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인들이 모이지 않는다
2. 헌금이 현저히 줄어들다
3. 신학적 논쟁이 일어났다
4. 교회의 필요가 달라졌다
5. 교회축소화 또는 간소화

사랑의교회 비대면
▲지난 12월 13일 다시 비대면 예배를 드리게 된 사랑의교회 모습. ⓒ크투 DB
코로나로 인해 세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 있으면 ‘정상으로 돌아오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코로나를 방관해온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코로나는 그런 기대를 무참히 쓰러뜨렸습니다.

코로나 사태는 생각보다 심각했고,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세상은 대변혁의 시기를 반강제적으로 맞이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비대면’이란 문구를 탄생시켰고, 점진적으로 시행되던 AI기술을 가속화시켰습니다.

접촉은 곧 감염이라는 공식을 세뇌시켰고, 가능한 온라인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시도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코로나 시대와 코로나 이후의 시대는 몇 가지 점에서 이전의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성향과 특징을 드러낼 것입니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

제이슨 솅커는 <코로나 이후의 세계>라는 책을 통해 코로나 이후 세계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를 넌지시 소개했습니다. 그의 책을 몇 개의 키워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의료분야의 확대, 에너지 소비 감소, 복지와 부채, 농업의 중요성.

그 외에도 수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고 일어날 것입니다. 솅커의 책을 단 한 가지의 키워드로 요약하면 ‘거리두기’입니다. 오프라인에서의 접촉을 줄어들고 온라인을 통해 ‘접촉’을 하게 될 것입니다.

‘거리두기’는 양극단의 모양새가 갖추어질 것입니다. 하나는 소외와 고독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국가는 전염병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오프라인에서의 집회, 모임 등을 극도로 예민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100명 이하, 50명 이하, 10명 이하의 모임만 가능하도록 통제합니다. 심지어는 집회 자체를 금지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금지법은 불가피하게 소외자를 낳고, 소외자는 고독한 존재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독거노인이나 홀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거리두기는 ‘소통의 부재’를 합리화시키는 이유가 될 수 있고, 그로 인해 고독사는 증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독립적 생활을 위해, 생존을 위한 자립형 생활을 강구해야 합니다.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이 줄어든 이상 대형마트나 시장은 이전보다 축소될 것이고, 택배 등의 비대면과 비접촉 방법을 통해 물건과 상품이 유통될 것입니다.

아직 택배 외에 별다른 방법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전혀 다른 개념의 유통 방식이 생겨날지 모릅니다.

학생들 수업도 점점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고, 온라인 강의와 수업은 점점 확대될 것입니다. 이러한 공간과 건물이 필요하지 않는 학습법은 기존의 학교 건물과 학위 취득 방식은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코로나 이후 방송통신대학이 주목을 받았던 이유도 이러한 상황이 온라인을 부추기고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코로나 이후 교회는 어떻게 될까요?

코로나 시대의 교회

현재 교회는 위기입니다. 그냥 말로만 하는 위기가 아니라, 진짜 위기입니다. 그 이유는 몇 가지 증상들로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먼저 교인들이 모이지 않습니다.

교회는 모여야 뭐가 됩니다. 예배를 드리든 회의를 하든 식사를 하든 전도를 하든, 일단 모여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되지 않습니다.

둘째, 헌금이 줄었습니다.

현저히 줄었습니다. 많은 교회가 교인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음으로 인해 헌금이 줄어들었습니다. 현재 적지 않은 교회들이 재정적인 압박을 받았고, 받고 있습니다.

의외로 많은 교회들이 존립 자체가 불가능해졌습니다. 특히 소형 교회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졌습니다. 그 이유는 후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신학적 논쟁이 일어났습니다.

코로나 초기 적지 않은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이 ‘온라인 예배의 정당성’ 또는 ‘온라인 성찬’ 등의 주제로 논쟁을 했습니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결국 교회에 나올 수 없게 되자, 온라인 예배는 논쟁과 별개로 당연시되고 말았습니다.

현실을 도외시한 탁상공론을 일삼은 이들은 여지없이 참패를 당한 것입니다. 앞으로도 더욱 그렇게 될 것입니다.

넷째, 교회의 필요가 달라졌습니다.

기존의 교회는 담임목사 중심의 교회였습니다. 일종의 서열 중심 조직체가 교회입니다. 일반인은 잘 모르지만 교회는 의외로 극단적 보수 성향의 집단이며,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담임목사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교회가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경직된 구조 속에서 교회가 존속하기 위해, 교회는 직원들을 두게 됩니다. 부목사나 전도사 등을 통해 교인들을 돌보게 하고 영적 상태를 체크합니다.

부목사나 전도사(이하 부교역자)를 통해 모든 소식들이 담임목사에게 보고됩니다. 교인들은 부교역자들이 천 번 말하고 기도해 주는 것보다, 담임목사가 한 번 전화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온라인을 통해 교인들을 관리하면서 권위와 체계는 평준화되어가고 있으며, 더 평준화될 것입니다.

다섯째, 교회의 축소화 또는 간소화

코로나는 교회의 많은 것을 변화시켰고 시키고 있지만, 무엇보다 달라지게 한 것은 기존 조직 자체를 변형 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중 하나는 교회가 점점 축소 또는 간소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슬픈 일인지 기쁜 일인지 모호하긴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부교역자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10명 있는 곳은 5명으로, 2명 있는 곳은 1명으로 줄이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부교역자들이 할 일이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가 재정적으로 버틸 재간이 없다는 점입니다. 부교역자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는 다음에 다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여기까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세상은 변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비대면 시대가 도래했고, 그로 인해 만남과 접촉은 터부시되고 있습니다. 모임을 근거로 세워진 기존 교회들은 위기에 봉착했고, 현재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하든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교회는 더 이상 기존의 신학적 개념으로 버틸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이스라엘이 멸망하여 바벨론으로 포로로 갔던 것처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코로나 포로 시대의 교회’로서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코로나 시대와 그 이후를 위해 교회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정현욱
▲정현욱 목사.
정현욱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서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