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앨리스 증후군(Alice Syndrome)을 가진 아동이 있다. 보이는 세상의 물체가 정상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조금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증후군은 감각이나 인지가 왜곡돼 나타난다는 점에서 이해된다. 이들은 아주 신기한 시각적 환영(Optical Illusion)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서둘러 개선해 주어야 한다.

앨리스 증후군은 물체를 왜곡되게 지각하는 아동, 내면이 허약한 아동, 상상의 세계를 살아가는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앨리스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다음 상태를 중심으로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1. 감각의 발달

앨리스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감각의 발달이 문제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발달이란 신체와 더불어 심리적 발달이 동시에 이뤄진다. 그러나 이런 아동에게 신체는 발달하는데 그에 걸맞게 심리가 발달하지 못한 불균형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일단 신체 이미지에 대한 인식이 변한다. 이는 앨리스 증후군에서 가장 흔한 증상이며, 머리나 손이 이상한 크기로 보이게 된다. 거리 감각에도 이상이 생겨 같은 거리도 부정확하게 보게 된다.

앨리스 증후군 증상은 편두통이 아주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며, 시간이 천천히 혹은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심한 경우 실제로 없는 것을 시각화하여 환각을 볼 수 있으며, 이 환각 때문에 사건이나 상황을 왜곡하여 받아들이게 된다. 시각뿐 아니라, 청각이나 촉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앨리스 증후군이 일으키는 환각은 릴리푸틴이라고 부른다.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소인국, 릴리풋에서 따온 말이며, 이 증상은 물체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보다 더 크게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즉 릴리풋 사람들이 걸리버를 보게 되는 상황과 비슷하다.

이 병의 지속 기간 자체는 몇 분에서 며칠일 정도로 다양하지만, 이 증상 자체는 몇 년간 지속되거나 평생 일어날 수 있다.

2. 상상의 세계를 발전시킨 결과

앨리스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심리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고 보아야 한다. 앨리스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현실과 다른 비정상적 체험에서 비롯된다고 보아야 한다.

앨리스 증후군은 눈과 뇌가 소통하는 방식을 방해하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나타나는 것으로 추측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엡스타인-바(Epstein-Barr) 바이러스나 측두엽 간질이다. 측두엽 내에 발작이 일어나면, 환각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인을 정확히 모르므로 완벽히 치료하는 방법도 없다.

다만 동반되는 편두통을 완화시켜서 앨리스 증후군도 같이 없애는 방법을 쓰고 있는데, 일반적인 편두통 치료제들, 즉 항우울제, 항경련제, 베타 차단제 및 칼슘 채널 차단제와 같은 약물을 사용한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측두엽 간질을 치료하는 방법을 쓰는데, 이 역시 간접적인 방법이나 앨리스 증후군 자체는 완화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앨리스 증후군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 자체가 아니라, 물체가 왜곡되어 보이는 것에 따른 환자의 공포와 패닉 상태이다.

이 점만 잘 극복한다면 앨리스 증후군은 그렇게까지 위험한 질병은 아니라고 한다. 사물이 갑자기 작게 보이거나 지나치게 크게 보이고 왜곡된다면 재미있기도 하겠지만, 아주 무서운 일이기도 하다. 그것을 단순히 신기한 시각적 환영으로 가볍게 넘기기에는 우리 현실이 너무 심각하다.

3. 현실 경험이 부족한 결과

앨리스 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현실경험이 부족하다고 보아야 한다. 현실 경험이 증가되면, 감각의 구별이 용이해진다는 점에서다. 현실적 경험이 증가되면, 자신감이 생기면서 혼자 할 수 있는 것들도 늘어나게 된다.

아동은 실수를 통해 스스로 깨닫고 배우는 일들이 많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그것을 통해 깨달으며 비로소 성장한다. 그런데 조바심이 많은 부모는 아동이 실수하고 힘들어하는 것이 마음이 아파서 깨달을 기회를 주지 못한다.

내 아이가 독립적이고 자율성이 높은 아이가 되기를 바란다면, 스스로 깨치고 배울 수 있도록 지켜봐야 한다. 다만 도와준다는 것이 잔소리가 되거나 간섭이 되면 안 된다. 생활 속에서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무엇을 정해 주기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많이 주어야 한다.

또한 아이에게 해롭지 않은 범위 내에서 그 선택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해주고, 결과에 대해서도 스스로 책임지게 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자유롭게 선택하고, 그 선택한 결과에 따라서 책임을 지고 그 안에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경험이 된다.

부모는 겁을 내거나 조바심을 갖기보다는 아이를 믿어주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 사랑으로 기다려 준다면 아이는 부모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성장해 있을 것이다.

김충렬
▲한국상담치료연구소에서 만난 김충렬 박사.
4. 정리

앨리스 증후군을 가진 아이를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