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세 왕 숲 실루엣 스타 혜성 밤 크리스마스 성탄절 요셉 마리아
▲ⓒ픽사베이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불같은 환난으로 점철되었던 2020년이 저물어간다. 12월은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성탄의 계절이다.

성탄을 맞으면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이 목적에 대한 바른 이해에 기초해 우리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첫째,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사람의 본성을 취하여 이 땅에 오신 목적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하여 교회 역사상 수많은 신학자들이 해답을 제시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답변이 바로 “예수님은 죄인의 구원을 위해, 죄인의 구속을 위해서 성육신하셨다”는 것이었다. 예수님은 “세상 죄를 지고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요 1:29)”으로 오셔서, 당신의 몸을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한 제물로 드리셨다.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 (마 1:21)하시기 위해 오신 것이다. 죄인을 구원하시려는 예수님의 목적은 예수님이 피흘려 죽으심으로 성취된다.

구약의 희생제사 제도는 짐승 제물에게 인간의 죄를 전가하고, 그 짐승을 죽여 그 피를 하나님께 드리고, 그 몸을 불살라 버림으로 죄 사함을 얻게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장차 인성을 취하여 오셔서 인간의 죄짐을 지시고 십가가에 달려 피흘려 죽으실 대속주 메시아에 대한 예표적 그림자였다.

예수님은 당신이 이 땅에 오신 것이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막 10:45)”로 주려 함이라고 선포하셨다. 그리고 당신이 오신 것은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오셨으며, 병든 자를 불러 치료하시기 위함이라고 선포하셨다.

예수님은 공생애 3년 동안 철저히 하나님을 사랑하시고,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셨다. 그리고 예수님이 하나님의 뜻과 율법에 온전히 순종하심을 보여주는 가장 드라마틱한 사건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이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자신의 생명을 드리심으로, 위로는 하나님에 대한 완전한 사랑, 그리고 아래로는 이웃에 대한 완전한 사랑을 실천하신 것이다.

동시에 주님은 십자가 위에 달린 상태에서 죄에 대한 하나님의 무한한 진노를 우리 대신 받으셨다. 그 결과 주님은 “다 이루었다”고 선포하셨고, 우리의 모든 죄값을 지불하셨다고 선언하신 것이다.

요컨대 죄로 인하여 영혼이 죽었고 또한 영원히 멸망받아 마땅한 죄인들을 그들의 죄와 사망과 마귀와 지옥의 권세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어 이 땅에 오셨다는 주장이다. 당연히 정답이다. 정답이긴 하지만 구원은 성육신의 목적들 중 하나이지 유일무이한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둘째, 예수님은 계시자(revealer)로 오셨다.

요한복음 1장 18절은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아버지 품 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느니라”고 말씀한다.

여기서 “나타내셨느니라”는 말은 “계시하셨다”는 말과 같은 의미다. 다시 말하면 삼위일체 하나님의 제 2위격인 성자가 사람의 본성을 취하시고 사람이 되어 이 땅에 오신 것은 하나님을 나타내시기 위함, 즉 하나님의 자기 계시를 위한 것이었다는 말이다.

이것은 너무나 중요한 신학적 의미가 있다. 성육신의 목적이 구원이나 구속을 넘어 하나님의 자기 계시에 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한 차원 더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하나님은 당신 자신을 계시하셔서 어떤 목적을 이루고자 하시는가? 즉 계시의 목적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다.

요한복음 17장 3절은 “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의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이다”라고 말씀한다. 하나님을 아는 것, 그리고 그의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 곧 영생이라는 말씀이다.

요약하면 하나님이 당신 자신을 사람들에게 계시하시는 목적은 그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고 영생을 누리게 하심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자기 계시는 우리들의 신지식을 위한 것이며, 그 신지식이 바로 영생이라는 말씀이다.

요약하면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인성을 취하시고 사람이 되어 이 땅에 오신 목적 즉 성육신의 목적은 단순히 죄인을 죄로부터 구원하기 위함만이 아니라, 죄인들에게 하나님 당신 자신을 계시하여 죄인들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관계적으로 알게함으로써 그들이 영원한 생명을 누리도록 하려는 것이다(요 10:10).

성육신의 목적이 하나님의 자기 계시에 있다는 통찰을 좀 더 밀고 나가면, 성육신뿐 아니라 하나님이 행하시는 모든 일과 말씀이 결국에는 하나님의 자기 계시임을 깨닫게 된다.

창조하시고, 타락을 허용하시고, 이스라엘 역사를 섭리하시며, 예수님을 보내시고, 성령님을 보내시고, 교회를 성장하게 하시며, 하나님 나라를 확장케 하시고, 마지막 날에 예수님이 재림하심은 하나님이 어떤 존재인 지를 계시하고, 하나님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려주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 지를 알게 하시기 위한 것이다. 즉 하나님의 모든 사역은 계시적이라는 말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최고의 계시이다. 무엇보다 예수님의 신성은 하나님의 신성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죽은 자를 살리시는 예수님의 능력은 하나님의 능력을 보여주시는 사건이다. 죄를 사하시는 예수님의 신적 행동은 자신이 하나님과 같은 권위를 가진 분이심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내가 있느니라(요 8:58)”는 말씀을 통해 당신이 영원하신 분이심을 계시하셨다. 그 외 다양한 말씀과 사역을 통해, 예수님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우리에게 분명하게 보여주셨다.

더 나아가 예수님의 인격성은 하나님의 인격성을 보여준다. 예수님의 자의식, 자기결정, 지성, 감성, 의지, 관계성, 도덕성, 의사소통성, 창의성 등은 예수님의 인격성을 보여주며, 이것은 하나님이 인격적 존재이심을 계시한다.

또한 예수님은 하나님의 속성과 성품을 보여주신다. 예수님이 가지고 계신 사랑과 공의, 은혜와 긍휼, 겸손과 자비, 인내와 진노 등은 하나님의 속성과 성품이 어떠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셋째로 예수님은 마귀의 권세를 멸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세우시기 위해 오셨다.

여기서 하나님의 나라라는 말은 좁게는 하나님의 통치를 의미하고, 넓게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 땅, 통치권 그리고 법을 포함하는 총체적 개념이다.

하나님 나라는 예수님 설교의 중심 주제였다. 예수님이 처음하신 설교도 “회개하라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였다”는 메시지였고, 예수님의 비유가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유였다. 예수님이 질병을 치유하고, 귀신을 축출하신 사건 역시 하나님의 통치가 강력하게 임하는 증거였다.

그리고 예수님이 승천하시기 전 이 땅에 계실 때도 하나님 나라에 관한 것을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마귀에게 넘어간 통치권을 다시 찾아서, 당신을 믿는 모든 자들에게 주시기 위해서 이 땅에 오신 것이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의 인격 속에 하나님 나라가 체화된 분이셨다. 바로 예수님의 인격 속에서 하나님의 통치는 실현되었다. 더 나아가 예수님의 존재와 삶과 사역 속에서 하나님 나라는 도래하였고, 예수님을 주와 구주로 믿고 고백하는 모든 개인과 공동체 속에 하나님의 나라는 임재하게 된다.

예수님의 초림으로 이 땅에 도래한 하나님 나라는 주님이 재림하실 때까지 계속 성장하고 있다. 그 나라의 백성이 점점 많아지고 있으며, 그 나라의 땅이 점점 확대되고 있고, 그 나라의 완전한 통치권이 주의 재림으로 확립될 것이고, 그 나라의 법인 사랑의 법이 성령의 능력으로 실현되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당신의 교회를 세우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 예수님이 세우고자 하시는 우주적 교회는 예수님께 너무나 특별한 의미가 있다.

교회는 예수님의 영적 신부이자, 예수님의 몸이다. 교회는 예수님의 형제와 자매들로 구성된 하나의 큰 가족이다.

교회는 예수님이 성령을 통해 임재하시는 성전이다. 교회는 예수님을 스승으로 모시는 제자들의 공동체이며, 선행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다.

교회는 예수님을 선한 목자로 모시는 양무리이고, 예수님을 대장으로 모시는 군대이며, 예수님을 절대 진리로 모시는 진리의 기둥과 터이다. 교회는 만민이 함께 모여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집이며, 예수님의 진리와 사랑이 씨앗을 심어 열매를 맺는 영적인 밭이다.

이것을 한국교회에 적용한다면, 한국교회는 예수님의 신부, 몸, 가족, 전, 제자공동체, 빛과 소금, 양무리, 군대, 진리의 기둥과 터, 기도하는 집, 그리고 영적인 밭이다.

예수님이 오신 목적들을 바르게 이해하고 깊이 묵상하는 12월 한 달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2021년 새해에는 한국교회가 교회의 참된 본질을 다시 확인하고, 회복하게 되기를 바란다. 회복할 뿐 아니라 더욱 견고하고 성숙하게 되길 바란다.

그래서 하나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교회, 하나님의 나라를 땅끝까지 확장해 가는 교회가 되길 기도한다. 동시에 자신을 거룩한 신부로 단장하고, 조만간 영광 중에 오실 신랑 되신 우리 주님을 간절히 기다리며 사모하는 마라나타의 공동체가 되길 기도한다.

정성욱
▲정성욱 교수.
정성욱 박사
美 덴버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저서 <티타임에 나누는 기독교 변증>, <10시간 만에 끝내는 스피드 조직신학>, <삶 속에 적용하는 LIFE 삼위일체 신학(이상 홍성사)>, <한눈에 보는 종교개혁 키워드>, <한눈에 보는 종교개혁 키워드>, <한눈에 보는 십자가 신학과 영성>, <정성욱 교수와 존 칼빈의 대화(이상 부흥과개혁사)>, <한국교회 이렇게 변해야 산다(큐리오스북스)>, <밝고 행복한 종말론(눈출판그룹)>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