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흔들림 없이 신실하게
목회, 흔들림 없이 신실하게

존 맥아더 | 김진선 역 | 디모데 | 128쪽 | 10,000원

2019년 2월 미국 LA에 위치한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에서는 존 맥아더 목사의 50주년 목회 기념식을 했다. 20대 목회를 시작한 곳에서 70세가 넘도록 신실하게 목회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아닐 수 없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이어 3대째 목회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도 특별하지만, 거의 평생을 한 교회에서 한 성도 무리를 섬기며 사랑하며 말씀을 가르치고 먹이고 돌보며 살았다는 것은 정말 큰 영광이며 축복이다.

몇 년 전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에서 열린 목회자 콘퍼런스(Shepherds’ Conference)에서 마스터스 신학대학원 졸업생들을 초대하여 저녁 만찬을 가진 적이 있는데, 케빈 드영, 마크 데버 등과 함께 설교를 더욱 잘하는 법을 존 맥아더 목사가 설명하면서 ‘한 교회에 오래 있으면 좋은 설교자가 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계속해서 같은 교회 청중을 통해 설교자도 빚어지고 청중도 설교자에게 길들여진다는 말이었다. 목사와 성도가 정말 한 가족이 되는 것이다.

존 맥아더 목사에게 위기는 없었을까? 믿음이 흔들리거나 열정이 바닥나거나 녹초가 되어 지치거나 원수와 비방하는 자들로 인해 낙심한 적은 없었을까?

2019년 자신의 사역 50주년을 맞이할 때쯤 존 맥아더 목사는 <목회, 흔들림 없이 신실하게>라는 책을 통해 어떻게 그가 사역의 길을 지켰는지, 그가 좇았던 9가지 원리를 소개한다.

존 맥아더 목사는 자신의 사역 모델을 주저함 없이 사도 바울이라 말하고, “사역 초창기에 나는 그가 보여준 탁월한 사역 모범에 매료되었다. 나는 항상 나 자신을 바울의 제자인 디모데의 입장이라고 생각하며 바울에게 배우고 그를 본받고자 최선을 다했다(13쪽)”라고 고백한다.

<목회, 흔들림 없이 신실하게>에서 뽑아낸 9가지 사역의 길을 지키는 원리는 사도 바울이 쓴 고린도후서 4장에서 발견되는 것들이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에 보내는 두 번째 편지, 고린도후서를 통해 존 맥아더는 자신의 오랜 사역의 길을 지켜준 사도적 원리, 하나님 말씀이 가르치는 원리를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설명한다. 서론에서 존 맥아더 목사는 9가지 원리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바울이 낙심하지 않았던 9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그는 자기 자신을 더 나은 새로운 언약을 위탁받은 하나님의 청지기로 보았다. 둘째, 그 역할을 큰 특권으로 생각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받은 큰 자비라고 생각했다. 셋째, 마음을 순결하고 정직하게 지키기로 결단했고, 그런 충성스러움이 참된 진실성을 추구하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했다.

넷째, 그는 자신의 마음을 한 가지 열정으로 채웠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자 하는 뜨거운 헌신의 마음이었다. 다섯째, 하나님 말씀이 결코 헛되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이해했고(사 55:11), 따라서 인간이 만든 성공과 실패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았다. 여섯째, 인간의 갈채나 인정을 구하지 않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하나님의 영광을 겸손히 구했다.

일곱째, 하나님이 고난을 성화의 수단으로 사용하심을 알았고, 그리스도의 고난의 교제에 참여하기를 원했다. 여덟째, 구약의 위대한 믿음의 영웅들을 잘 알았고, 그들의 용기를 본받고자 했다. 아홉째, 천국과 위의 것에 마음을 고정했고, 현재의 고난이 그런 영광과 비교할 수 없는 것임을 잘 알았다(30-31쪽).

서평에서 따로 이 9가지 원리를 간략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 책은 100쪽 미만의 분량으로 각 원리를 간단명료하게 그리고 바울이 쓴 다른 편지의 풍부한 내용을 곁들여 설명한다.

존 맥아더 목사
▲존 맥아더 목사. ⓒTGC 코리아 영상캡쳐.
존 맥아더 목사는 탁월한 강해 설교가로서 본문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바울이 달려갈 길을 마치는 순간까지 간직했던 사역의 원리를 뽑아냈다.

요약해 보면 사도 바울은 항상 자신의 사역을 생각할 때 하나님께 감사가 넘쳤다. 새 언약의 일꾼으로서 얼마나 가치 있는 사명을 받았는지 기억했다.

하나님 말씀을 선포하는 일은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었고 그래서 그가 부득불 해야 할 일이었다. 사역의 성공은 개인의 명예나 유익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목적을 달성한 것이므로 그에게 진실로 기쁨이 되었고, 사역에 따르는 고난과 시험은 아무런 쓸데없고 유익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께서 은혜로 자신을 빚으시는 고귀한 손길이었다.

바울은 같은 특권을 받고 은혜를 누린 믿음의 선배를 바라보며 하나님을 더욱 신뢰했고, 하나님 안에서 발견되는 영광의 소망이 그의 삶에 허락된 고통을 충분히 극복하고도 남을 정도로 큰 힘과 위로가 되었다.

오늘날 많은 목사가 열정과 기쁨을 상실한 채 의무적으로 사역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 교회 안팎에서 끌어내리려는 세력과 반대하는 목소리, 날카로운 비방과 비수에 꽂히는 말들 때문인 경우도 있고, 교회의 건강을 챙기느라 개인의 영적 건강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죄와 치열하게 싸우는 일에 실패하기도 하고, 바리새인처럼 외식적인 종교인이 되어 목회를 하나의 밥벌이 수단처럼 여기게 될 수도 있다.

목사는 가장 먼저 하나님을 섬긴다.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 성도를 섬긴다. 목사는 가장 먼저 하나님을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사랑해야 한다. 그래야 그 힘으로 성도를 내 몸처럼 사랑할 수 있다.

삶의 굴곡이 있고 사역의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며 낙심하거나 일어설 때가 있고 평탄하거나 반대로 휘청거릴 때도 있다. 하지만 목사의 영혼의 닻이 하나님께 내려져 있다면, 그는 흔들리지만 휩쓸려 내려가지 않는 신앙을 가지고 사역의 길을 충성스럽게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만나든지, 어떤 일을 겪든지, 부할 때나 궁핍할 때나 능력 주시는 하나님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존 맥아더 목사의 명성과 실력, 세계적인 영향력이나 성도의 숫자, 저술한 책이나 설교에 주목할지 모르지만, 정작 존 맥아더 목사는 신실함(faithful)에 주목한다.

신실하신 하나님의 한결같은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그분의 사랑과 은혜로 채워져 착하고 충성된 종처럼 그분을 섬기고 사랑할 수 있다.

때로는 사람이, 때로는 교회의 규모와 수적 부흥이, 때로는 외부의 평가와 자존심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진실한 마음을 위협할 때가 있지만, 흔들림 없이 신실하게 하나님만을 사랑한다면, 하나님만으로 기뻐한다면, 그분의 진리를 사모하고, 그분이 맡기신 사명을 기쁨으로 감당한다면,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역의 길을 지키시는 그분의 강하고 은혜로운 손길에 충성으로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