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라이프 운동은 왜곡된 사실과 맞서는 ‘진실의 싸움’
젊은 세대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받으면, 이전 세대보다
더 합리적이고 올바른 판단과 신념을 가질 준비가 됐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성산생명윤리연구소 23주년 세미나 기념 사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성산생명윤리연구소(이명진 소장)가 최근 서울역 공항철도 인근에서 ‘한국 복음주의 프로라이프 운동의 실천적 방향 모색(Life wins in Korea)’이라는 주제로 23주년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명진 소장은 “복음주의 생명운동의 실제적인 활동 영역을 체계화되고 구체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①외국에서 복음주의 생명운동을 담당하고 있는 단체들은 어떤 단체가 있으며 ②구체적인 활동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온 세상과 시간이 정지되었지만 주님의 은혜로 세미나를 열게 돼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기독교 생명윤리운동에 동역해 주시는 모든 분들의 깊은 관심과 참여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장지영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연구팀장(이대서울병원 임상조교수)과 신동천 미국변호사가 ‘미국 프로라이프 활동 배우기’, ‘효과적인 풀뿌리 운동의 표본 ADF(Alliance Defending Freedom) 및 기타 성공 모델’을 각각 발표했다.

장지영 팀장은 먼저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 이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낙태 비범죄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힌 가운데, 여성가족부가 초등학교 등에 배포한 ‘나다움 어린이책’은 우리나라의 성윤리와 생명윤리 교육이 어느 수준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해당 도서 중에는 ‘사람은 고추를 질에 넣고 싶어져. 재미있거든’이라고 설명하는 내용이 있다”며 아이들의 ‘조기 성애화(어린 나이부터 성에 대한 자세한 교육을 시켜 성적 본능에 대한 애정의 대상이 되거나 그렇게 만드는 것)’와 ‘생명 경시’를 우려했다.

장 팀장은 실제 연간 낙태 약 5만(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8년 조사)인 통계를 언급하며 “실제 의료계 추산 낙태건수는 이의 10~20배에 이른다. 또 성경험 여성의 10.3%, 임신 경험 여성의 19.9%가 낙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낙태 당시 40.2%은 피임을 하지 않았고 피임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은 이유로는 50.6%가 ‘임신이 쉽게 될 것 같지 않아서’라고 답했다”며 “상당수의 사람들이 생명에 대해 안일한 태도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생명 존중에 대한 도덕적 기준마저 해이해진 대한민국의 실마리를 미국의 프로라이프(pro-life) 단체들의 활동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미국은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 이후 프로초이스, 동성애 등 문화전쟁(culture war)의 전투지가 됐고, 정당적 대립 구조를 형성하게 됐지만, ‘생명권 보호’라는 기독교적 생명 윤리를 지향하는 개별적 프로라이프 단체들의 활동으로 인해 현재는 낙태 클리닉보다 임신 돌봄 센터가 많아졌다”고 했다.

장 팀장은 “미국의 프로라이프 그룹은 낙태 문제에 집중하는 그룹과 보다 광범위한 가족 가치를 위한 그룹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며 “이들의 활동은 위기임신센터 운영, 산전 무료 초음파검사 제공, 상담 서비스, 낙태 클리닉 앞에서의 시위, 낙태 반대 행진, 청소년 교육, 교회와 협력을 통한 생활 보조, 입양 연계 뿐 아니라 낙태 반대 입법을 위한 의정활동까지 스펙트럼이 광범위하다”고 했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성산생명윤리연구소 23주년 세미나 현장. ⓒ성산생명윤리연구소

특히 ‘SBA List’에 대한 구체적 예시를 소개한 장 팀장은 “SBA List는 하원 의원들이 프로라이프와 관련된 의정 활동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지에 따라 프로라이프 점수 목록(A~F)을 만들어 공개하고 있으며, 특정 후보를 지정하여 후원하기도 한다”며 “우리나라는 낙태 반대측의 법안을 입법화하는 데 협조할 국회의원을 찾기까지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프로라이프 가치를 입법화할 수 있는 정치인을 발굴, 후원하는 SBA List를 통해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또 “낙태를 옹호하는 가족계획협회의 79%가 대학교 인근 8Km 이내에 존재하고, 낙태의 52%가 25세 미만에 행해지고 있다. 세계관이 형성되는 청소년과 대학생 시기에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며 중·고등·대학생이 주축이 되어 활동하고 있는 ‘Students for Life’에 대해 소개했다.

장 팀장은 “이 단체는 낙태에 대한 기초 교육(낙태의 역사, 태아 발달, 낙태 후 신드롬, 성별 선택적 낙태, 낙태 산업, 낙태의 대안, 피임, 입양, 체외 수정, 안락사/임종, 줄기세포 연구), 학교 상황에 대한 파악(캠퍼스 내 리더십의 성향 파악 및 개인적 교제, 교수진/행정부와 협력, 프로초이스 그룹에 대한 이해), 리더 그룹 구성, 캠퍼스 공식 그룹 등록, 새 멤버 영입(테이블링, 클립보딩, 작업 할당을 통한 책임감 부여), 가족계획협회 실체 알리기 등 구체적 활동을 하고 있다”며 “젊은 세대들은 이 운동의 가장 큰 장애물이 프로초이스 그룹이 아닌 ‘낙태에 대한 무관심’이라고 한다. 젊은 세대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받으면 이전 세대보다 더 합리적이고 올바른 판단과 신념을 가질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또 “여러 의미에서 프로라이프 운동은 왜곡된 사실과 맞서는 진실의 싸움”이라며 낙태 옹호론 진영의 왜곡된 여론조사에 대해 언급한 후, “먼저는 태아를 불완전, 잠재적 인간으로 보는 시각과 생명보다 사생활권이 우위에 있다는 생각에 대응해야 한다. 때로는 거짓이 진실보다 강한 힘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영원히 승리할 수는 없다. 우리는 진리에 기반한 진실을 외쳐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영화 ‘언플랜드’의 주인공 And Then There Were None(ATTWN)의 대표 애비 존슨, 가장 많은 온라인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라이브액션(Live Action)의 릴라 로즈 대표에 대해 소개한 장 팀장은 “비록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프로라이프 활동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태아의 생명’을 위해 목소리를 내주시는 선후배님들이 계심에 감사하다”며 “릴라 로즈와 같은 젊은 여성 리더들이 곳곳에서 세워지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신동천 변호사는 “현재 한국 사회의 낙태, 차별금지법 제정, 성 도덕성 파괴, 가정과 가족 해체 등의 논란은 이미 몇십 년 전부터 유럽 전역과 미국에서 치열하게 대립된 것들”이라며 “한국에 희망적인 부분은 이미 노하우와 자료가 축적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각 쟁점을 대하는지를 벤치마킹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변호사는 ‘복음의 지속적인 전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종교의 자유, 생명의 존엄, 사상의 자유, 결혼 및 가족공동체를 변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명선언문을 갖고 활동하고 있는 공익법인 ADF(Alliance Defense Fund)에 대해 “ADF는 소송대리업무, 교육, 재정지원 세 분야에서 집중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ADF는 미국연방대법원에서 60건 넘는 사건을 직접 대리하고 80% 사건에서 승소했다. 또한 미국 전역과 전 세계 변호사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구축하며 종교의 자유, 생명의 존엄성 및 가정을 위협하는 사건을 대리하고 지원하고 있다. 또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기독교 가치관에 입각한 법률가 교육을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5,200만 불 넘는 재정 지원을 성공적으로 펀딩했다”고 했다.

또 “미국 보수주의 풀뿌리 운동을 논할 때 대표적인 단체가 Leadership Institute”라며 “미국 사회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ADF와 Leadership Institute는 모두 교육과 훈련에 중점을 두었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며 미래를 위한 재원을 계속 키워내고 꾸준한 네트워킹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성산생명윤리연구소는 기독교 정신과 성산 장기려 선생의 생명의료윤리관을 바탕으로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고취하고 올바른 생명윤리관의 확립과 생명윤리 의식 확산을 위하여 연구, 교육 및 실천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별히 올 한 해 존엄사 입법 반대와 법무부의 낙태죄 비범죄화를 규탄하는 성명서 등 낙태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고, 여러 프로라이프 집회에 참여하는 등 프로라이프 활동을 이어 왔으며, 이상원 교수의 프란시스 쉐퍼 특강을 통해 기독교 윤리 사상과 교회관, 생명윤리, 정치관과 환경 윤리, 현대적 적용 등에 대해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