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근본적 대책 대신 당장 현상 모면하기 급급
백신 확보 지연 해명, 핑계로밖에 여겨지지 않아
정치적 목적 활동이나 집회 더 이상 하지 않을 것

한기총 마스크
▲김현성 직무대행(오른쪽)이 마스크를 전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2021년 신년 메시지를 통해 “마녀사냥하듯 교회에 코로나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직무대행 체제인 한기총에서는 “교회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코로나 확산의 계기 중 하나로 지목된 부분은 재차 반성하고 회개한다”며 “앞으로 한기총은 정치적인 목적을 위한 활동이나 집회를 하지 않을 것이고, 더욱 복음에 매진하며 기도하는 한국교회의 연합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역시 코로나 확산의 책임이 교회에 있는 것처럼 여론을 조성하거나, 코로나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마녀사냥하듯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기총은 “정부는 그동안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방침 준수를 강조해 왔고, 위반한 경우 국민들에게 무거운 책임을 지웠다”며 “정부 스스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는 대신 당장의 현상을 모면하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이유 혹은 저런 이유로 백신 확보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해명은 핑계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며 “지금이라도 안전한 백신 확보 및 접종 등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북한이 개성공단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사건이나 우리 공무원을 무참히 피살한 사건에 대해 (정부는) 유효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김정은 및 북한의 실상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억압하는 ‘대북전단 금지법’도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아스럽다. 대한민국의 정부여당이 북한의 입장을 옹호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 정책의 실패나 정부 내 관료들 간의 극한 대립으로 온 나라가 혼란과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음에도, 네 탓만 하고 있는 정부여당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고도 했다.

이들은 “2021년은 ‘책임지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 ‘누구 때문에’ 또는 ‘상황이 이래서’라는 핑계를 대면서 당장을 모면하기보다,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절실하다”며 “우리는 수많은 ‘내로남불’의 모습을 보면서 책임을 전가시키는 모습에 익숙해져 버렸지만, 이제는 성경이 가르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짐(책임)까지도 대신 질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갈라디아서 6장 2절 말씀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를 서두에 언급하기도 했다.

한기총은 “책임과 희생을 말하면 듣기 싫고 피하고 싶을 것이나, 내가 먼저 책임지고 희생하는 삶을 살 때 서로의 간극이 메워지고 분열의 상처도 치유될 것”이라며 “짐을 지는 삶이 그리스도의 법을 이루는 길이다.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예수님의 삶과 같이 낮아지고 섬기는 삶을 통해 성경의 가르침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2021년은 책임과 희생을 필두로 하여 갈등에서 소통으로, 대립에서 협력으로, 분열에서 화합으로 변화되는 소망의 한 해로 만들어 가기를 기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