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에서 기독교인 몰아내려는 극단적 범죄
기독교인 생계와 고대 유산 보존, 많은 도전

겟세마네 동산.
▲겟세마네 동산. ⓒUnsplash/Stacey Franco

4일(현지시각) 예루살렘 겟세마네 동산 인근의 교회에 불을 지르려고 한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되자, 종교 지도자들이 ‘기독교 성지 보호’를 호소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의 9일자 보도에 따르면, 용의자는 49세의 이스라엘인 남성으로, 인화성 액체를 이용해 방화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이 사건으로 교회의 장의자와 비잔틴 문양의 모자이크 바닥의 일부가 파손됐다.

예루살렘정교회 총대주교인 베아티도 데오빌로스 3세(Beatitude Theophilos III)는 성명에서 예루살렘 올리브산 인근에 위치한 교회와 기독교인, 기독교 유적지에 대한 보호를 촉구했다.

데오빌로스 총대주교는 이번 공격이 “성지에서 기독교인을 몰아내려는 극단적 이념에서 영감을 받은 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제사회가 기독교의 성지들(shrines)을 보호하고, 요르단과 지중해 지역(Holy Land)에 거주하는 토착 기독교인들을 보존하는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총대주교는 지난달 30일 영국 의회의 ‘성지 기독교 창립 회의’를 위한 전당 의회 그룹(All-Party Parliamentary Group, APPG)에 참석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스티블 더블(Steve Double) 신임APPG 의장은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현장에서의 이번 공격은, 급진적인 단체들이 어떤 위협을 줄 수 있는지 보여 준다”며 “이와 같은 사건은 왜 우리가 APPG를 설립하여 (성지를) 기독교인들이 계속 살고 번창할 수 있는 곳으로 남도록 돕는지 그 이유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대인 사회의 구성원들도 이번 사건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영국 전 보수당 지도자이며 ‘기독교인과 유대인 위원회(Council of Christians and Jews)’의 이사인 마이클 하워드(Michael Howard) 경은 “전 세계의 유대인들은 신앙 때문에 박해를 받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우리 기독교인 형제 자매들과 연대한다”며 “이런 공격은 신앙 공동체 간의 관계를 개선하고 평화로운 공존을 기반한 사회를 만들려는 우리의 노력을 배가시킨다”고 입장을 밝혔다.

성지 교회들을 지원하는 ‘거룩한 매장지 국제공동체(International Community of the Holy Sepulchre)의 아니타 델하스(Anita Delhaas) 최고 책임자는 예루살렘 성지의 기독교인들의 생계와 고대 유산을 보존하는 데 많은 도전이 뒤따르고 있다고 했다.

델하스는 “홀리랜드 크리스천(Holy Land Christians)들은 애초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목소리를 높이고 조치를 취해줄 유럽과 미국의 친구, 지지자, 옹호자들을 그 어느 때보다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