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로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감동 일으켜
하나님 나라 진보, 높이 오름 아닌 무릎 꿇음으로
불꽃같은 통찰력에도, 다소 불완전한 실험적 시도

부르심
부르심

에드먼드 클라우니 | 이정규, 황영광 역 | 복있는사람 | 168쪽 | 10,000원

이 책은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사역으로의 부르심에 관한 최고의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제1부에서는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부르심을 받았으며, 이러한 하나님의 부르심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부르심이란 사실을 천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부르심 속에는 하나님을 위한 고귀한 희생과 고난이 필수적인 과정이며, 또한 십자가로의 부르심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저자는 “그리스도의 길을 따르는 섬김은 그분의 나라를 향한 섬김이어야 합니다. 이것은 십자가로의 부르심인데, 이는 그리스도의 나라가 아직 영광 가운데 완전히 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39쪽)”라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하나님의 부르심 속에 모든 신자를 포함시키고 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영광에 들어가셨을 뿐 아니라, 이제 그 영광의 자리에 모든 신자들을 초청하시면서 이제 “그분의 고난을 나눌 사람들을 부르고 계시기 때문(42-43쪽)”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철저히 십자가 중심의 사역관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힘주어 “우리는 영광의 나라를 건설하도록 부름 받은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은혜의 나라에서 십자가를 지도록 부름받았습니다(56쪽)”라고 천명한다.

제2부에서는 사역으로의 부르심을 다루면서, 권위적 차이, 기능적 차이, 은사적 차이에 따른 특별한 부르심과 성직의 신비로운 영역 속에 있는 사역으로의 내적인 부르심과 교회의 외적인 부르심을 설명하고 있다.

참으로 놀라운 점은 저자가 사역으로의 부르심에 있어 그리스도의 주권, 그리스도의 부르심과 성령의 은사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다른 사역자들이나 교회 전체는 그리스도의 사역자가 될 사람에게 권한을 위임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그를 부르셨다는 사실을 질서 가운데 인정해줄 수 있을 뿐입니다. 그들이 인정하는 증거는 그의 사역 인생 가운데 드러날 그리스도의 은사의 열매인 것입니다(101쪽)”.

이 책은 전반적으로 사역이란 무엇이며, 이 사역과 그리스도인 각 개인의 은사와의 연계성, 그리고 이 사역에 참여하는 교회의 모든 지체들의 자세와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가슴 뛰는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부르심 사명 목표 성취 수평선 길 도로 방법 오직 하나 겨울
▲ⓒ픽사베이
이 책은 목회자로서 부르신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감동을 필자의 영혼 속에 새로운 불꽃으로 일으켜 주었고, 하나님의 부르심과 그리스도의 사역자로서 필자를 불러주신 소명에 대한 감사와 가슴 벅찬 감동을 새로이 일으켜 주었다. 필자 자신이 무엇을 위해서, 무엇을 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는지를 각성시켜 주었다.

저자는 이런 말을 했는데, 마음에 많이 감동이 되었다. “각각의 사역은 하나님과 사람을 섬기는 것이며, 교회와 세상을 섬기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직접 향할 때 ‘섬김’은 곧 예배가 되고, 교회를 향할 때 섬김은 ‘덕을 세우는 사역’이 되며, 세상을 향할 때 섬김은 ‘선교’를 의미합니다(109쪽).”

그렇다. 필자는 진정 사시고 참되신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 그리스도의 몸으로 부르신 지체들의 덕을 세우기 위해, 그리고 그리스도를 모르는 채 죽어가고 있는 세상을 선교하기 위해 부르심을 받은 것이다.

이 점은 코로나 상황에서 그저 막막하기만 한 사역의 현실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고민하던 필자에게 많은 감동과 통찰력을 제공해 주었다.

그저 막연히 상황이 좋아지기만을 기도하며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무언가를 시도해야 하는가?

저자는 현재가 없다면 미래도 없다는 뜻으로 이런 말을 했다. “미래의 기회를 날려 버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현재의 기회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 교훈은 미래에 섬기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배우기 어려워하는 교훈일지도 모르겠습니다(79쪽).”

하나님은 분명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가 불가능하다고 포기할 때 모든 것을 가능케 하시는 하나님이시다. 현재 하나님과 함께 하지 않으면, 미래 하나님과 함께 하는 일도 없는 것이다. 지금 하나님과 함께 불가능한 일을 도전하는 사람만이, 미래 하나님과 함께 영광 가운데 빛나리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저자는 신약 교회의 사역에 대해 목회자만이 아니라 모든 신자가 교회의 사역으로 부르심을 받았고, 각자 성령님에게서 받은 은사를 활용함으로써 교회를 세우도록 부르심을 받았음을 강조했다.

모든 신자가 교회 사역의 동역자이며 교회는 만인 제사장의 현장이기에, 목회자의 1인 목회는 결코 성경적인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목회자는 더 낮은 자리로 내려가고, 더 많이 주께 무릎을 꿇고, 누구보다 더 겸손하고, 더욱 섬기는 종의 사역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 나라에서 진보는 높이 오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릎을 꿇음으로 이루어집니다. 주님께서 모두의 종이 되셨기 때문에 그분의 이름 안에 부름받은 모든 특별한 부르심은 겸손과 섬김을 향한 부르심입니다. 사역의 계단은 화려한 계단이 아니라, 종의 자리로 내려가는 후미진 계단입니다(88쪽).”

그러면서도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기 위해, 성도들을 온전케 하고 또 봉사의 일을 하게 하는 것이 목회자의 책무라는 사실을 마음 속 깊이 새기게 되었다. 그리하여 성도들의 은사가 교회의 덕을 세우는 일에 더욱 활용되고, 또 활성화하려면 은사를 사용할 수 있는 통로를 더욱 많이 마련해줄 필요가 있음을 확정하게 되었다.

이렇듯 저자는 이 책에서 신약 시대 교회 사역에 대해 선명한 청사진을 제공했지만, 안타깝게도 저자는 필자가 느끼기엔 조금 실망스러운 언급을 한다. “신약성경은 교회 질서에 관한 상세한 설명서를 제공하지 않아서 아주 깔끔하고 조직적인 사람에게는 은근히 실망감을 안겨줄 정도입니다(103쪽).”

사실 하나님은 신약 교회의 사역에 대한 완벽한 청사진을 신약성경에서 제시하고 있으며, 우리는 교회 사역에 관한한 완벽한 매뉴얼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계속해서 “신약성경이 법적 일목요연함이 결여된 듯 보이고… 사용자들의 특정 요구에 부합하는 대답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므로 질서에 관한 설명서는 계속해서 개정될 필요가 있습니다(103쪽)”라는 부적절한 말을 쏟아내고 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저자가 이 책에서 지금까지 설명해온 내용조차 신약성경의 진리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그저 시간에 따라 개정될 필요가 있는 한 개인의 불완전한 실험적 시도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불꽃같은 통찰력과 다소 불완전한 실험적 시도가 엿보이는 책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종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고문
의정부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