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사실이라면, 에덴동산 사건은 ‘소설’ 되고 말 것
진화심리학, 육체처럼 마음도 진화 전제로 탐구 학문
동성애, 일부다처, 영아살해, 강간도 진화론으로 다뤄
인류 전통적 가치 유전자 관점으로 환원, 사회 악영향

인간, 생존과 번식 프로그래밍 유전자 전달 기계 불과
진화론 수용, 성도가 반성경적 세계관 수용하는 모순

진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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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한국창조과학회에서 강사 자격을 얻어 직장을 다니면서 틈틈이 창조과학 강연 사역을 하고 있다. 강연 사역을 하면서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진화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과 구원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나의 첫 번째 대답은, 우리가 진화된 것이 사실이라면, 에덴동산의 사건이 소설이 되고 만다는 대답이다.

이 외에도 우리가 진화론을 사실로 받아들이게 되면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그 문제들 중 하나가 바로 진화심리학이다.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이며, 인간은 어떻게 본성을 가지게 된 것일까? 고대로부터 인간의 본성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어왔고, 다양한 학자들이 나름의 관점에 따라 인간의 본성을 탐구해 왔다.

최근 인간의 본성에 대한 연구 도구로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이 주목을 받고 있다(오용, 2000). 진화심리학은 진화론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학문으로(Wright, 2003), 21세기에 가장 각광받는 학문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Buss, 2005).

진화심리학을 간단히 소개하면, 인간의 육체가 진화된 것처럼 마음도 진화된 것이라는 전제로 인간의 마음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진화론에 기반을 둔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본성을 진화된 생물학적 현상으로 보고, 진화된 본성을 통해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고 예측한다.

진화심리학으로 본 인간의 본성은,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하여 유전된 본능들이다(류지환, 2010).

인간은 왜 다양한 맛들 중에 유독 단맛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을까? 잡지 한 켠에 실려 있을 법한 이 사례는 진화심리학의 대표적인 탐구 사례 중 하나이다(조현진, 2015).

진화심리학에서는 본능의 기원을 탐구하기 위해 인류의 선조들이 살았다는 환경을 그려보게 한다.

진화심리학자의 해석에 따르면, 인류의 선조들은 오랜 시간 동안 오늘날 아프리카 사바나 환경과 비슷한 지역에서 수렵·채집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선조들이 살았던 당시에는 먹을 것이 풍족하지 못했기에, 다양한 음식들 중 기왕이면 열량이 높은 단맛이 나는 음식을 선호했던 선조들이 그렇지 않았던 선조들에 비해 생존에 유리했고, 그들을 생존에 더 유리하게 했던 단맛을 선호하는 본능이 종 내로 확산되면서 오늘날 인간의 보편적인 본능, 본성이 되었다는 것이다(조현진, 2015). 단맛을 선호하는 본능의 기원을 진화의 관점으로 해석한 것이다.

문제는, 진화심리학이 단맛의 선호와 같은 비교적 논쟁거리가 적은 가벼운 문제만을 다루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화심리학에서는 동성애, 일부다처제와 같은 논쟁거리가 되기 다분한 비교적 무거운 문제와, 심지어 영아살해, 강간 등의 문제도 진화론의 관점으로 다루고 있다.

진화심리학에서 이런 행동들은 과거 한 때 인류의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하였기 때문에 유전된 적응행동으로 다루어지고 있다(류지환, 2010).

만약 인간이 진화된 존재라면 동성애, 일부다처제, 영아살해, 강간 등을 금지시킬 수 있을까? 이런 행동들이 진화된 본능에 의한 정상적인 행동들이라면, 우리는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비난할 수 없다.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하도록 진화된 것이기 때문이다.

진화심리학은 인류가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가치들을 유전자의 관점으로 환원한다.

그들의 관점에 따르면 인간은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고, 인간의 삶은 그저 자신이 가진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에 불과하다.

그들에게 자녀, 아버지, 어머니, 아내, 남편, 결혼, 가정, 종교, 감사 등의 가치어들은 그저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한 도구나 전략에 불과하다.

유전자의 관점으로 환원된 가치어들은, 역으로 우리의 삶을 강제하는 과학적이고 합법적인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들에게 ‘선’은 유전자의 전달에 유리한 것이고, 반대로 ‘악’은 유전자의 전달에 불리한 것이다.

유전자의 관점으로 설정한 윤리 기준은 전통적인 윤리 기준과 배치되는 부분이 생기고,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진화론을 전제한 사회학 이론들은 사회진화론, 사회생물학 등의 이름으로 민족주의, 제국주의, 우생학, 인종차별주의 등을 지지하는 이론적 도구로 사용되었다.

진화심리학에서의 인간의 행동에 대한 해석은 타당한가? 진화심리학이 다윈의 생물진화론을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생물진화론에 대한 연구로 진화심리학의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진화심리학이 기반을 둔 생물진화론은 인간을 포함한 생물의 기원에 대한 타당한 이론인가?

오늘날 생물진화론이 마치 생물의 기원에 대한 법칙처럼 군림하고 있지만, 생물진화론은 생물의 기원에 대한 하나의 자연주의 이론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진화론에 대한 신뢰는 매우 두텁고, 유일한 과학적 기원론으로 인정받고 있다. 생물창조론은 오늘날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부정되어가고 있다.

다윈의 생물진화론은 생물의 기원에 대한 이론을 넘어, 세계관이 되고자 한다. 다윈의 생물진화론을 도덕, 윤리의 영역으로 인도한 학문이 바로 진화심리학이다.

진화심리학으로 본 인간 본성의 방향은 유전자의 생존과 번식이다. 그들의 관점에 따르면 인간은 생존과 번식을 향해 나아가도록 프로그래밍된 유전자 전달 기계에 불과하다.

윌슨(2005)은 『통섭(2005)』에서 “과학의 세계에서 신빙성의 증가는 ‘흥미로운’에서 ‘그럴듯한’으로, ‘그럴듯한’에서 ‘설득력 있는’으로, ‘설득력 있는’에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으로, 그러다가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드디어 ‘명백한’이라는 수식어로 변화된다”고 했다.

나는 진화심리학이 지금 ‘설득력 있는’ 단계에 있다고 판단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면 서서히 강제를 행사하기 시작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진화론은 하나의 기원론이 아니라 세계관이 되어 있고, 나날이 그 영향력을 확대해 가면서 성경적 세계관에 도전하고 있다.

고로 진화론을 받아들이는 것은 성도가 반성경적인 세계관을 수용하는 모순적인 태도가 되고 만다.

내가 진화론을 수용하는 성도들의 구원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확실하게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이 세대 성도들이 진화론을 사실로 수용하게 되면 다음 세대 성도들에게 성경은 신앙소설이 되고 만다는 사실이다.

정재훈
한국창조과학회 이사
대구광역시교육청 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