시내에서 그룹과외와 공부방, 학원 등 취재진들이 확인한 곳만 13곳이었다.

그들은 몇 년간 잠도 거의 못 자고 극한 노동에 시달리며 신용불량에 대출까지 하면서 헌금을 냈지만, 오 씨 일당은 외제차 수십 대와 명품 시계와 액세서리 수백 개를 소유하고 있었다. 오 씨 소유의 집 5채 시가는 40억여원에 달했다.

20대 ‘물맥’들은 오 씨 부인이 주관한 ‘황금모임’에서 바친 액수를 말해야 하는데, 이는 목표를 채우지 못한 이들을 망신주기 위한 것이었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이들끼리 서로 폭행하고, 심지어 대변을 계속 참게 하거나 개똥을 얼굴에 바르기도 했다.

피해자들이 그곳을 빠져나갈 수 없었던 이유는 돈 문제보다 더 추악한 일 때문이다. 화목했던 한 가정을 풍비박산으로 만든 것으로, 그들끼리 결혼을 시키고 애를 낳게 해 ‘볼모’로 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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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된 아이들. ⓒSBS
이날 피해 사례로 나온 오은별 씨(가명)은 7년 전 고3 시절 한 학원 교사를 믿고 따르다 갑자기 대학 입학을 앞두고 집을 나갔는데, 알고 보니 두 번의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았으며, 현재 세 번째 아이를 임신 중이었다. 가출 뒤 갑자기 결혼을 통보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젊은 물맥들을 모아놓고, 지나가는 말로 오 씨 부인이 넌 누구랑 하고 넌 누구랑 결혼하면 되겠다고 했다. 그런데 며칠 뒤 진짜 그렇게 목사 집에서 결혼했다. 짝짓기를 시키듯 집단 결혼을 시키고,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서 잠자리까지 시켰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 후 부부를 서로 만나지도 못하게 하고, 아이는 오 씨 부인이 데려갔다. 이후에도 배란일에 맞춰 성관계를 시켜 아이를 강제로 낳게 하고, 성관계 유무를 문자로 보고하게 했다.

임산부에 대한 배려도 없었다. 한 여성은 출산 30분 전까지 공부방 전단지를 돌렸다고 한다. 출산 이후 아이를 만날 수도 없었다.

피해자들은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는 볼모인 동시에 헌금 액수를 채울 수단이었다”며 “아이를 때리는 것만큼 참을 수 없었던 것은, 헌금을 못 채우면 아이를 굶기는 것이었다”고 했다.

끝으로 제작진은 “오 씨 부부는 교회에서 공부방, 공부방에서 교회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로, 노동력과 돈을 착취하며 성을 유린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존 이단사이비와 다르다고 느꼈다”며 “대부분 이단사이비의 세뇌와 결속 비결이 교리나 교주에 대한 믿음이라면, 오 씨 일당은 돈과 아이가 수단이 되고 있었다. 다행히 아이들은 분리돼 보호되고 있다. 이제 젊은 물맥들을 구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