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못 읽고, 있던 책마저 중고시장 내놓는 현실
개인적으로 15명에게 나눔, 후원받아 40명 확대
개척교회 목회자들 훈련 필요, 자료 제공 의미도

백성훈 책 나눔
▲백성훈 목사가 1차로 포장해 발송한 책들.
“처음 개척하고 나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책을 사는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어려웠거든요. 근데 몇 년이 지난 지금, 책 몇 권 사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랬더니 아직도 힘든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생각났습니다.”

백성훈 목사(김포 이름없는교회)가 EOM미니스트리와 함께 작은교회를 위한 책 나눔 운동, ‘Book In Action Challenge’를 시작한다.

이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백성훈 목사의 개인적 경험에서 시작됐다. “그 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책인데…, 목회자가 책을 사지 못하는 현실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릅니다. 오히려 가지고 있던 책마저 중고 시장에 내어놓는 일들을 많이 보면서,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에 백 목사는 작은교회 목회자들을 위해, 페이스북을 통해 신청을 받아 총 15명에게 3쇄까지 나온 <팀사역의 원리>, 그리고 시편 묵상집 시리즈인 <시편의 위로>, <시편의 소망> 등 자신의 저서 3권씩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의 생각보다 신청자들이 너무 많았다. 백 목사는 “신청하신 분들이 책 나눔을 신청하면서 기도제목을 함께 보내주셨는데, 어려운 개척교회의 현실들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기도제목을 읽으면서, 이 분들 모두에게 책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고 털어놓았다.

백성훈
▲백성훈 목사.
백성훈 목사는 주일예배에서 이러한 사연을 전하고, 성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성도들이 발 벗고 나서면서, 2-3차로 25명을 추가 선정해 총 40명에게 책을 발송했다. 90%는 인연이 없던 이들이었다.

백 목사는 아예 본격적으로 ‘책 나눔 운동’을 펼치기로 하고, 명칭을 ‘Book In Action Challenge’로 정한 뒤 자신이 대표로 있는 비영리단체 EOM미니스트리와 해당 운동을 함께하기로 했다.

후원 방식도 확대했다. 목회자 선정 후 1명당 1년간 매달 1권씩, 총 12권을 보내는 것으로 결정했다. 매달 보내게 될 도서 12권은 자신이 존경하는 선배 목회자들의 추천을 받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검증된 도서를 나누기 위해서이지만, 선배 목회자들이 후배들을 도와달라는 요청의 의미도 있다”고 전했다.

책을 지원 또는 선물받은 한 목회자는 “농촌·시골 교회 사역 고비마다 시편 말씀을 묵상하는 가운데 많은 위로를 경험했고, 평안을 주시는 주님의 은혜를 경험했다”며 “이제 보내주신 책을 통해 더 많은 위로와 소망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다른 목회자들도 “어려운 시기에 책을 나누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실텐데 이렇게 좋은 나눔을 실천해주신 목사님께 감사드리며, 저도 제가 나눌 수 있는 것이 있을 때 귀한 섬김에 대한 은혜도 갚고 또 다른 나눔의 실천으로 함께 동참하겠다”, “청년사역하는 사역자로서 책을 통해 청년들에게 위로와 소망을 전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백성훈 Book In Action Challenge
▲책을 받은 한 목회자가 보내온 ‘인증사진’.
백성훈 목사는 “책을 나누게 된 또 다른 이유는, 한국교회 제3세대 많은 젊은 목회자들이 교회를 개척하고 있다는 놀라운 현실에 대한 우려”라며 “이렇게 많은 교회들이 개척되고 있지만, 목회자들이 개척에 대한 별다른 준비와 훈련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 목사는 “그나마 모교회를 통해 지원받는 경우는 일정 기간 경제적 도움을 받거나 최소 인원의 성도들이 함께 개척에 동참하는 정도”라며 “이런 지원만으로 개척교회가 성장하고 자립하기는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물론 교회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물질과 사람이지만, 목회자 스스로가 영적 공급처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말씀을 전하고 성경을 가르치는 일을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며 “이 부분들을 다 지원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분들이 스스로 읽고 훈련할 좋은 책들을 지원하는 것은 작지만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개척교회나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이 스스로 대안을 찾고 있다. 자기들끼리 모이고 서로 탐방하며, 선배 목회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고, 세미나를 열어 대안을 논하며, 개척교회 상황 또는 제자훈련 등에 대한 책을 출간해 개인의 노하우를 서로에게 알리고 있다”며 “가장 활발한 활동이 책을 함께 읽고 묵상하며 연구하는 일이다. 책이 필요한 결정적인 이유”라고 덧붙였다.

후원자들은 목회자 1명을 익명으로 돕게 된다. 총 12권의 도서 구입비를 후원하고, 해당 목회자가 보내온 기도제목을 놓고 중보기도도 하게 된다.

백성훈 목사는 “일회성 후원이 아니라, 꾸준한 지원으로 실제적 도움이 되도록 하고 싶다”며 “많은 성도님들이 관심을 갖고 후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후원계좌: 우리 1005 203 502169 예금주 EOM 미니스트리