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산지농장
▲눈 덮인 두레산지농장을 개간하며.
오늘 글 제목인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는 함석헌 옹이 쓴 논설의 제목입니다. ‘오늘의 묵상’ 글에서 이 제목을 들먹이는 것은 오늘 낮 동안 산에서 나무 베기를 하는 동안 느닷없이 이 제목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오늘 동두천은 영하 18도의 매서운 날씨였습니다. 이런 날씨에서도 나는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 작업이 있습니다. 양지 바른 산기슭에 5천 평의 산지 농장을 일구는 작업입니다.

나의 지인들 중에는 나의 이런 삶의 방식에 대하여 빈정거리는 투로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80이면 나이에 걸맞게 살아야지, 그 나이에 산에서 톱질하는 것은 노욕(老慾)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나는 담담한 말투로 일러줍니다. ‘노욕이 아니라 신념’이라 일러 줍니다.

내가 80 나이에 걸맞지 않게 산을 일구어 밭을 만들어 가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도 영하 18도의 추위 속에서 눈 덮인 산에서 일하고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나는 동두천 산골 쓸모없이 버려진 돌산을 정성들여 개간하여 고소득을 올리는 산지 농장을 일구기를 원합니다. 그냥 원하는 것이 아니라 절실히 원합니다. 나는 이 농장을 3가지 목적을 두고 일궈 나가고 있습니다.

첫째는 일감을 찾지 못하여 빈둥빈둥 세월을 낭비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훈련시키고 싶어서입니다.

그들에게 이렇게 쓸모없이 보이는 산을 잘 활용하면 멋진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보금자리로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영하 18도 날씨를 무릅쓰고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둘째는 북한의 산들이 나무 한 그루 없이 헐벗은 모습을 보고 온 후로 다가오는 통일한국 시대에 북한 동포들에게 산에서 살 길을 찾아나가는 길을 보여주고 싶어서입니다.

그래서 봄부터는 남한에 와서 살고 있는 탈북 동포들에게 두레마을 산지농장의 노하우를 가르쳐 주고 싶어서입니다.

셋째는 제3세계에 선교사로 나가 있는 선교사들을 훈련하는 훈련장으로 가꾸고 싶어 이 농장을 열심히 개척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 농장을 5가지로 활용하려 합니다. 양봉, 양계, 채소, 과수, 약초, 그리고 식품 가공 공장과 농산물 직판장을 곁들이려 합니다. 그리고 종래의 농사꾼들처럼 고된 노동으로 경영하는 농장이 아니라, 첨단 과학과 높은 수준의 기술로 승부를 거는 농장을 세우려는 것입니다.

나는 이스라엘의 전 수상이었던 시몬 페레스가 한 말을 좋아합니다. “농업은 노동이 아니다. 과학과 기술이 95%이고 농업 노동은 5%이다”는 말을 두레 산지 농장에서 실천하려 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눈 속에서 미끄러져 가며 산을 개간하며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란 함석헌 옹의 말을 즐거이 되새기곤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