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국교회 영적 역량 백일하에 드러내
한국교회, 이제 하나님의 시야와 전망 회복해야
평창 동계올림픽 때처럼 제3세계 국가들을 후원

국제스포츠인선교회 KHN
▲기념촬영 모습. ⓒ이대웅 기자
국제스포츠인선교회 회장 취임 및 코리아네이버스(Korea and Her Neighbors, 이하 KHN) 백서 출판기념회가 2일 오후 서울 성수동 성락성결교회(담임 지형은 목사) 대예배실에서 개최됐다.

발간된 <코리아네이버스 백서>에서는 KHN 창립 이래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의 주요 활동상을 소개하고 있다.

1부 감사예배에서는 행정국장 남궁태준 목사(안성율현교회) 사회로 평창올림픽 선교영성국장 이명섭 목사(보배교회)의 기도와 문화예술사업단 황진호 대표의 특별찬양 후 국제협력위원장 지형은 목사가 설교했다.

‘눈을 들어 바라보라(창 13장)’는 제목으로 지형은 목사는 “현상적인 눈과 영적인 눈을 포함해서 사람이 바라보는 것이 그의 인생을 결정한다”며 “생각하고 사유하다 보면, 말에 있어서도 그에 연관된 언어적 표현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 목사는 “지혜로운 사람의 공통점은 멀리, 종합적으로, 깊이 바라본다는 것”이라며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눈을 들어 바라보라고 하신 것은 짧게 보지 말고 멀리 보라, 보이는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의미와 가치를 바라보라는 의미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한국교회의 영적 역량이 누추하고 초라하다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의 시야와 전망을 회복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옛것을 끊는 결단이 필요하다. 손에 쥐고 있던 것을 놓아야 새로운 것을 잡을 수 있다. 새로운 미래를 위해 하나님 손을 잡고 동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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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이정익 목사가 신임 회장 최명덕 목사(오른쪽부터)에게 취임패를 전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2부 취임식에서는 사무총장 우순태 목사가 신임 회장을 소개했다. 회장 최명덕 목사(조치원성결교회)는 “그리스어 아르케고스(archegos)는 ‘창시자, 삶의 근원’ 등의 의미로, 헤라클레스처럼 자기가 속한 공동체를 위해 적과 싸우고 얻은 전리품 또는 유익을 전달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며 “자기 인생을 걸고 싸워 얻은 전리품이다. 이는 곧 영웅”이라고 소개했다.

최 목사는 “아르케고스가 있는 공동체는 성장한다. 그런데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을 아르케고스라고 네 번 지칭했다. 죄, 죽음과 싸워 이긴 자가 없었는데, 싸워 이기고 영생이라는 전리품을 인류에 전달해주신 분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그 전리품 덕분에 죄 문제를 해결하고 영생을 얻었다. 그렇다면 예수님 제자들도 아르케고스의 삶을 살아야 한다”며 “삶이란 결국 자기가 속한 집단에 얼마나 많이 기여할 수 있는가가 척도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최명덕 목사는 “올림픽에서도 선수들이 이겨서 메달을 따면, 국민들에게 전리품이 돌아간다. 우리나라도 양정모 선수가 레슬링에서 첫 금메달을 땄을 때 전 국민들이 굉장히 기뻐했다. 그때 양정모 선수도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출전할 수 있었다”며 “저희 스포츠인선교회가 그때처럼, 그리고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처럼 제3세계 국가들을 후원하고자 한다. 회장에 취임하는 것도 아르케고스의 삶을 사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또 하나의 이유는 공공 신학적 이유이다. 요즘 교회가 교회만을 위한 조직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돼 있다”며 “하지만 예수님은 세상을 위해 오신 분이고, 온 세상에 구원과 영생이라는 전리품을 주셨다. 우리 선교회도 문화·예술적으로 기여하면서, 예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유익을 주는 단체가 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스포츠인선교회는 겉으로 교회 성격이 많이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공공의 선과 교회의 선이 겹치는 부분에서 활동하고자 한다. 그럴 때 공적 선교를 통해 세상에 유익을 끼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저희도 아르케고스가 되어 공공 신학적 입장에서 세상과 더불어 세상에 유익을 끼치고, 세상과 함께 일하면서 유익을 얻어 전리품을 나누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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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덕 목사가 취임사를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3부 출판기념회에서는 사무총장 우순태 목사 사회로 이사장 이정익 목사(실천신대 총장, 신촌성결교회 원로)의 발행사와 축사, 기념패 증정과 축하연주 등이 이어졌다.

이정익 목사는 “오늘날 지구시민은 지구촌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의식 아래 지구촌의 다양한 사안에 대해 관심과 참여 의식을 갖고, 평화공존 운동과 인권존중 의식을 증진시켜야 한다”며 “KHN의 이념과 가치가 지구촌의 차세대 주역인 청년들이 바람직한 미래세계 형성 담론을 형성해 국제사회에 확산할 수 있도록 돕고, 당면한 과제에 대응하는 세계시민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사에서 초대 국제스포츠선교위원장 박순영 목사(장충단교회)는 “KHN이 ‘Kingdom of Handicap Neighbors’ 같다. 하나님께서 초청받은 자들이 오지 못한다고 하니, 핸디캡 있는 사람들로 잔칫집을 채우라고 하시지 않았느냐”며 “이전까지 최명덕 목사님의 사역처럼, 이 ‘바보들의 행진’이 성결교회와 한국교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아름답게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는 이정익 목사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행사에 앞서 KHN학술원과 서강대학교 국제지역연구소 주최로 이규영 교수의 ‘독일통일 30년과 기독교’ 특강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규영 교수는 “독일 통일은 당시 사회과학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환경과 조건이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역사와 섭리였다고 할 수 있다”며 “당시 동독 책임자 귄터 사보스키가 국경관리에 대한 새로운 법령을 발표하면서 ‘지금 즉시’라는 두 마디 실언으로 국경이 무너지고 통일이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새 법령은 비자가 필요하고 즉시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으며 문제 인사들을 특별 관리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사보스키는 이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고 혼란을 느낀 국경수비대가 국경을 개방하면서 돌이킬 수 없게 됐다”며 “이는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이 개입하신 대 사건이었다. 하나님은 구체적으로 사람을 통해 역사하심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독일이 평화적으로 통일된 것처럼,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하나님은 개입하실 수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며 “많은 사람들이 독일이 흡수통일됐다고 하지만, 사실상 그렇다 해도 법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규영 교수는 “남북한 분단의 세월이 70년이다. 북한 지하교회는 동독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에 있다. 사회주의의 잔재가 있기에, 통일 후 북한 교회가 다시 단기간에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통일 후 북한과의 차이를 해소하고 간극을 줄이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다. 먼저 하나님 주시는 진실한 사랑으로 그들을 보듬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독일 통일이 한국교회에 주는 함의’에 대해 ①교회에서도 많은 준비가 필요함 ②통일이 그저 좋은 것만은 아님 ③통일이 교회 부흥으로 반드시 이어지지는 않음 ④사역을 위한 창구 단일화 필요 ⑤기독교와 민족의 관계를 성경적으로 바로 정립 ⑥성경에 입각한 통일신학 확립 필요 등 6가지를 거론했다.

그는 “무엇보다 교회의 사회 신뢰 회복 차원에서 통일 비용 확보에 선도적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차원에서 교회 연간 예산의 십일조를 통일기금으로 적립하는 것은 어떨까”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