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매년 하던 식사 대접 어려워지자
청년들 소독기 들고 골목과 가정 방역 나서
킥보드 타고 아이들에게 성탄 선물 나눔도

행복한교회
▲출동(?) 대기 중인 킥보드 산타들. ⓒ행복한교회
인천 주안2동 행복한성결교회(담임 김경임 목사)에서 성탄절을 하루 앞둔 지난 12월 24일, 지역 주민을 위한 행복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비대면 성탄절을 맞아 행복한교회는 방역 산타, 킥보드 산타, 자동차 산타, 영상 새벽송 등의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12시간 동안 진행했다.

빨간 옷에 덥수룩한 수염이 아닌 새하얀 방역복을 입은 산타, 순록이 이끄는 썰매 대신 킥보드를 타고 선물을 나르는 산타 등 코로나19로 인한 이색적인 풍경에 지역 주민들은 신기해했다.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5인 이하’ 집합금지 등 최고 수준의 방역조치가 발효돼 어느 때보다 조용하고 삭막한 연말이 이어지던 중,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며 거리를 활보하는 산타들에 주민들은 반가움을 표시했다.

행복한교회는 2003년 개척 이후 매년 성탄절에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손수 만든 음식으로 한 끼 식사를 대접하는 ‘따뜻한 밥상’으로 이웃들을 섬겨왔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할 수 없게 되자, 고심 끝에 방역 나눔, 비대면 나눔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행복한교회
▲하얀 옷을 입은 ‘방역 산타’가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행복한교회
‘방역 산타’ 역할을 맡은 교회 청년들은 오전 이른 시간부터 직접 소독기를 들고 골목 구석구석을 소독하고, 사전 신청을 받은 가정들을 찾아 방역을 도왔다. 방역을 마친 후에는 성도들이 공들여 만든 성탄 축하 떡케이크도 나눴다.

킥보드 산타는 캐럴을 들려주면서 골목을 누볐다. 이들은 과자와 음료, 마스크(KF94) 등이 들어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 꾸러미를 직접 들고 지나는 사람들에게 선물했다. 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으로 한껏 멋을 낸 차량을 타고, 초등학교 주변을 찾아 아이들에 선물을 전하기도 했다.

‘따뜻한 밥상’ 대신 지역 주민들에게 음식을 배달하기도 했다. 쌀, 김치, 이불 등 생필품을 포함해 즉석조리 식품(냉동만두, 너비아니, 동그랑땡) 등을 박스에 담아, 직접 배송에 나섰다.

새벽송도 이어졌다. 청년들은 각 가정을 돌며, 캐럴을 통해 하나님의 탄생을 알렸다. 다만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직접 노래를 부르는 대신, 미리 녹화한 영상으로 대체했다.

주민들도 적극 호응했다. 한 주민은 “코로나가 오래 지속돼 동네와 사람들 분위기가 매우 침체됐는데, 오랜만에 동네에 활기가 생긴 것 같다”며 “잊지 않고 매년 지역을 위해 헌신해 주신 행복한교회가 있어 동네의 행복이 커지고 있다”고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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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앞 차량에서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선물을 나누는 ‘자동차 산타’. ⓒ행복한교회
행복한교회는 주민들에게 ‘꽃 많은 교회’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매년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교회 주변을 감싼 수많은 꽃들은 동네의 명물이 된지 오래.

김경임 목사는 “우리 지역이 낙후되고 우중충한 분위기가 있었는데, 꽃을 기르니 교회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너무 좋아하시더라”며 “이름처럼 행복을 전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 설립부터 나눔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온 행복한교회는 매년 12월 둘째 주를 구제주일로 정해, 이날 모인 헌금으로 연 4회 정도 나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목사는 “우리 교회는 매우 작지만, 나누다 보니 크고 작은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더라. 라면밖에 못먹을 처지라면, 그 라면을 나누면 되지 않느냐”며 “나눔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성탄의 나눔으로 지역 주민들이 잠시라도 웃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기억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감사할 뿐”이라며 “새해 하나님의 치유하심으로 사람들이 코로나의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