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이영표 해설위원. ⓒ크투 DB
삶 속에서 행하는 많은 일들은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어 하나의 문화를 형성한다. 그 영향력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각자 나름의 문화는 계속해서 형성되어 간다.

어마어마했던 영향력이 작아지기도 하고 작았던 영향력이 커지기도 한다. 이를 보면 영향력을 주관하는 분 역시 오직 하나님이심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그 주어진 영향력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위해 잘 ‘사용’할 줄 아는 지혜를 구해야 한다. 그 지혜를 갖춘 사람이 한 명 한 명 생길 때, 문화전쟁은 점점 승리에 가까워진다.

영향력이 크고 작고는 하나님의 관점에서 아무런 상관이 없다. 또 세상적으로 봤을 때, 영향력이 아무리 작더라도 지극히 작은 것에 순종한다면 하나님의 관점에서 어마어마한 승리자가 된다.

이는 문화전쟁을 해야 할 우리 사이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다. 영향력이 크고,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고, 월드컵에서 골을 넣어야 문화전쟁의 승리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청소년과 청년을 키울 때, 이들이 큰 영향력을 가질 때를 준비시키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세상에서 ‘이름값’이 생긴다면, 그것을 감당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영향력이 허튼 곳에 사용되는 게 아니라, 그를 통해 선한 문화가 만들어지도록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른 모든 직업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문화전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우는 과정 중에 많은 영감을 주었던 이영표 KBS 축구 해설위원(전 축구선수)을 소개하고자 한다.

세상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이 위원이 그 영향력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알아보며, 문화전쟁의 승리 전략도 새롭게 생각해보고자 한다.

“영향력이 생기니 100명이 나에게 온다”

크리스천으로 유명한 이영표 해설위원은 축구선수 시절 한 간증 프로그램에서 말하길, ‘영향력 있는 수비수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 이유는 자신의 메시지가 전달되는 속력이 변하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

영향력이 작았을 때는 자신이 100명을 찾아가 메시지를 전해야 했지만, 영향력이 커지니 100명이 자신을 찾아온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래서 당시 이영표 선수는 영향력이 생긴 후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람들 앞에서 하나님 이야기를 했다.

이 위원이 이런 간증을 했을 때의 나이는 불과 20대 후반이었다. 필자도 그 때의 이영표 선수와 비슷한 나이로서, 국가대표가 되고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선수가 된다면 그것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을 안다.

조금이라도 인정을 받으면 그것을 허튼 데 사용하기 쉬운 게 청년의 때다. 하지만 당시 이영표 선수는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도 그것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하길 원했다.

그리고 은퇴하기까지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한 이 위원은, 은퇴 후 한 간증에서 “성공이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오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국가대표 선수로서 뛰었던 일과,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로 살아가는 일이 마찬가지로 어마어마한 일”이라 말했다.

영향력 있는 수비수가 되고 싶었던 20대의 이영표 선수가 실제 그렇게 된 후 세계 무대를 다니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선수 생활을 했고, 선수 생활을 마치고도 한 가정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는 모습이다. 영향력의 크기와 무관하게 자신이 어느 자리에 있든 선한 문화를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좋은 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 되어야”

이는 이영표 해설위원이 선수 시절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다. 축구선수가 축구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당시 이영표 선수는 선수로서의 영향력은 자신의 인성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선하게 흘러가지 못함을 알고 있었다.

가수를 제작하는 연예인 소속사에서 연습생들에게 노래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인성 교육까지도 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착하면 약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다. 선(善)이라는 것을 왜곡되게 받아들인다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참된 선은 지혜와 노력을 동반하기에, 그 무엇보다도 강하다. 좋은 선수이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길 노력했던 이 위원은 결코 약해보이지 않고, 그 누구보다도 좋은 선수 생활을 했다.

“두드리면 열리게 돼 있습니다!”

이영표 선수는 은퇴 후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4년 월드컵을 시작으로 꼼꼼한 분석력과 언변으로 국민들에게 해설 실력을 각인시킨 바 있다.

필자는 이 위원의 여러 해설 중 인상 깊었던 구절이 “두드리면 열리게 돼 있습니다!”였다. 한 선수가 골문을 향해 계속해서 공을 찰 때, 이 위원이 한 해설이다. 이는 마태복음 7장 7절에 담긴 성경구절이기도 하다.

그래서 유난히 크게 다가왔던 것이기도 하겠지만, 이를 보며 이 위원은 해설위원이기 전에 성경 말씀을 토대로 살아가는 한 명의 크리스천임을 알 수 있었다.

이 위원은 2018년 출간한 책 <생각이 내가 된다>에서도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지난날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성이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착각했다면, 오늘날 인간 중심적이고 선과 악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틀린’ 것을 단지 ‘다른’ 것뿐이라고 왜곡하고 있다. 동성애를 ‘틀린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이야말로 ‘틀린 것은 단지 다를 뿐’이라고 말하는 위험한 사람들이다.”

이 위원의 세계관을 더 깊이 알 수 있는 구절이다. 그 영향력을 가지고 이러한 글을 쓰기 쉽지 않았을텐데, 바른 말을 해주어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 시대의 청년 멘토이기도 한 이영표 위원의 삶을 보며, 우리가 영향력을 가진다면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알아보았다.

이를 통해 배운 것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든 어떤 타이틀을 가지고 있든 그것은 겉에 붙어 있는, 금방 떼어질 수 있는 스티커일 뿐이라는 점이다. 속 알맹이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일을 통해 선한 영향을 퍼뜨리고 선한 문화를 만든다.

이영표 위원이 이전에 갔던, 그리고 앞으로 갈 행보 중 실수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를 존경하며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고자 하는 이유는, 쉽지 않았을 길을 대한민국에서 먼저 가주었고 선한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충분히 많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의 삶을 통해 많은 이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선한 문화를 만드는 주의 몸된 교회가 되길 기원한다.

황선우 작가
<나는 기독교 보수주의자입니다> 저자
차별금지법 반대 청년연대(차반청) 회원
전 세종대 트루스포럼 대표
sunu81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