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동욱 목사(남양주 다산신도시 예정교회).
▲설동욱 목사(남양주 다산신도시 예정교회 담임, 교회와경찰중앙협의회 대표회장).

1914년 12월 24일은 제1차 세계대전이 있었던 때입니다. 벨기에 플랑드르 지방의 이프르는, 유럽 서부전선에서 전투 여건이 가장 열악한 지역이었습니다. 총에 맞아 죽은 군인보다 진흙 속에 빠져 죽은 군인이 더 많을 정도로, 온통 습지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진흙 속에 참호를 파고 들어앉아 영국군을 향해 총을 쏘아대던 독일군 진영에서, 갑자기 총격이 멈췄고 노랫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노래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찬양이 전쟁터에 울려 퍼진 것입니다. 영국군도 함께 찬양을 따라 불렀습니다. 치열한 전투에서 적군과의 크리스마스 캐럴 합창이, 이프르 전선 가득히 울려 퍼진 것입니다.

노래가 끝나자, 영국군 병사들은 박수하며 앵콜을 외쳤고, 두 나라 군인들은 계속해서 성탄 찬양을 불렀습니다. 독일군 참호 위에 촛불이 하나 둘씩 켜지면서, 영국군 참호 위에도 촛불이 켜졌습니다. 두 나라 군인들은 찬양의 울림에 감격하며, 함께 크리스마스 성탄 전야를 맞이했습니다.

​다음 날 성탄절부터 두 나라 군인들은 서로 총을 쏘지 않기로 약속했습니다. 함께 축구 시합도 열고, 권투 경기를 하면서,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서 있던 전투 현장 군인들에게, 아기 예수 탄생은 평화를 선물했던 것입니다.

가장 귀한 선물! 여러분들은 지금까지 살면서 받은 선물 중 어떤 선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까? 프로포즈 청혼을 받으면서 받은 선물이 기억에 남습니까? 아니면 장성한 자녀가 첫 월급으로 사준 선물이 기억에 남습니까?

저는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주신 가장 귀한 선물은 ‘아기 예수 탄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는 저와 여러분의 영원한 생명을 위해, 아기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러므로 아기 예수의 탄생이야말로, 저와 여러분에게 가장 값지고 귀한 선물입니다.

선물에는 선물에 걸맞는 리액션이 필요합니다. 감사해요, 고마워요, 잊지 않을게요, 보답할게요, 잘할게요. 선물 주신 분에 대한 마음의 보답이 필요한 것입니다.

지금은 온 세상이 팬데믹으로 인해 셧다운 상태입니다. 누구 할 것도 없이, 코로나 일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때야말로 잠시 멈춰 서서, 예수를 더 깊이 생각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 중에 평화로 오신 아기 예수”를 가슴에 품는 2020년 성탄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성탄절을 계기로 저와 여러분의 신앙이 더 성숙하고, 깊어져서, 예수님과 감사의 마주 울림이 있기를 바랍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설동욱 목사(남양주 다산신도시 예정교회 담임, 교회와경찰중앙협의회 대표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