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두레수도원
▲동두천 두레수도원 일출.
공자에게 자공이란 제자가 있었습니다. 자공이 하루는 스승 공자께 물었습니다.

“한 마디 말로 죽을 때까지 행할 만한 그런 말이 있습니까?”

공자께서 답하기를 “용서할 서(恕)니라” 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누군가가 그렇게 묻는다면 대답할 명구(名句)가 있습니다. 영국의 천재 시인이었던 셸리의 시 중에 ‘서풍에 부치는 노래’란 시의 마지막 구절인 “겨울이 만일 온다면 봄이 어찌 멀었으리요”란 시구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동두천 산골은 20도를 오르내리는 추위입니다. 겨울의 추위가 뼛속을 파고드는 추위입니다. 이런 겨울 추위를 맞을 때마다 실감을 느끼게 하는 시입니다.

천재 시인 셸리는 번득이는 영감으로 ‘서풍에 부치는 노래’란 제목의 시를 쓰면서, 그 마지막 연을 다음 같이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만일 온다면 봄이 어찌 멀었으리요”.

나는 지금처럼 추운 겨울이 오면 두레마을 둘레길을 걸으며 “겨울이 만일 온다면 봄이 어찌 멀었으리요”를 읊조리곤 합니다.

지금은 겨울입니다. 겨울 중에서도 한겨울입니다. 나는 지금 사계절 중 겨울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생의 겨울을 말하고 시대의 겨울을 일컫습니다. 지금은 겨울입니다. 한풍에 모두가 몸을 움츠러들고 있는 겨울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왔다고 움츠러들기만 하여서는 안 됩니다.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봄이 가까워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두레마을 둘레길의 눈 덮인 산을 오르며 읊조립니다.

“겨울이 만일 온다면 봄이 어찌 멀었으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