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가만히 입 다물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
여러 약자들 사회 속에서 얼마나 많이 괴로워할까
레위인과 제사장, 강도당한 사람 신분 보다 외면
사마리아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여기고 행동

안데르센 공원묘원 홍정길 이동원 한홍
▲이동원, 홍정길, 한홍 목사(왼쪽부터)가 정인 양 묘원을 찾은 모습. ⓒ송길원 목사 페이스북

‘아동학대’.

이런 개념은 별로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몇 해 전 칠곡에서 한 아이에 대한 사건이 뉴스에서 보도가 되었다. 맨발로 편의점에서 음식을 먹다가 발견된 아이였다. 그리고 그 아이에 대한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영화 한 편이 제작되었다. 한지민 주연의 <미스 백>이라는 영화였다.

그 영화를 보면서 칠곡에서 있었던 사건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건도 내 머릿속에서 지워져갔다. 그러던 중 뉴스에서는 아이를 폭력으로 한 사건이 종종 나왔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특별히 내가 행동을 취한 적은 없었다.

그렇게 코로나로 그런 아이들에 대한 생각이 점점 지워져 가던 중 경주에서 푸른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시는 송경호 목사님에게 페이스북 메시지가 왔다. 아동학대에 대한 사항이었다. 아동학대가 우리 주변에서 너무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아동학대 캠페인을 위한 드림아이 앨범을 위한 모금을 한다면서 홍보와 교회 광고를 부탁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송경호 목사님이 보내 준 사이트를 공유했고, 광고도 했으며, 몇몇 분들에게 후원 요청을 했다. 그러던 사이 페이스북에서 들려온 소식은 어느새 후원 모금이 3천만원을 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아동학대’, 남의 일로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 보도된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면서, 마음 속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특히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아이의 CT를 보면서 아이의 상태를 설명하는 내용을 보며, 또한 정인이를 죽인 양부의 인터뷰를 보면서, 이건 사람으로서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지,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며 자신을 변명하는 것을 보고 치가 떨렸다.

2년도 살지 않은 아이의 온 몸에 멍과 수많은 골절상, 병원 응급실에 도착을 했을 때 장이 파열되어 배에 고여 있는 피…. 이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특히 정인이는 입양을 했다. 차라리 입양을 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사회는 우리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우리를 최소한으로 보호해 주어야 할 공동체다. ‘아동학대’는 이 사회가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사회 속에서 얼마나 암묵적으로 아이들이, 또한 사회적 약자들이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며 어려워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을까? 구약 율법에도 사회적 약자,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를 절대로 괄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수님도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서 이웃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 왜 강도당해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레위인이나 제사장은 외면했고, 사마리아인은 도움을 주었을까?

레위인이나 제사장은 그 사람이 옷이 벗겨져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람의 신분이나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했고, 도움을 주었던 사람은 강도당한 사람의 신분보다는 그 사람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한 데서 차이가 났던 것이다.

정인이 아동학대 사건은 사회적으로 꽤 파장이 있을 것이다. 예전에 그냥 넘어갔던 장애인 학교에서 일어난 폭력적인 사건이 <도가니>라는 영화를 통해 법 제정으로 이어진 일이 있었다. 이번 일도 아동학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아무런 저항을 할 수 없는 학대받는 아이가, 자신의 의사조차 올바로 표현할 수 없는 16개월 아이가 받았을 고통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동학대’, 이 사회가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할 사건임을 되새겨 본다.

서상진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미래로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