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의 위로>, <시편의 소망> 등 시편 설교 시리즈를 출간중인 백성훈 목사님이 3권 출간을 앞두고 그 내용을 선공개합니다. 3권은 시편 73-106편을 ‘시편의 은혜’라는 주제입니다. 백성훈 목사는 최근 자신의 저서로 작은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책 나눔 운동 ‘Book In Action Challenge’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백성훈
▲시편 설교 시리즈의 백성훈 목사.

시편 73편

악인들이 세상에서 더 성공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늘 하나님의 선하심을 고백함으로 시작된다. 처음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을 때만 해도, 더없이 하나님의 선하심을 찬양한다. 신앙의 싸움은 이 처음 고백을 사수하고자 분투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고백이 무너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생의 두 가지 상황 앞에서 이 고백이 무너진다. 첫 번째는 내가 실패했을 때다. 우리는 위대한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지만, 그 하나님과 동행의 은혜가 식으면 금방 교만해져서 내가 하나님인 것처럼 행동한다.

마치 유명한 연예인을 좋아하던 팬이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그 연예인인 것처럼 행동할 때가 있듯 말이다. 이렇게 교만해지면, 다른 이웃들을 사랑하기보다 정죄하고 심판하려는 성향이 나타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실패를 경험하게 되면, 마치 하나님이 실패한 것처럼 생각하며 낙심한다. 자신이 하나님이 되었기 때문에, 자신은 실패할 수 없는 인생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실패는 곧 하나님의 실패로 연결되어 이 실패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두 번째는 악인이 형통할 때이다. 자신이 아직 실패하지 않았지만, 자신보다 악인이 더 성공하는 경우들이 있다. 악인은 자기보다 신앙심도 없고 세상의 죄와 벗 삼아 살아가지만, 자기보다 더 성공하는 경우이다.

이때 우리는 더 크게 낙심하게 된다. 본문에서도 시인이 처음에 하나님의 선하심을 고백하며 시작하지만 두 번째 경우인 악인의 형통 앞에 그 신앙이 무너졌음을 말한다.

“하나님이 참으로 이스라엘 중 마음이 정결한 자에게 선을 행하시나 나는 거의 넘어질 뻔하였고 나의 걸음이 미끄러질 뻔하였으니 이는 내가 악인의 형통함을 보고 오만한 자를 질투하였음이로다(1-3절)”.

신앙이 독실한 부모님 아래 자라며 어릴 때부터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던 진현이(가명)는 교회의 예배와 기도회를 빠지지 않았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도 주일 예배와 새벽기도를 성실하게 참석하면서 늘 전교 상위권을 유지했다.

어머니는 진현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학교를 가기 원했고, 하나님 앞에 작정하여 헌금도 드리면서 기도했다. 그러나 진현이는 그것이 올바른 신앙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결과를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으로, 노력한 대로 결과가 나오기를 기도했다. 그리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받아들이겠다는 순종의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학교에서 진현이와 경쟁을 하던 친구는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안티 크리스천’이라고 늘 소개했고 친구들에게 예수님에 대한 갖은 비난을 쏟아놓았다. 더욱이 진현이와 경쟁 관계였기 때문에 시기심과 질투심이 많아, 시험에서 진현이보다 성적이 낮게 나오면 더 분노했고 예수님을 더 비난했다.

진현이는 그런 친구가 안타까웠다. 동시에 예수님이 그 비난을 들으시고 아파하실 거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예수님을 그렇게 비난하는 그 친구가 자기보다 더 좋은 대학에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입시 결과는 달랐다. 자신은 원하던 대학에 떨어졌고, 함께 그 학교에 지원했던 친구는 그 대학에 합격했다. 그때 진현이는 낙심했다. 예수님에 대한 배신감이 치밀어 올라왔다.

자신이 지금까지 예배하고 기도했던 순간들과 어머니의 작정 기도조차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옮음을 확신하며 살았는데, 입시 결과로 인해 자신이 틀렸고 그 친구의 비난이 이루어진 것 같아 마음이 억울했다. 그리고 재수를 하면서 점점 교회와 멀어졌다.

시편의 위로
▲시편의 위로 백성훈 | CLC | 280쪽 | 13,000원

오직 말씀의 은혜를 통해 시험을 이길 수 있습니다

시인은 악인의 형통을 설명하면서, 그들이 왜 악인인지를 밝힌다. 진현이 친구처럼 하나님을 믿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하나님을 비난하고 조롱했다. 그래서 시인은 그 비난 속에 사는 자신을 징벌을 받는 것과 같다고 고백했다.

“나는 종일 재난을 당하며 아침마다 징벌을 받았도다(14절)”.

그러나 시인은 다시 낙심을 거두고 은혜의 마음을 회복한다. 그 영적 터닝 포인트는 바로 하나님 말씀이었다. 시인이 낙심 중에 하나님의 성소에 들어가 하나님을 만났을 때, 비로소 그들의 종말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지금 당장에는 그 악인들이 형통할 수 있으나, 결국에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며 심판 가운데 거할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내가 어쩌면 이를 알까 하여 생각한즉 그것이 내게 심한 고통이 되었더니 하나님의 성소에 들어갈 때에야 그들의 종말을 내가 깨달았나이다(16-17절)”.

시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깨달았을 때, 낙심에서 자유를 얻게 되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우리가 회복의 근원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하나님 말씀은 시인의 고백처럼 ‘반석과 분깃(26절)’이 되어, 악인의 형통에 낙심하는 연약은 우리에게 다시 일어나 하나님을 붙들 수 있는 회복의 은혜가 된다. 그러므로 악인의 형통을 보며 낙심이 들 때면 얼른 하나님의 말씀으로 달려가 하나님 나라를 확인해야 한다.

이 세상 나라는 잠시 잠깐 살다 가는 곳이라 우리는 나그네의 삶을 살게 되지만, 하나님 나라는 영원하며 이 세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기쁨과 평안이 넘치는 곳이다. 또한 악인의 형통이 아무리 당장의 성공으로 비추어진다 해도, 세상의 성공은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법이어서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불완전하고 부질없는 형통인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제 우리 성도는 시험을 이긴 믿음을 하나님 앞에 고백해야 한다. 오직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을 들고 기도하며 이 믿음을 드려야 한다. 그것이 우리 신앙의 목적이요 삶의 이유이다.

시편의 소망

시인은 이제 낙심을 내려놓고, 회복의 마음을 들고 믿음을 선포한다. 자신이 세상의 성공 앞에 낙심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갈 것이라 고백한다. 진정한 복음 하나님께 가까이 가는 것이고 이 진정한 복을 세상 앞에 전파할 것임을 기도한다.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 내가 주 여호와를 나의 피난처로 삼아 주의 모든 행적을 전파하리이다” (28절)”.

지금 나의 마음에 악인의 형통을 보며 낙심하는 마음이 있는가? 그 낙심을 내려놓고 이 시편 73편을 붙들고 기도하며 회복의 은혜를 누리기를 소망한다.

백성훈 목사(김포 이름없는교회)
<시편의 위로>, <시편의 소망>, <팀사역의 원리>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