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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증후군(Reset Syndrome)을 가진 아동이 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쉽게 관계를 끊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아동이다. 이런 아동은 어떤 일을 하다가도 쉽게 중단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는 더불어 살아가는 현대에서 관계성이 점차로 증가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행동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리셋 증후군은 가상과 현실을 혼동하는 아동, 현실적응에 문제를 보이는 아동, 사회적응에 문제를 보이는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리셋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다음 심리적 상태를 중심으로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1. 가상 세계와 혼동하는 결과

리셋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 가상 세계에서는 자기의 마음대로 리셋을 하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와 같은 특성이 현실에서도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시각에서 리셋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현실에서 일어난 일을 가상 세계와 혼동해 쉽게 되돌릴 수 있다고 착각한다.

리셋 증후군은 후반기 아동이나 청소년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컴퓨터에 문제가 생겼을 때, 리셋버튼으로 시스템을 초기화시키는 것처럼 생각하는 편이다.

이는 현실의 어려움을 회피하려는 현상을 가리킨다고 보아야 한다. 이 증후군은 가상과 현실 세계를 혼동시키기에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다.

1990년대 일본 고베 시(市)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토막살인 사건이 바로 리셋 증후군으로 인한 참사이다. 사건 범인은 열네 살의 중학생이었는데, 심각한 컴퓨터게임 중독자였다.

범인은 게임이기에 아이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 사람들을 경악케 만들었다. 이처럼 리셋 증후군을 보이는 범죄자들은 심각한 범죄행위를 게임의 일환으로 착각한다.

2. 관계적응이 문제인 결과

리셋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적응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관계성이란 단체에 적응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동의 생활에서 적응이란 일반적으로 부과되는 다양한 요구와 압력을 관리, 대처하는 심리적 과정 또는 대처 결과이다.

적응은 개체와의 욕구와 환경이라는 중요한 두 가지 개념이 내포되기 때문에, 원만한 적응을 위해서는 나의 성격과 욕구, 그리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환경적 여건이 언제나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리셋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사회의 요구, 질서 등에 수동적으로 순응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과 환경간의 균형 있고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환경적 장애요인을 극복해가는 행동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유기체와 환경간의 조화로운 관계로만 규정했던 종래의 단순한 견해보다 발전된 개념으로서, 환경과의 관계에서 수동적 대처뿐 아니라 적극적 대처인 능동적인 행동하기, 목표달성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기,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여 이를 적응적으로 달성하려고 노력하기, 환경을 최대한으로 이용하기 등도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개체와 환경 간에 균형 있고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다는 점에서다. 조화로운 관계와 유지에서는 욕구 좌절이나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행동 과정을 적응으로 규정한다.

여기에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달성해 나가는 창조적인 과정도 적응의 개념에 포함된다.

반면 현대생활에서의 적응이란 어떠한 환경에 순응하는 것보다는 행동이 주체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자발적으로 행동하고 환경을 이용하고 변화시키는 개인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이기 때문이다.

3. 거부적인 양육의 결과

리셋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부정적인 양육 태도에서 성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모가 아동을 매우 부정적으로 키우는 것도 관계성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아동을 추적해 온 장기간 연구에서 드러난다. 부모를 거부적이라고 생각했던 아동이 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점에서다.이들은 남들이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는데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리셋 증후군은 게임중독을 들 수 있다. 게임중독은 나중에 망상장애로 발전한 경우이다. 여기에는 현실과 게임 공간을 동일시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이들은 태어난 순간 처음에 이미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과거에 대해 후회한다.

이 증후군의 아동은 싫어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인간관계를 쉽게 포기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을 때는 폭력적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는 리셋 증후군은 스스로 이겨낼 수 없기에, 주변 사람들에게서 많은 도움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특히 사회성을 기르고 인간관계에 대해 쉽게 정리하지 않고 맞서는 힘을 기를 수 있어야 한다.

그들 대부분이 굉장히 낮은 자존감을 가진 아동이기에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들은 치료 중에도 현실의 자신을 외면하고 회피하려 하므로, 치료가 간단하지 않다. 거부적인 양육은 그들에게 힘이 되지 못했다. 이는 리셋 증후군을 가진 아동이 거부적인 양육의 결과인 이유이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리셋 증후군을 가진 아이를 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